일상도 사라졌고, 일탈도 사라졌다. 코로나19가 만든 풍경은 사뭇 낯설다.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아졌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삶은 멈춘 것 같은 느낌이다. 그것도 참 요란하게 멈춰섰다. 일상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여행을 꿈꾸는 일은 어렵다. 이미 지금의 일상은 충분히 예외적이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와 무관하게 이젠 떠나고 싶어도 발길이 묶여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외교부에 따르면, 14일 18시를 기준으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지역은 131곳에 달한다. 도피는 불가능하다. 애당초 떠날 수도 없고, 간다고 한들 자가격리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설령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도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한다. 그런 고난을 굳이 겪을 필요가 없다. 돌아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