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 22

딜레마에 빠진 <꽃보다 할배 리턴즈>, 그래서 더 애틋하다

'꽃할배'들은 여전하다. 이순재는 여전히 궁금한 게 많다. TV를 좋아해 한번 자리를 잡았다 하면 라면의 유혹마저 뿌리칠 정도지만, 아직까지 ‘직진순재’의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구는 늘 그래왔듯 자상하다. 혼자 주방을 지키고 있는 이서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엇이든 할 기세다. 언제나 청춘인 박근형은 세월이 흘러도 자기관리에 투철하다. 앞장 서서 무거운 짐을 나르고 솔선수범한다. 백일섭은 푸근하다. 그가 짓는 미소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이야기하는 그의 천진한 표정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김용건의 투입은 ‘신의 한수’였다. 그의 수다는 꽃할배들을 들썩이고, 그의 농담은 꽃할배들을 배꼽잡게 만든다. 그가 소환하는 추억들에 꽃할배들은 그저 행복해진다. 꽃할..

TV + 연예 2018.07.30

[버락킴의 맛집] 1. 익선동-종로3가역 '간판 없는 가게'를 다녀오다

종로3가역(지하철 5호선) 6번 출구로 나가서 뒤쪽의 사거리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왼편으로 작은 골목이 나온다. 어쩌면 별 거 없어 보이는 허름한 골목인데, 마치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곳으로 안내하는 통로인양 설렘을 준다. 골목 안쪽으로 접어들면 시장통 먹자골목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복잡하고 시끌벅적하지만, 한편으로는 구수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곳곳에 자리잡은 식당들은 저마다 자기네가 맛집이라 써붙여 놓았다. 수요 미식회, 생생정보통 등 온갖 TV 프로그램의 이름이 난무한다. 저녁 무렵이면 이미 손님들로 식당 안은 가득 차 있고, 바깥에 마련한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그득하다. 발길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온통 맛집 같아 보여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싶어지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걸어보기로 하자..

버락킴의 맛집 2018.07.28

왕자와 거지 닮은<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윤시윤에게 달렸다

잉글랜드의 왕자 에드워드와 거지 소년 톰이 옷을 바꿔 입었다. 장난으로 한 일이었다. 그러고나서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이 너무도 닮아있다는 걸 알아챈다. 그저 신기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둘은 알지 못했다. 그들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뀌게 될 줄 말이다. 왕자의 옷을 입은 톰은 졸지에 왕자의 대우를 받았고, 거지의 옷을 입은 에드워드는 거지 취급을 받았다. 아,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마크 트웨인이 쓴 『왕자와 거지』의 기본 줄거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다. 물론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영민했던 톰은 곧 왕이 돼 선정을 베푼다. 그동안 보고 겪었던 어려움을 정책으로 잘 녹아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에드워드는 거지 떼에 끌려가는 등 고난을 겪지만,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진정..

TV + 연예 2018.07.27

니키 드 생팔의 외침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닿았다

"영혼을 끌어당기는 것 같은 강렬한 체험이었다. 내 안의 무언가가 갑자기 해방되고 에너지로 가득 차는 것 같은 만남이었다." - 요코 마즈다 - 니키 드 생팔(1930. 10. 29. ~ 2002. 5. 21.). 프랑스의 누보레알리슴(Nouveau Realisme) 조각가. 낯선 이름에서 무한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예술적 영감이 잔뜩 묻어 있는 아우라라고 할까. 한번 들으면 쉽게 잊기 어려운 이름이다. 그건 설렘이면서 기대였다. 지난 주 수요일 '니키 드 생팔 전 - 마즈다 컬렉션'을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의 한가람 미술관을 찾았다.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얼마 되지 않는 거리였지만, 워낙 지독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터라 가는 길이 곧 고난의 길이었다.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나 더위는 짧고 예술은 길..

이런 의학 드라마라니! <라이프>, 조승우와 이수연 작가는 남달랐다.

"말씀하시죠. 수술 얘기하자고 다 모이신 거 아닌가요?""무슨 수술 말입니까?""대한민국 아픈 곳 살리는 수술 말입니다.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를 떠나서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 선서하신 의사 선생님들께서 이제 우리 땅 소외된 곳을 몸소 가서 돕고 싶다, 해서 모였다고 나는 알고 있는데요? 시작하시죠."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 저기서 저런 대사를 날릴 줄이야..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상국대학병원 총괄사장으로 부임한 구승효(조승우)는 '낙산의료원 파견 사업'에 반발하는 병원 구성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난데없이 '수술'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대한민국 아픈 곳 살리는 수술.' 구승효의 그 영악한 한마디에 상국대 의료진들은 벙찐 상태가 된다. 그들의 표정에서 ..

TV + 연예 2018.07.25

못하는 게 없는 '짐꾼', 만능 예능인 이서진과 꼭 붙어있고 싶다

정말이지 못하는 게 없다. 볼 때마다 감탄한다. 뉴욕대 유학파답게 영어가 능숙하고, 간단한 요리 정도는 금세 뚝딱 만들어 낸다. 가끔 길을 못 찾는 실수를 하긴 하지만, 그건 도시 계획의 오류(?)일 뿐이다. 그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할배들의 컨디션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불편함이 없는지 챙긴다. 예의바를 뿐 아니라 눈치도 빠르고 센스가 넘친다. 주변에 저런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꼭 붙어있고 싶다. 눈치챘겠지만 ‘짐꾼’ 이서진 이야기다. tvN 는 할배들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김용건 우리들의 꽃할배들이다. 그런데 '짐꾼'이 없어도 이 프로그램은 굴러가지 않는다. 오로지 할배들끼리의 여행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

TV + 연예 2018.07.22

자식들의 연애를 관찰하는 부모, <한쌍>의 시대착오적 발상

분명 공개 구혼 프로그램인데, 갑자기 중년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선한 첫 장면이었다. '그래, 젊은 세대만 연애 예능을 하라는 법이 있나!' 싶었는데, 그 여성의 정체는 '공개 구혼에 나선 딸의 엄마'였다. "딸 엄마로서 내가 예뻐 보여야지 딸도 예뻐 보이지 않을까?" 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을 주고 나타난 이유는 다름 아니라 '상견례'를 위해서였다. 9명의 부모(엄마 8명, 아빠 1명)가 차례차례 상견례장으로 들어섰다. 안쪽은 아들 엄마(아빠)와 딸의 엄마로 자리가 나눠져 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표가 붙어있는 자리에 앉고, 간단한 소개를 하며 탐색전을 시작한다. 딸의 엄마들은 자신들은 한껏 꾸몄는데, 아들 엄마들이 편한 차림으로 온 걸 보고 서운함을 드러냈고, 아들의 엄마들은 남자 출연자..

TV + 연예 2018.07.21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을 위한 변론

김은숙은 역시 김은숙인가보다. 이쯤되면 '갓은숙'이라 불러야 할까. 이번에도 일을 냈다. 그것도 제대로 쳤다. 시대극이라는 벽조차도 그에겐 그리 높지 않았던 모양이다. tvN 은 3회만에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넘어섰다. 지상파 드라마도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쾌거다. 첫회 8.852%였던 시청률은 4회까지 계속 상승하며 10.567%까지 올랐다. 흐름 자체는 전작인 tvN 와 엇비슷하다. 반면, 다른 부분도 있다. (와 그 이전의 작품들)의 경우에는 '재미의 유무', '유치함의 정도'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면, 은 그 양상이 논란에 가깝다. 우선, 주연 배우인 이병헌과 관련한 여러가지 불만들이 제기됐었다. 그의 성추문 전력이라든지 과도한 출연료가 ..

TV + 연예 2018.07.19

민지영은 왜 시댁의 제사를 책임지고, 혼자라도 산소에 가야 할까?

"우리 엄마는 진짜 설거지 못 하게 했어요.""저희 어머니도요. 어디 가서 고생한다고 손에 물도 안 묻히게 했어.""우리 다 그렇게 컸는데.." 정말이지 세상엔 불합리한 것 투성이다. 살다보면 조금씩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며느리에게 세상은 더욱 불합리하다. '딸'이었던 누군가가 '며느리'가 되면서 겪게 되는 세계의 변화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며느리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도 막중한데, 응당 아들의 책임이어야 할 일들도 고스란히 며느리의 몫이 된다. 대관절 며느리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단 말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면, '아들'이었던 누군가가 '사위'가 되면서 겪는 변화는 사실상 없다. 왜 사위는 백년손님이 되고, 며느리는 백년일꾼이 되는 걸까? 이와 같은 불합리한 현실에..

시청자 울렸던 <미스 함무라비>, 법원의 닫힌 창도 두드렸을까?

JTBC 가 종영했다. 3.739%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마지막 회에서 5.333%까지 올랐다. 비록 한 자릿수에 불과한 시청률이었지만, 드라마가 주는 울림과 그 반향은 생각보다 컸다. 사실 '법조물'은 흔하디 흔한 장르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는 특별하다. 왜냐하면 검사 또는 변호사가 주축이 되는 기존의 법조물과는 달리 '판사'가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판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가 없었던 건 아니다. 당장 지난해 방영됐던 SBS 이 떠오른다. 젊은 판사들을 내세워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렸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전체적으로 미지근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전문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단지 직업만 판사로 설정된, 무늬만 '판사 드라마'를 시청자들은 원하지 않았다. 는 구..

TV + 연예 2018.07.17

걷고 또 걸었던<거기가 어딘데??>가 보여준 '함께'의 가치

"아우! 못 하겠어 이거!""파일럿만 합시다"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탐험대는 목표였던 10km를 훌쩍 넘어 17km를 걸었다. 스태프 없이 오로지 멤버들끼리 서로를 의지한 채 이뤄낸 성과였다. 또한, 맥주 한 잔을 위한 고된 여정이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조세호와 배정남은 더 이상 못하겠다며 털썩 주저 앉았다. 이해가 됐다. 그들은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돌산을 넘는 루트를 선택했고, 그만큼 몸은 고되고 지칠 수밖에 없었다. 완만한 길을 선택했어도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가파른 돌산을 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지진희는 "평생 보지 못할 걸 보면서 왔어"라며 감격스러워 했지만, 그건 모험에 특화된 대장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조세호는 "어두워지니까 약간 공포감이 엄습해 오더라고요"라며 솔직한 심..

TV + 연예 2018.07.15

우리는 이미 '프로 농담꾼' 김용건의 수다에 중독됐다

"나는 얼굴이 이렇게 피부가 약해가지고 타. 나는 먼저 서울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피부과 예약해서.." 베를린에서 출발해 프라하로 달려가는 기차. 꽃할배들은 기차간의 중간 즈음에 두런두런 모여 앉았다. 이동 시간만 4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일정이지만, 그들에겐 잠깐이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tvN 에서 새롭게 합류한 멤버 김용건 덕분이다. '건건'으로 통하는 김용건은 어김없이 농담 본능과 수다 본능을 뽐낸다. 꽃할배 가운데 막내인 그는 특유의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배우 이름을 자꾸 잊어버린다는 박근형의 해결사도 역시 김용건이었다. '유명한 (여)배우', '60대 중반'이라는 두 가지 힌트만으로도 그가 윤미라라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낸다. 한번 발동된 본능은 멈출 줄은 모르는데,..

TV + 연예 2018.07.15

김태리가 다 했던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논란과 시청률은 정비례하는 것일까. 언뜻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의아하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병헌 캐스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시작했던 tvN 첫 회는 시청률 8.852%(닐슨코리아 유료가구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케이블 드라마 중 첫 회 기준 시청률 1위 기록이다. tvN (이하 )의 기록(6.322%)을 갈아치운 것이다. 김은숙이 김은숙을 경신한 셈이다. 2회 시청률은 더 올랐다. 9.691%, 3회만에 시청률 10%의 벽을 넘어설 기세다. (참고로 도 3회만에 시청률 10%를 넘어섰다. 정확한 수치는 12.471%.) 1, 2회는 24부작의 긴 호흡..

TV + 연예 2018.07.11

류수영의 위로 빛났던 <톡투유2>, 김제동 아니면 불가능했다

온갖 자극적인 조미료로 점철된 음식만 먹다가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신선하고 청정한 음식을 섭취한 느낌이라고 할까. 오랜만에 시청했던 JTBC (이하 )가 주는 감동을 표현하자면 그리 설명할 수밖에 없다. 거기엔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고, 위로와 소통이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 앞에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다. 오로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실제로 (이름은 굳이 말하지 않겠지만) 시청자들의 고민을 과장 · 왜곡해서 되팔아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는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초대해서 신변잡기 · 스캔들 · 말장난으로 일관해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프로그램들이 수두룩하다.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피폐해지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와 같은 갉아먹기를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있다. 는..

TV + 연예 2018.07.11

부끄러운 선배에게 일갈한 한세상, 당신은 성동일 같은 선배입니까?

"지금 뭐하자는 거야! 박 판사, 당신, 지금 판사 된 지 몇 달 됐어. 이런 거 쓸 정도로 머리가 굵어졌다고 생각해?" JTBC 의 박차오름(고아라)은 결국 사직서를 내밀었다. NJ그룹의 사위인 주 교수에게 준강간을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주 교수가 재판장에서 쓰려지고 구치소에서 목을 매자(자살 미수) 혼란스러워졌다. 게다가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억울한 피해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게 됐다. 책임을 져야할 것 같았다. "책임? 어디서 건방진 소리야. 지금까지 재판 당신 혼자 했어? 재판장인 나하고 임판사는 뭐야, 허수아비야? 아직 재판 안 끝났어.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다음 주에 선고 있을 판결 초고나 빨리 ..

TV + 연예 2018.07.11

시청자를 병풍 만드는 <대탈출>, 탈출하거나 말거나 관심 없다

컨베이어 벨트를 반대로 엉금엉금 기어 통과한 후 셔터문 옆의 상승 버튼을 누르자 셔터가 올라간다. 무려 9시간 만에 바깥 공기를 맡은 대탈출러들, 강호동, 김종민, 신동, 유쟁배, 김동현, 피오는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환호성을 지른다. 제작진은 축포를 터뜨려 그들을 노고를 치하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사설 도박장을 배경으로 꾸려졌던 tvN 첫 번째 에피스도가 끝이 났다. 탈출을 자축하며 기뻐하는 저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 허전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근데,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지?" 의문으로 가득한 초대형 밀실에 갇힌 출연자들은 탈출을 위해 주변을 탐색한다. 단서를 모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탈출을 궁리한다. 또,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은다. 그러니까 이건 명백히 '방탈출 게임'이다. 다시 말..

TV + 연예 2018.07.10

백일섭 없는 <꽃보다 할배 리턴즈>를 상상할 수 없는 이유

한국전쟁을 몸소 겪었던 '꽃할배'들에게 베를린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인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됐던 시절에 미군 관할 검문소였던 체크 포인트 찰리, 베를린 장벽 공원인 월 메모리얼 파크를 둘러보는 꽃할배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역사의 현장을 걷는 삶이 역사인 이들의 발걸음이 묵직한 울림으로 전해졌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꽃할배들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곤히 잠을 잤던 꽃할배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아침을 맞이한다. 열정 가득한 이순재는 밤늦게까지 씨름했던 대본을 다시 손에 쥔다. 신구는 청바지를 입더니 "너무 애들 옷 같지 않아?"라며 이서진에게 검사를 맡는다. 김용건은 어김없이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고, 박근형은 그런 ..

TV + 연예 2018.07.08

뜨겁거나 냉담하거나,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의 자신감 혹은 과신?

'나 김은숙이야!'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엄청난 기대 속에 방영됐던 tvN 첫 회는 명백히 김은숙 작가의 자기 증명이었다. 그건 자신감이기도 했고, 과시이기도 했다. 누가 뭐라 해도 김은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파워 있는 작가가 분명하다. 그 이름만으로도 거액의 투자를 손쉽게 이끌어내고, 깐깐한 톱스타들의 캐스팅을 가능케 한다.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다. 제작비 약 430억 원의 웅장한 스케일, 김은숙 작가의 단짝인 김응복 PD가 구현한 수려한 영상미, 전작의 인연으로 흔쾌히 특별출연한 여러 배우들(진구, 김지원)까지 에선 확실히 대작의 아우라가 엿보였다. 김은숙 작가는 첫 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는 시청률 8.85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TV + 연예 2018.07.08

단호하고 명쾌했던 '좋은 남편', 제이블랙은 다른 남편들과 달랐다

"제이블랙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아기에 대한 부모님의 전통적인 가치관, 자식이 결혼하면 그 다음 순서는 아기잖아요. 그 관심은 자연스러운 건데, 제이블랙이 아내의 입장을 잘 이해하면서도 부모님에 대한 존중도 있거든요. 그 사이에 아주 조심스럽게 서로 마음 상하지 않게 가교역할을 하는 게 놀라웠어요." 솔직히 제이블랙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배우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인정하면 그 때부터는 편해진다. 지난 주부터 MBC 에 출연한 '신세대 부부' 제이블랙-마리 부부의 일상은 시청자들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분방한 머리와 독특한 스타일은 편견을 갖게 했지만, 제이블랙은 알면 알수록 진국인 사람이었다. 제이블랙은 아내에게 존댓말을 사용했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존댓말..

김다미와 고민시,<마녀>의 동갑내기 배우가 관객을 놀래키다

'김다미!' 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이 영화의 주연 배우 이름을 검색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누구야?", "이름이 뭐야?", "김다미가 누구야?" 패닉에 빠진 게 소수는 아닐 게 분명하다. '김다미?' 처음 본 얼굴, 처음 들은 이름이다. 자신이 검색한 배우가 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많은 관객들은 영화에서 받았던 충격에 이어 또 한번 크게 놀랐을 것이다. (2012)의 김고은의 출현과 (2016)의 김태리 등장에 못지 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충격이다.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이들의 역할과 활약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조민수의 카리스마가 초반의 분위기를 다잡은 채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박희순과 최우식의 연기가 김장감을 끌어 올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김다미의 존재감은 영..

버락킴의 극장 2018.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