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변명으로 일관하는 보호자, 강형욱은 훈련 중단을 선언했다

너의길을가라 2022. 4.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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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 고민견으로 등장한 견종은 샤페이(Shar Pei)였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인근 지역에서 유래한 샤페이는 몸 전체가 느슨한 가죽과 주름으로 덮고 있고, 하마 같은 주둥이가 특징이다.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홍콩과 대만에서 개체가 이어졌다. 불테리어, 퍼그, 불도그 등과 교배돼 전통적인 모습보다 크기는 작아지고 주름이 많아졌다.

고민견으로는 처음 등장한 샤페이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강형욱 훈련사는 샤페이의 경우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개라고 전제하면서 원치 않는 것을 보호자나 타인이 하려 할 때 예민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도그처럼 피부가 약한 편이라 관리가 필수인데, 이를 위해 만지려는 보호자와 관계가 악화돼 훈련소를 찾는 케이스가 많다고 덧붙였다.

샤페이 믹스견 가온(수컷, 8살)

부부 보호자는 반려견 가온이에게 매우 헌신적이었다. 집 안에 갇혀 있어야 했던 가온이를 위해 아파트를 떠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할 정도였다. 이제 가온이는 집 안과 견사, 마당까지 마음대로 자유롭게 지냈다. 아내 보호자는 가온이의 산책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기까지 했다. 그만큼 열과 성을 다했다. 도대체 무슨 고민 때문에 <개는 훌륭하다>에 사연을 보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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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보호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가온이는 갑자기 담벼락으로 달려갔다. 보호자의 부름도 무시한 채 주변 경계에 나섰다. 밖을 보며 흥분해서 짖었다. 무엇이 가온이를 흥분하게 한 걸까. 알고보니 집 앞에서 조깅 중인 이웃 주민을 보고 짖었던 것이다. 가온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게다가 가온이가 짖으면 동네 개들이 따라 짖어서 이웃 주민들도 힘겨워 하고 있었다.

경계는 공격성과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가온이는 외부인을 향해 공격성을 보였다. 제작진이 방문하자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를 보였는데, 보호자들이 진정시켜도 멈추지 않았다. (물론 적극적으로/제대로 통제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온이는 얌전히 있다가도 갑자기 공격성을 보이고, 흥분할수록 공격성이 강해져서 보호자들은 잠시라도 안심할 수 없었다.

공격성이 있다는 건 결국 '물림 사고'와 직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보호자는 물론 지인까지 10명 정도가 피해를 입었다. 그 중 한 명은 꿰매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아내 보호자의 친정 아빠도 손을 물려 그 트라우마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산책을 할 때 드러나는 공격성도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가온이는 다른 개를 만나면 격렬하게 짖으며 달려들었다.

훈련소에도 보낸 적이 있었다. 남편 보호자는 가온이가 그곳에서 개를 무는 바람에 지금은 다른 개와 만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안락사 시켜라.', '다른 사람에게 더 피해 주기 전에 처리하라.' 주변에서 숱한 충고를 들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반려견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내 보호자도 손을 물렸을 때 '안락사 시키자'고 했지만, 다음 날 후회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건 입마개가 아니에요. 입마개 한 것 같은 핑계지." (강형욱)



본격적인 훈련을 위해 현장을 찾은 강형욱은 '입마개'부터 지적했다. 가온이가 현재 착용하고 있는 가죽 제품은 공격에 대비한 입마개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약했다. 다른 사람을 물까봐 걱정이라는 아내 보호자는 어째서 가온이에게 가죽 입마개를 착용시킨 걸까. 아내 보호자는 다른 입마개는 입에 꽉 껴서 가온이 불편해 한다며 걱정을 늘어 놓았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였다.

강형욱은 사고 예방을 택할지 가온이의 편함을 택할지 결정하라고 못박았다. 아내 보호자는 마지못해 입마개를 교체했다. 강형욱의 지적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목줄 대신 가슴줄로 통제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 물었다. 통제용으로 개한테 편한 가슴줄은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남편 보호자는 어렸을 때 목에 상처가 생긴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가슴줄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내 보호자는 사람을 보고 흥분해서 달려들어도 진정시키면 통제가 가능하다고 대답했고, 남편 보호자는 가슴줄만으로도 요즘은 (통제하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강형욱은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그러면 이만."이라고 인사를 하고 현장을 이탈했다. 가온이의 통제가 쉽다고 도와줄 게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변명만 하는 보호자들의 모습에 폭발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이제 가온이 키우기 힘들어서 만났잖아요. 안락사를 시키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 그렇다면 마음대로 통제가 안 되는 개인 건 맞잖아요. 지금도 저 애가 어떻게 해서 나를 물지도 모르니까 걱정 되게 많으시죠? 근데 많이 물렸죠? 주변 사람들이든, 가족도 심하게 물렸고. 했으면 가슴줄을 쓰는 건 문제가 없는데 조심해야 할 상황에는 목줄을 쓰거나 그보다 더 통제를 확실할 수 있는 도구를 쓰는 게 안전하죠." (강형욱)


강형욱은 보호자들에게 목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그런데 보호자들이 가져온 목줄은 빠질 염려가 다분했기에 좀더 확실한 통제가 가능한 것이 필요했다. 아내 보호자는 반초크체인도 있다고 하자 강형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아내 보호자는 "반초크체인을 채우시게요?"라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강형욱은 웃음을 터뜨렸다.

"웬만해선 안 채우고 싶더라고요." (아내 보호자)
"왜요?" (강형욱)
"아프니까.. 목이.." (아내 보호자)
"물리신 분들은 얼마나 아플까?" (강형욱)



언제나 그렇듯, 훈련에 앞서 보호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강형욱의 따끔한 지적에 아내 보호자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동안 외면했던 현실에 생각이 많아진 듯했다. 이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설 차례이다. 가온이의 의지에 상관없이 보호자를 따라서 걷도록 통제하는 게 첫 번째 과제였다. 가온이는 처음에는 따라 걷더니 이내 멈춰섰다. 결코 호락호락 따라오지 않았다.

원활한 훈련을 위해 강형욱이 목줄을 건네 받았다. 가온은 강형욱의 통제에 더 강하게 저항했다. 무언의 반항이 계속됐다. 잠시 후, 가온이는 갑자기 짖기 시작했다. 공격성이 폭발한 것이다. 강형욱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온이의 몸을 구석으로 밀치며 강하게 압박했다. 결국 강형욱은 가온이를 대문 밖으로 격리시켰다. 아내 보호자는 그것만으로도 울컥하며 눈문을 흘렸다.


강형욱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면 사회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적절한 애정 조절과 단호한 통제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산책 주도권 잡기 훈련이었다. 평소 산책을 자주 시키는 아내 보호자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다. 평소 보호자의 말을 따르는 횟수에 비해 보상이 잦았던 만큼 가온이는 고집을 부렸다. 믿음직한 보호자가 되는 동시에 강하게 리드할 필요가 있었다.

반복 훈련 끝에 무려 8년 만에 보호자 주도 하에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다음은 공격성 제어 훈련이었다. 헬퍼독이 나타나자 가온이는 가슴을 앞으로 내밀었다. 하울링까지 하며 경계했다. 강형욱은 재빨리 통제에 나섰다. 그러자 발버둥을 치며 괴성을 질렀다. 이제 가온이는 선택해야 했다. 달려들수록 조이는 목줄의 통증과 헬퍼독에게 달려들고 싶은 욕구 중에서 양자택일해야 했다.

줄을 당기는 강형욱과 버티는 가온이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한참 동안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결국 가온이는 강형욱의 통제에 따르기 시작했다. 헬퍼독 쪽으로 이동했지만, 더 이상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헬퍼독을 지나쳤다. 공격 욕구를 억누르고 통제받기를 선택한 것이다. 한 차례 더 위기가 있었지만, 강형욱의 강력한 통제 덕분에 잘 넘어갈 수 있었다.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에게 "(가온이는) 진짜 센 개예요. 보호자는 더 세져야 돼요."라고 당부했다. 가온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아내 보호자의 변화가 더욱 시급한 과제였다. '약한 보호자'가 아닌 담대하고 '강한 보호자'가 된다면 가온이도 보호자에 대한 신뢰 속에서 훌륭한 반려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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