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기찻길 골목 한구석에 자그마한 식당이 있다. 집밥처럼 소박(하면서도 든든)한 백반을 파는 곳이다. 밥과 국/찌개, 제육볶음 등과 8가지 밑반찬이 제공된다. 그곳에 가면 이름 없는 손님이 아니라 '카레 안 좋아하는' 혹은 '돼지고기를 못 먹는' 손님으로 기억된다. 사장님은 손님의 식성에 맞게 그때마다 반찬을 바꿔 내어준다. 가령, 제육볶음을 못 먹는 손님에겐 생선을 구워주는 식이다. 찌개백반집의 정심 장사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자신(의 식성)을 기억해주는 사장님의 직업정신에 손님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주었고, 사장님은 그런 손님들이 고마워 식당 운영에 온힘을 쏟았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했고, 반찬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따뜻한 상태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배달을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