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 27

김성주와 조보아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꼭 필요한 이유

SBS 에는 세 명의 MC가 등장한다. 중심은 물론 백종원이다. 프로그램의 제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의 역할과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방송 내의 솔루션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방향에도 기여한다. MBC 으로 치면 유재석과 동급이다. 가히 시작과 끝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을 '백종원 원맨쇼' 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백종원이 골목의 식당들을 점검하는 동안 상황실을 지키는 건 나머지 두 명의 MC 김성주와 조보아다. 두 사람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선,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살피며 추임새를 넣는다. 맛깔스러운 리액션이 방송의 묘미를 살린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또, (가끔이지만) 백종원의 호출을 받고 식당으로 출동해 여러가지 업무를 부여받기도 한다. 김성주는 기계인간으로 변신하고, 조보..

백종원은 거제도의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 27일 방송된 SBS 은 경상남도 거제도 지세포항을 찾았다. 대전 중앙시장(청년구단 편)에 이어 두 번째 지방 방문이다. 이른바 '지역 상권 살리기'에 발 벗고 것이다. 제작진은 2018년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렸던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백종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거제도 편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방송이 주로 서울 지역에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지방에 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은 왜 서울만 했냐면 제작비가 별로 없어가지고. (웃음) 서울에서 반응이 좋으면 지방도 하려고 했는데... 가능하면 지방으로 많이 가려고 합니다." 백종원이 지방으로 간다고 하니, 수많은 제보(이자 요청)가 쏟아졌던 모양이다. 제천, 천안, 군산, 포항, 나주, 여수 ..

이필모의 결혼과 김정훈의 거짓말, '연애의 맛'의 진짜 맛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예인이 결혼까지 한 건 초유의 사건이었다. 지난 9월부터 TV조선 에 출연했던 이필모-서수연은 실제 연인이 됐고, 지난 9일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동안 수많은 '짝짓기' 예능이 존재했지만, 그건 엄연히 '가상(假想)'에 불과했다. 출연하는 연기자(그들의 직업이 무엇이든 일정한 대본에 맞춰 연기를 한다는 의미에서)'도, 그걸 지켜보는 '시청자'도 그저 모르는 척 할 뿐이었다. '실감나게 연기하기만 하면 기꺼이 속아줄게!' 그것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내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질서였다. 한때 결혼설까지 나돌았을 만큼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김종민-황미나 커플의 경우에도, "지금 생각해보면 '일할 때만 만났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김종민의 고백..

TV + 연예 2019.02.27

손호준 없는 '눈이 부시게'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변신은 무죄다. 아니, 상을 줘야 할 판이다. 우리가 기억하던 그는 '순둥이'였다. tvN 에서 순수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은 물론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성숙해졌다. 금요일 저녁, tvN 에서 기부를 실천하는 '사장님'이 돼 나타났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는데, 참 설레고 멋지다. 게다가 든든하기까지 하다. 그런 그가 월요일과 화요일만 되면 완전히 돌변한다. 마치 '나에게 그런 멋짐이 있었던가?'라고 되묻는 듯하다. 작정하고 망가지며, 끝도 없이 웃긴다. 이 극명한 차이가 어색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이질감이 없다.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 아직 그의..

TV + 연예 2019.02.26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2. 예술의전당 확 바뀐 '미스터시래기'를 다녀오다.

​예술의 전당​에 자주 가는 '문화 시민'이 되면 좋겠지만, 실상은 뜨문뜨문(일년에 서너 번 될까요?) 가는 처지입니다. 예술의 전당을 찾는 이유는 역시 한가람 미술관 때문입니다. '전시(展示)'를 관람하기 위해서죠. 최근에는 '피카소와 큐비즘' 전을 한다기에 방문을 하게 됐습니다. 큐비즘(cubism)은 '입체파'라고 번역하는데요. 20세기 초기에 파리에서 일어났던 미술 운동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파브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죠. 타이틀에 '피카소'를 붙여놓긴 했지만, 사실 큐비즘의 역사를 짚어보는 기획이라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전시를 보기 전이나, 전시를 보고 난 후에나 고민(?)은 한결 같습니다. '뭐 먹지?' 예술의 전당은 남부순환로를 낀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근처..

버락킴의 맛집 2019.02.25

예능인가, 다큐인가? '트래블러' 류준열과 이제훈의 여행이 궁금하다

'여행 박사' 류준열과 '여행 초보' 이제훈이 만났다. 그들의 만남은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이뤄졌다. 도대체 어떤 예능이기에, 이 흥미로(우면서 단조로)운 조합이 가능했던 걸까? 목적은 (그들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를 통해 눈치챘겠지만) '여행'이다. 두 사람은 제작진의 간섭 없는 '자유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낯선 땅을 마음껏 모험하며 '배낭여행자'의 삶을 즐기는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장소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였다. (이제훈은 시상식 사회 스케줄로 아직까지 합류하지 못한 상태였다.) 쿠바, 그곳은 이제 낯설지 않은 곳이다. tvN 에서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던 곳, 낭만과 열정이 가득한 땅이 아..

TV + 연예 2019.02.24

고미호는 왜 한국에서 아들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을까?

"한국에서 옛날부터 가족에 아들이 무조건 있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잖아요. 왜냐하면 며느리가 필요해서. 음식 하려면 며느리가 필요하니까. 딸은 어차피 시집가면 안 오니까. 그래서 아들이 무조건 있어야 되는 거 같아." 제3자의 시선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 눈길은 직관적이면서 신선하다. 누구에게나 일상이 돼 익숙진 탓에 희미해졌던 문제의 '본질'에 순식간에 다가서고, 감춰져 있던 '문제점'들을 사정없이 꼬집어낸다. 어느새 '내부인'이 됐던 우리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해준다. MBC 에 출연하고 있는 '러시아 며느리' 고미호의 문제제기가 바로 그렇다. 지난 주 고미호는 설 명절을 맞아 남편 이경택과 함께 시댁을 찾았다. 가족들과의 반가운 인사도 잠시, 고미호는 곧바로 (며느리에게 배당된) '명절 노..

봄바람 불었던 '골목식당', 컵밥집을 향한 비난은 지나치다

​ 꽁꽁 얼어있던 회기동에 이른 봄바람이 불었다. 백종원의 솔루션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효과를 발휘했고, 경희대학교 인근 벽화골목은 몰려 온 손님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솔루션을 신청했던 닭요릿집, 고깃집, 피자집, 컵밥집은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중간에 고비가 없지 않았지만, 백종원의 도움을 받으며 잘 견뎌냈다. 물론 당사자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사장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SBS 회기동 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컸다. 첫째, 어느 순간부터 필수 요소가 돼버린 '빌런'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빌런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홍은동의 홍탁집 아들(도 이제 어엿한 사장님이다), 청파동의 피자집 사장님과 고로케집 사장님 등은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1. 홍대에도 이런 분위기가? 에르바 오스테리아를 다녀오다

​-태후맘의 정보통 1688 4368에서 발췌- '홍대'는 젊음의 상징과 같은 곳입니다. 젠트피케이션(gentrification) 등으로 인해 '예전의 홍대가 아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지만,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블랙홀임에는 틀림없죠.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사라진 자리에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들어섰습니다. 골목이 사라지고, 거리가 들어섰죠. 서글픈 이야기입니다만, 아직까지 홍대만큼 (젊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 그 뜨거운 활력이 반갑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하죠. 만약 주말 저녁에 홍대를 들렀다면 그 말을 절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 지옥'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으니까요. 사람들로 북적이다 못해 터져 나가는 홍대, 그런 ..

버락킴의 맛집 2019.02.20

시청자는 명품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알아 봤다

​​"그래, 이 맛이야!" 추억의 광고 속 한 장면을 드라마에 이토록 절묘하게 녹여낼 줄이야! 웃다가 울다가, 이번에는 깜짝 놀랐다. '국민 배우' 김혜자를 위한 오마주였을까. 이미 웃음이 터졌고,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김혜자가 출연했던 조미료 광고의 저 맛깔스러운 대사를 접하지 못했던 세대들이야 별다른 생각없이 지나갔겠지만,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드라마 속 김혜자의 입으로 재현된 저 장면이 반가워 한참동안 마음이 울렁거렸을 것이다. JTBC 3, 4회는 교통사고가 난 아빠를 살리게 위해 시간을 되돌린 25살 김혜자(한지민)가 그 대가로 70대로 늙어버린 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갑자기 할머니가 된 김혜자(김혜자)는 좌절했다. 한순간에 젊음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TV + 연예 2019.02.20

'커피 프렌즈' 기부금 논란, '나라면 얼마를 냈을까?'

'나라면 얼마를 냈을까?' tvN 를 보면서 수없이 들었던 물음이다. 유연석이 만든 흑돼지 토마토스튜와 귤카야잼이 듬뿍 발라진 프렌치 토스트를 먹고 얼마를 내는 게 적당할까? 손호준이 손수 내려준 고소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고 얼마를 계산하는 게 적당할까? 최지우가 갈아준 100% 감귤주스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알바생' 백종원이 특별 제작한 딱감바스 파스타에 얼마를 지불해야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는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즐기며 기부하는 문화를 일컫는 '퍼네이션(Funation)'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들을 기부의 장으로 이끌어 참여의 기쁨을 나눠주는 한마디로 '착한' 예능이다.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한없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 시청률도 6.135%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TV + 연예 2019.02.18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37. 권해효라는 배우가 주는 위안과 위로

작품 속에서 '배우 권해효'를 떠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그가 맡은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칭찬인지 '(고도의) 까'인지 헷갈릴 필요 없다. 단언컨대 극진한 칭찬이므로. 권해효는 분명 그 자리에 있었고, 방금 전까지도 거기에 머물렀지만, 굳이 발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애써 자신의 존재감을 강조하지 않고, 과시하려 들지 않는다. 존재 증명에 대한 강박이 없다. 작품을 하나의 물줄기에 비유하자면, 권해효는 물길을 바꾸거나 유속을 변동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길을 따라 흘러가는 존재다. 권해효는 스스로 물줄기가 되기를 선택한 배우다. 처음부터 그런 초연함을 갖기가 쉽진 않았으리라. 1990년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로 데뷔한 권해효는 초창기만 해도 '한국의 짐캐리'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의 소유자였다..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0. 이영자가 추천한 삼합, 공덕 '진대감'을 다녀오다

[맛집에 대한 평가는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이야기를 해야 애써 이 글을 찾아 읽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테니까요. 그러나 저의 평가는 많고 많은 평가 중의 하나일 뿐이므로, 게다가 저의 '한심한' 입맛의 결과이므로, 지나치게 몰입하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차돌삼합'으로 유명한 '진대감'입니다. 진대감?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요? 네, 맞습니다. MBC 에서 이영자가 강력하게 추천했던 곳이기도 하죠. 물론 방송에서 이영자가 찾았던 '진대감'은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곳은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진대감입니다. tvN 의 촬영 장소였기도 했죠. 안쪽에 드라마 포스터가 붙어 있답니다. ​ 진대감은 전국에 16개의 직영점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버락킴의 맛집 2019.02.16

'러시아 며느리' 고미호가 경험한 한국의 명절 문화는 끔찍했다

(한 차례의) 설이 지나갔지만, 설은 영원히 계속된다. 당장 추석도 남아있다. 우리에게 '명절'은 어떤 의미일까? 모범 답안은 '가족 간의 정(情)을 확인하는 시간'일 테지만, 실상도 그와 같을까? 명절을 떠올리면 '한숨'부터 나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한숨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보다 '정확한' 이름은 '며느리'다. '러시아 며느리' 고미호가 MBC 에 새롭게 합류했다. 한국 생활 6년차, 결혼 5년차인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부분이 많다. "경애랑 나랑 1살밖에 차이 안 나니까, 그냥 나를 미호라고 부르면 되잖아." 나이와 관계없이 편하게 이름을 부르는 데 익숙했던 그에게 한국의 복잡한 호칭 문화는 난해하기만 하다. 여기까지는 이해를 한다고 치자. "..

빌런 대신 연예인 홍보? 달라진 '골목식당'이 아직 불안한 이유

드디어 SBS 의 '사춘기'가 끝난 것일까?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찾느라 방황하던 그때의 모습이 아니다. 이번 회기동 편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게 피부로 확연히 느껴진다.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의 핵심은 간단하다. (아직까진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청자들을 뒷목잡게 했던 '빌런'들이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를 '절박한 식당'들이 들어섰다. 더 이상 '기본(기초)'에서 헤매지 않아도 됐다. '장사란 무엇인가?', '자영업자란 무엇인가?', '손님에 대한 예의란 무엇인가?' 거시적으로 보면 '장사의 기본'을 물었던 빌런들의 역할이 무의미하진 않으나, 그건 꿈보다 해몽의 영역일 것이다. 공과(功過)를 따지자면, 긍정적인 효과는 티끌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빌런을 함부로 들인 대가를 '폭..

구슬이 서 말인 '해치', 정일우·고아라의 아쉬운 연기가 맥빠진다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SBS 는 역시 '구슬이 서 말'이었다. 우선, '사극'라는 장르의 이점을 손에 쥐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tvN 가 버티고 있지만, 여전히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와 기대치는 여전하다. 가 지상파 시청률 1위(6%-7.1%-6.4%-6.9%)를 기록하면서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약간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수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극은 웬만하면 쪽박을 차지 않는다. 또, 훗날 영조(英祖)가 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을 주인공을 내세우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소설가 김영하가 말한 '주인공의 세 가지 요건(충분한 시련, 분명한 목적의식, 최소한 한 번의 기회)'을 갖춘(출) 연잉군은 충분히 매력..

TV + 연예 2019.02.13

시청자 눈물샘 자극한 '눈이 부시게', 김혜자가 김혜자 했다

청춘의 설렘과 풋풋함이 가득했던 JTBC 가 너무도 슬퍼졌다. 혜자(한지민)와 준하(남주혁) 앞에 놓인 시간은 가혹하기만 했다. 결국 시계를 거꾸로 돌린 건 혜자였다. 그의 인생에 크나큰 불행이 닥쳤기 때문이다. 혜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아빠(안내상)을 살리기 위해 준하에게 줬던 시계를 되찾아와 시간을 되돌린다. 과연 오랫동안 봉인해뒀던 시계가 제대로 작동할까? 다행히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혜자는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기 직전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 이제 아빠를 살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과거를 바꾼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잠에서 깬 혜자가 숨도 쉬지 않고 뛰쳐나갔지만, 아빠의 택시(혜자의 아빠는 택시기사다)는 그보다 매번 빨랐다. 실패는 반복됐다. 시간을 거스르는 혜자의..

TV + 연예 2019.02.13

주지훈의 '아이템'도 드라마 왕국 MBC를 되살리지 못했다

MBC가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이젠 그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농담을 조금 보태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여겨질 정도다. 한번 구겨진 자존심은 좀처럼 세워지지 않는 법이다. 매번 명예를 회복할 거라 외치지만, 남는 건 알맹이 없는 구호뿐이다. 얼마 전 종영한 는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시청자들에게 나쁜 기억만 남기고 떠났다. 아, 신하균마저도! 새해가 됐으니 (습관처럼) 또 다시 칼을 갈아야 한다. 2019년, MBC는 무너진 왕국을 재건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 을 드라마로 제작했고, 일본 만화 '감사역 노자키 슈헤이'를 로 리메이크 했다. 그런가 하면 시즌제 카드도 꺼내들었다. 시즌2가 상반기 출격을 대기..

TV + 연예 2019.02.12

월화 드라마들의 전쟁, '눈이 부시게'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월화 드라마들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 용광로 같은 활력이 반갑기만 하다. 기존에 월화 왕좌를 지키고 있던 tvN 의 위상(8.24%)이 재확인된 가운데, 정일우와 고아라를 내세운 새로운 사극 SBS 의 비상(7.1%)이 눈에 띤다. 주지훈과 김강우가 주축이 된 MBC 은 강렬한 인상(4.9%)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반면, KBS2 는 정말 '동네'로 밀려난 분위기(5.7%)이다. 새롭게 불붙은 월화 드라마의 경쟁 속에서 한지민의 시간 여행은 계속됐다. tvN 에서 시간을 넘나들기 시작했던 한지민은 JTBC (3.2%)에선 아예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능력을 갖게 됐다. 김혜자(한지민/김혜자)는 어린 시절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손목시계를 발견했다. 무심코 집어든 손목시계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

TV + 연예 2019.02.12

백종원의 솔루션은 허망하고, '골목식당'의 손가락질은 헛헛하다.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똑같은 자영업자도 없다. SBS 에는 천태만상의 사장님들이 등장한다. 간혹 장인 정신을 지닌, 감동스러운 사장님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 땅의 사장님들에게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마치 '이런 사장님도 망하고, 이런 가게도 망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골목의 해결사 백종원은 생동감 넘치는(?) 자영업의 실태를 마주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그조차도 때론 절망한다. 이렇듯 솔루션의 대상이 되는 케이스는 무한히 다양하지만, 백종원이 제시하는 솔루션의 결론은 한결같다. '메뉴를 줄이라'는 것이다. 사장님의 실력이 출중해도, 실력이 형편 없어도 마찬가지다. 이걸 좀더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가게를 대표할 만한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라. 그 외의 곁가지 메뉴는 과감히 쳐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