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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 클라라를 통해 본 인터넷 여론과 브라운관 여론의 괴리

'기황후' 시청률, 첫 회 보다 2.5% 올라 '상승세 무섭네' 기황후 시청률, 월화극 드라마 1위 정상으로.."하지원 효과 톡톡" '역사왜곡'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기황후》가 결국 전파를 탔다. 물론 논란 그대로 고스란히 방영한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제작진 측에서도 성의를 보였다고 할까?《기황후》 제작진은 충혜왕을 가상 왕인 왕유로 변경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드라마 방송 전에는 '이 드라마는 고려 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으며, 일부 가상의 인물과 허구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실제 역사와 다름을 밝혀드립니다'라는 상냥한 자막을 삽입하기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 회 시청률은 11.1%를 기록했다...

박정희 재평가? 밝은 면만 보려하는 박정희 옹호론의 한계

'박정희'에 관해 논하기에 앞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박정희는 악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에게 '악마적 속성'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를 '악마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니다. 반대로 박정희를 우상화 · 신격화하려는 태도도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비판에 호통으로 대응하거나 눈물로 호소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괴기스러운 일에 지나지 않는다. 박정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1. 경제 발전을 위해 독재는 어쩔 수 없었다. 2. 독재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경제를 발전시킨 것은 인정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독재 =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한다. 박정희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독재가 나쁜 것이라는 것까지는 동의하는 것 같다. 물론 첫 번..

의심, 공소시효, 진실.. 영화《공범》을 읽는 세 가지 키워드

누군가를 의심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아니, 무서운 일이라고 할까? 의심받는 쪽도 힘들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의심하는 쪽이 훨씬 더 고통스러운 법이다. 수많은 상상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스스로를 붕괴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의심은 의심을 낳고,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 《공범》은 '의심'에 관한 영화다. 끔찍한 상상을 한 번 해보자.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유괴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나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어떨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고, 이후에 어떤 식으로 대처하게 될까? 쉽게 상상할 수 없고, 단언할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딸만을 지극히 사랑하는 선량한 아버지 '순만'(김갑수)이 유괴살인사건의 용의자라는 것을 알게 된 딸 '다은'(손예진)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

버락킴의 극장 2013.10.28

<무한도전> 정형돈의 눈물, 그 순간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 에서 발췌 - 간혹 '무한도전'에 대해 비판이 가해질 때가 있다.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대개 그런 비판들은 철저한 응징을 당한다. 물론 그러한 과도한 애정을 탓할 생각은 없다. 대개 비판 자체가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무도가요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 논란은 '음원'이다. 음원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가요제인 '강변북로 가요제'부터 '무한도전'은 음원 초대박을 터뜨렸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자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은 지난 1월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참아왔던 불만을 터뜨렸다. '무한도전' 제작진으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TV + 연예 2013.10.26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미시마 유키오와 레미제라블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는 그가 《씨네21》에 연재한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씨네21》을 거의 매주 챙겨보긴 하지만, 진중권의 글을 꼬박꼬박 챙겨보진 않았기 때문에 낯선 글들을 꽤나 많았다. 구독해서 읽으셨던 분들은 굳이 다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잡지로 읽는 것과 단행본으로 읽는 것은 느낌적인 차이가 있으니 새로운 기분으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사진 등의 자료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되긴 했으니까. 진중권의 글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학 관련 글에는 딱히 취미가 없다. 그래서 많은 것을 건지진 못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죽음 앞의 인간 -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과 유미주의'와 '우리가 잃어버린 것: 민주주의적 에토스와 사랑'이라는 챕터였다.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버락킴의 서재 2013.10.26

『가짜 논리』,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

'부실한 논리를 들먹이는 건 적들만이 아니며, 우리가 찬성하는 주장의 근거 역시 함량 미달일 때가 있다.' 따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줄리언 바지니는 책의 첫 장에서부터 독자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줄리언 바지니의 『가짜 논리』는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논증의 오류 77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줄리언 바지니는 언론을 통해 실제로 공개됐던 정치인이나 언론 매체, 혹은 그 외의 유명인들의 발언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범하고 있는 논리의 오류를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해지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 불편을 인정하고, 오류의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나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마지막 ..

버락킴의 서재 2013.10.26

공기업의 뻔뻔한 요금인상, 선거가 코앞인데도 망설임 없는 까닭은?

- 에서 발췌 - "'친서민' 정부, 재보선 끝나니 공공요금 인상?" 2010년 8월 3일선거 끝나자 가격인상 봇물 2011년 5월 2일선거의 해 전기료 인상은 없다? 2012년 5월 31일선거끝만 기다렸다?…공공요금 연초부터 줄인상 2013년 2월 6일 선거와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면 공공요금 인상은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래도 서민들은 도로 · 수도 · 전기 요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정부로서는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공공요금 인상이 이뤄진다. 우습게도 유권자들은 이런 매커니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당하곤 한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공기업들 "도로·수도·전기 요..

'그래비티', 중력의 평온함을 무중력을 통해 그려낸 위대한 역설

"우주의 어떤 점이 가장 좋아?""고요함이요."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의 질문에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의 대답이다. 고요함, 그 끝없는 고요함.. 그것은 우주, 혹은 무중력 상태가 주는 신비로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 평온하기 그지 없는 그 고요함이 너무도 공포스러운 고요함 혹은 적막함으로 바꾸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그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서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영화다. 살짝 오그라들긴 하지만, 필자는 '위대한' 또는 '경이로운'과 같은 형용사를 과감하게 선물하고 싶다. 그 정도로 '그래비티'는 놀라운 영화다. 현재 '지구인'들이 구현할 수 있는 극한이라고 할까? 무중력의 우주 공간을 이토록 실감나고 완벽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

버락킴의 극장 2013.10.21

전자발찌만 채우면 끝? 실질적 감독 되고 있을까?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전자발찌 착용한 성범죄자, 출소해 또 범죄 2008년 11월 6일 전자발찌 219명 찼다..재범률도 '뚝' 2009년 3월 11일 2008년 9월 1일, 성폭력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성폭력 범죄자 위치 추적제도(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가 실시됐다. 같은 해 11월 4일, 경북 상주에서는 강도, 강간 혐의로 6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가석방으로 출소한 백모(29)씨가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히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법무부는 '전자발찌'의 효과를 홍보하고 나섰다. 2009년 3월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폭력범은 총 2..

힐러리 차에 딱지 뗀 영국 주차단속원, 국가의 품격을 말하다

주차단속원은 주차 위반을 한 차량을 적발하고 스티커(딱지)를 발부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위반 차량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것이라면 어떨까? 과연 그 주차단속원은 원칙에 입각해서 스티커를 발부할까? 아니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뵀습니다.'고 말하고 몸을 90도쯤 굽히며 물러날까? - 에서 발췌 - 힐러리 차에 딱지 뗀 영국 '열혈 주차단속원' 경험칙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라면 후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실제로 영국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벌어졌다고 한다. 지난 12일, 힐러리 클린턴은 체텀하우스상을 수상하기 위해 영국을 찾았고, 힐러리의 경호원들은 체텀하우스(오아립국제문제연구소)가 있는 런던 메이페어 지역의 세인트제임스 스퀘어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대기를 하..

JTBC 9시 뉴스에 심상정 출연, 삼성을 정면으로 겨누다!

손석희의 JTBC 뉴스9 첫 방송, 적어도 뉴스다운 뉴스였다 [총평] 우리는 JTBC 9시 뉴스 첫 방송(9월 16일)에서 손석희 앵커가 했던 다짐을 기억한다. "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당시에는 '뉴스다운 뉴스의 탄생'을 반기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이 사실이다. 종편이라고 하는 태생적 한계는 분명했고, 또 다른 관건은 과연 JTBC 9시 뉴스가 삼성 관련 보도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손석희 앵커도 이 부분을 의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과의 인터뷰에서 삼성 관련 보도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보게 될 것이..

TV + 연예 2013.10.14

『새로고침』, 은수미 · 정재승 · 표창원 · 홍세화 · 박래군 · 윤여준

후회는 아주 고등한 능력입니다.지구 상에서 후회하는 동물은 영장류밖에 없습니다.다음 유사한 상황에서,더 나은 결정을 하라고 이 기능을 부여받은 것 같아요. - 정재승 - '새롭게 시작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여섯 번의 새로 고침!' 이라는 소개글이 인상적인『새로고침』은 에서 매년 열고있는 인터뷰 특강을 활자로 담은 책이다. 벌써 열 번째라고 하니 그 역사가 꽤 오래 됐다. 이번 강연에는 은수미, 정재승, 표창원, 홍세화, 박래군, 윤여준 이렇게 여섯 명의 강사가 참여했다. 목차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제1강. 은수미 : 시시포스의 신화를 바꿔라 - 경쟁의 굴레 벗어나기 제2강. 정재승 : 뇌도 리셋이 되나요? - 우리가 결심과 후회를 반복하는 이유 제3강. 표창원 : 사직서가 선물한 행복 - 자유인으로서의 새..

버락킴의 서재 2013.10.13

『제7일』, 위화가 들려주는 가슴 뭉클한 7일간의 이야기

위화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중국 작가로 손꼽힌다.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만, '과연 한국인들이 중국 작가를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이나 옌롄커, 수퉁 정도가 전부 아닐까 싶다. 솔직히 필자도 중국 소설을 그리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일본 소설과는 달리 번역되어 넘어오는 작품 수가 현격히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설가 위화를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건, '소설'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중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다룬 에세이였다. 블로그에도 이미 소개를 한 적이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위화라는 작가에 흠뻑 빠져버렸고 그의 소설들을 찾아 읽게 됐다. 그의 대표작인 『허삼관 매혈기』과 『인생』은 굳이 작가의 ..

버락킴의 서재 2013.10.13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악플, 우리는 왜 악플을 다는가?

혹시 댓글을 보기 위해 기사를 클릭한 경험이 없는가? 가끔 촌철살인의 댓글을 기대하며 기사의 댓글란을 확인하곤 한다. 긴 글이 아니라 짧은 문장의 절묘한 언어 구사를 확인할 때마다 '희열'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와, 어쩜 이렇게 재치가 넘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모든 댓글이 '감탄사'를 자아내는 것은 아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욕설과 비방, 이른바 '악플'들도 수두룩하다. 댓글이 가지고 있는 '배설'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은 도저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없이 저질스럽다. 특히 연예인들이 그 무차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최근 백지영의 악플러 고소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백지영 악플, "댓글에 무뎌졌었는데 그땐 저주하고 싶었다"백지영 악플러들, 간곡한 선처호..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이토록 잔혹한 성장 영화라니!

나에게 있어 '장준환'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천재 감독'과 동의어다. 벌써 10년 전인가? 2003년 라는 영화는 그의 이름을 그렇게 기억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주었다. 꼬박 10년이 걸렸다. 그가 '감독'으로서 다시 주목을 받기까지..! 물론 최근에는 배우 문소리의 남편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는 한마디로 잔혹한 성장 영화다. 5명의 범죄자 아버지를 둔 소년 화이가 '진실'을 목도(目睹)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복수의 과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순전히 잔혹함으로 따지면, 김지운 감독의 보다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만큼 적나라하고, 거침없이 그리고 쉴새없이 몰아친다. 관객들에게 주어진 여유는 아주 잠깐, 기태(조진웅)와 화이(여진구)의 단란한 드라이브신 정도일 것이다. 장준환 감독의 야박함이 엿..

버락킴의 극장 2013.10.09

기본소득제가 실시된다면..? 즐거운 상상해보기!

2012/11/02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7. 기본소득제를 극우가 주장한다?2012/10/28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6. 기본소득제 도입, 그것은 필연!2012/10/24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5. 기본소득제가 선별적 복지보다 효과!2012/10/23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4. 비관론을 넣으면 비관론이 나온다2012/10/21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3. 기본소득제 실현이 어려운 진짜 이유2012/10/19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2. 기본소득제의 장점 10가지2012/10/17 [기본소득제 톺아보기] 1. 기본소득제, 그게 뭐지?'모든 성인 월 300만원' 보장법, 스위스 국민투표 부친다 스위스에서 모든 성인에게 기본소득(월 300만 원)을 보장하는 방안을 담은 국민발의 법안이 제출됐다는 놀라운..

<소원>,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피해자의 미래를 생각하다

< 이준익 감독의 은 무엇보다 참 마음이 아픈 영화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시종일관 아동 성폭행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입장을 보여준다. 아니, 관객들은 어느덧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에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아프다. 사실 엄격히 말하자면 은 영화로서의 재미는 뛰어나지 않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고, 감정의 진폭도 그다지 심하지 않다. 그 말은 '작위적'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감정의 과잉을 통해, 관객들의 눈물을 뽑아내는 것이 감독의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이야기해준다. 고통을 과장하지도 슬픔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영화는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이준익 감독은 '범죄 가해자에 대한 고발이 아닌 피해자의 미래'에 중점을 두..

버락킴의 극장 2013.10.05

김구는 민족의 자랑스러운 테러리스트이다

뉴라이트는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한다.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뉴라이트의 주장에 거세게 반발하며, 망언이라고 되받아친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준비운동부터 시작해보자. 그래야 큰 부상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 우선, '테러리즘'과 '테러리스트'에 대한 사전적 정의부터 살펴보자. '테러리즘(terrorism)'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조직적ㆍ집단적으로 행하는 폭력 행위. 또는 그것을 이용하여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는 사상이나 주의(네이버 국어사전)'이다. 자연스럽게도 '테러리스트'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계획적으로 폭력을 쓰는 사람' 쯤으로 정의된다. 이처럼 '테러리즘'이라는 말은 가치중립적인 용어이다. 물론 테..

'박정희는 친일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필자는 이 글에서 '박정희의 정체성'과 관련된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우선 질문지부터 확인해보자. 1. 박정희는 독재자인가? 2. 박정희는 친일파인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박정희는 독재자가 맞다.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소장은 군사 구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박정희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억압했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 등을 통해 법도 무시한 채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고문을 당했다. 1972년 10월 17일에는 유신헌법을 선포(12월 27일 공포)하고 장기집권, 사실상의 영구집권을 꿈꿨다.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 권력구조상 대통령의 권한을 무제한 허용함으로써 독재를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쉽게 ..

일제시대는 욕하면서 군부독재는 괜찮다고?

재미있는 질문을 던져보자. (한윤형이『뉴라이트 사용후기』에서 제기한 '구멍') 일제시대와 군부독재시대(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중에 어느 쪽이 더 악랄한 시대였을까? 혹은 이렇게 질문해보자. 양쪽 중 한 쪽만 긍정하는 것은 가능할까? 가령, 일제시대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군부독재시대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혹은 반대로 일제시대는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의 시대는 찬양하는 것이 가능할까? 일단, 전자의 경우는 흔치 않은 케이스라고 여겨진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보질 못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어떨까?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제시대를 긍정하는 사람들, 좀더 학술적인 용어를 쓰자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