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악역(惡役)을 맡아서는 안 되는 배우가 몇 명 있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다. 정말 소름돋게 연기를 잘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악인으로 분(扮)하면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가 다른 경우보다 몇 배는 뛴다. 쉼없이 짜증이 유발되고, 견디기 힘든 역정이 솟구친다.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지만 소용없다. 게다가 그들의 평소 모습과도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도 이질감이 느껴지기는커녕 몰입도만 높아진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 힘든 일을 천연덕스럽게 해내는 천상 배우들의 이름은 바로 김의성과 문성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리는 열연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김의성은 tvN 에서 친일파 이완익을 연기하고 있고, 문성근은 JTBC 에서 부병원장 김태상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