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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위협하는 반려견, 보호자의 결정에 강형욱은 고마워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10. 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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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할까요? 전 아기가 뛰어놀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기를 우선순위로 둬야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가 먼저예요." (강형욱)


한 지붕 아래 울타리로 나뉜 가족,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20분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는 강형욱 훈련사의 제안에 보호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아내 보호자는 자신의 잘못인 것 같다고 자책했고, 남편 보호자는 가족 모두의 잘못이라 다독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고민은 깊었다. 과연 반려견 하태와 13개월 된 아기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아기에게 경계심을 드러내는 시바견 하태 두 번째 이야기를 담았다. 과연 보호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강형욱을 다시 만난 아내 보호자는 조심스러웠다. 막상 답을 하려니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듯했다. 혹자는 '아기보다 개가 중요해?'라고 다그칠지도 모르겠지만, 보호자에게 하태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한 가족이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하태가 어느 정도 훈련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고, 무엇보다도 저 스스로 마음이 편하려면 노력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내 보호자)


심사숙고 끝에 보호자들이 내린 선택은 '공존'이었다. 현재 남편이 육아휴직 중이라 보호자 두 명이 모두 집에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내 보호자는 시간을 정해 두고 최선을 다한 후 그럼에도 아기의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최후의 선택을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강형욱도 하태에게 기회를 주고 시도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공존을 선택했으니 공존을 위한 훈련이 필요했다. 강형욱은 하태에게 필요한 건 분리된 공간이라며 하태가 거실에 나와서 뛰어노는 시간은 없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하루에 4번 정도 충분히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울타리는 하태가 뛰어넘을 수 있어 위험하므로 발코니로 하태의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기의 안전의 중요했다.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아내 보호자는 (하태가) 잘 자고 있는데.."라며 조심스러워 했는데, 강형욱은 상관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내 보호자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하고, 하태의 비위를 맞추는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의 과한 애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 보호자는 블로킹조차 어려워했다.


강형욱은 하태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태는 강형욱의 호의적인 태도에도 얼굴 쪽으로 점프를 해서 달려들었다. 아내 보호자가 블로킹을 하자 하태는 으르렁거리며 공격성을 보였다. 정확히는 짜증을 부린 것이다. 이후 하태는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것이 거실 중앙에 자리잡은 채 말이다. 거만한 태도였고, 집을 지배하는 행동이었다.

이 한 가지 모습만으로도 이 집의 분위기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가족들은 그동안 하태의 비위를 맞춰주며 살아 왔을 것이다. 너무 '오나오냐' 키웠다.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했다. 먼저, 규칙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까지 하태에게 어떤 행동을 시킬 때마다 간식을 주며 유도했던 터라 보상이 없으니 아내 보호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다음은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대비책을 세울 차례였다. 바깥쪽 울타리를 닫은 상태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아기에게 반응하는 순간 강력하게 통제하는 게 포인트였다. 아기는 거침없이 울타리 쪽으로 다가갔다. 하태가 조금이라도 반응하면 아내 보호자는 적극적으로 블로킹을 해 막았다. 강형욱은 항시 전투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만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하태는 아기에게 반응하지 않았다. 처량하고 우울한 반응을 보였는데, 아예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강형욱은 포식적 행동이라기보다 '질투'였을 거라고 진단했다.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게다. 아내 보호자의 관심과 애정만 차단했을 뿐인데 아기에 대한 위협적인 행동이 없어졌다. 꾸준히 훈련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였다.

"'그동안 내가 하태에게 끌려다녔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혼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 보호자)


강형욱은 관계 개선을 위해 아기와 하태가 함께 산책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산책 훈련이 이어졌다. 여러모로 미숙한 아내 보호자를 위한 밀착 솔루션이 진행됐다. 강형욱은 줄을 잡는 방법부터 통제하는 법까지 차분히 가르쳤다. 하태는 조금씩 아내 보호자의 통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생각됐을 때 드디어 아기를 밖으로 데려왔다.

하태는 아기를 주시하며 통제를 거부했지만, 아내 보호자가 목줄을 다시 잡아당기자 자리에 앉았다. 훈련은 계속 됐고, 노력이 쌓여갔다. 다시 집 안으로 돌아온 하태는 목줄이 풀린 상태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기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과연 하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훈련은 성과가 있었을까. 놀랍게도 하태는 더 이상 짖지 않았다. 애써 외면하면 참아냈다. 하태도 공존을 배운 것이다.


아내 보호자가 제작진에게 보내온 영상 속에는 그들의 공존이 보다 자세히 담겨 있었다. 거실에 있던 하태의 보금자리는 강형욱의 조언에 따라 발코니로 옮겨졌다. 공간이 분리되면서 아기는 좀더 편안하게 집 안을 활보할 수 있게 됐다. 하태와 아기의 관계도 많이 개선됐다. 하태는 더 이상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꿈에 그리던 산책도 할 수 있게 됐다.

공존을 선택한 아내 보호자의 결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강형욱의 솔루션과 가족들의 노력 덕분에 공존은 성공했다. 하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개였다. 무엇보다 하태 역시 '가족'이었다. 우선순위는 아기에 두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5년이나 함께 한 하태를 모른 척 할 순 없지 않은가. 앞으로도 아내 보호자가 규칙, 통제를 유지하며 아기와 하태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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