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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의 피를 이어받은 고민견, 강형욱은 겁먹은 보호자 때문에 난감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8. 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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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와일러가 5대 맹견에 포함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로트와일러와 믹스된 개는 어떨까. 물론 맹견과 믹스된 개의 경우에도 당연히 맹견으로 분류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데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의 개와 그 '잡종'을 맹견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는가.

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를 보면 그 규정이 어째서 당연한지 잘 알 수 있다. 이번 주 고민견은 로트와일러와 벨지언 말리노이즈의 믹스견이다. 방송에서 여러 차례 만났던 로트와일러와 달리 말리노이즈는 낯선 견종이다. 말리노이즈는 19세기 말 퀴르겡 수의대학교의 레울 교수가 117마리의 목양견을 모아 교배시켜 탄생시킨 '벨지언 셰퍼드 독'의 한 종류이다.

말리노이즈는 탄력성이 뛰어나고 점프력이 좋다. 또, 충성심이 강해 최고의 군견으로 활약 중이다. 고민견 사랑이(수컷, 16개월)는 엄청난 공격성을 보였다. 그 때문에 보호자들은 사랑이를 마당에서 키우고 있었다. 방송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방문한 제작진은 목줄이 끊어진 적 있었다는 말에 긴장 모드가 됐다. 보호자들이 사랑이를 구석으로 몬 틈에야 겨우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딸 보호자와 아들 보호자는 사랑이와 놀아주기로 했다. 하지만 목줄이 풀린 사랑이는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달려가서는 촬영 장비가 든 가방을 덥석 물어버렸다. 감짝 놀란 보호자들이 가방을 뺏으려 했지만, 절대 놓으려 하지 않았다. 사랑이를 통제하려던 아들 보호자는 팔을 물리고 말았다. 사랑이가 무서워하는 고무 대야로 시야를 차단한 후에야 겨우 가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집 안에서 키우는 걸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를 키우지 말아야죠." (강형욱)


한편, 보호자들 간의 의견 일치가 안 된다는 점도 문제였다. 헌신적인 딸 보호자는 사랑이를 집 안에서 키우고 싶어했으나, 엄마 보호자와 아들 보호자는 완강히 반대했다. 이경규도 이제 와서 집 안에 들여놓기는 늦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딸 보호자는 집 안에서 키우는 게 안 된다면 마당에서 목줄이라도 풀어두고 싶다고 했지만, 다른 가족들은 위험성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개를 마당에서 키우면 공격적 성향이 생기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묶어서 기를 경우 활동 반경이 좁아져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23개 주에서는 개를 밖에 묶어두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벌금 또는 징역형을 받게 된다. 캐나다의 뉴브런즈윅 주에서는 2014년부터 하루종일 개를 묶어 놓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처럼 외국에서는 개는 집 안에서 키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개는 밖에서 키우는 것이라 여겨왔다. 최근 들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사랑이네는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강형욱은 집 안에서 키우는 걸 반대하는 가족이 있다면 개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면서 반려견 맞이를 원점부터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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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를 무서워하는 보호자가 가장 힘들거든요." (강형욱)


사랑이의 목줄을 풀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해보기로 했다. 역시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담 밖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제작진을 향해 달려드는 게 아닌가. 아들 보호자가 재빨리 달려들어 목줄을 잡지 않았다면 담을 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강형욱은 사랑이의 행동이 공격성이라기보다 놀자고 하는 욕구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그 에너지를 보호자들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강형욱은 보호자들이 사랑이를 무서워한다고 말하자 난감해했다. 사랑이와 있을 때 항상 불안했던 딸 보호자의 행동들은 사랑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다. '우리 보호자는 날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구나'라고 느꼈을 테니 말이다. 사랑이의 공격성을 부추기는 보호자의 강단 없는 불안부터 해결해야 했다. 지금 사랑에에게 필요한 건 헌신과 정성이 아니라 보호자의 담대함이었다.

강형욱은 훈련을 위해 핀치칼라를 꺼내들었다. 보호자들에게 사랑이를 다룰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훈련의 대전제는 '끌려다니지 않는 보호자'였따. 보호자들의 두려움은 통제력 부족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기본기를 닦을 기회마저 꺾었다. 끌려다니는 보호자에게 심화 훈련은 불가능했다. 강형욱은 물리적으로 좀더 힘이 좋은 아들 보호자에게 훈련을 받게 했다.


아들 보호자는 사랑이를 데리고 걷는 과정에서 강형욱의 옆으로 바싹 붙었다. 강형욱은 "생각이 있으면 내 옆으로 안 왔겠죠."라며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주변으로 다가가는 건 상당히 위험했다. 지적을 받은 보호자는 한층 진지해졌다. 훈련이 계속 이어지자 사랑이는 평행 산책에 점점 익숙해졌다. 아들 보호자도 사랑이에 대한 공포를 떨쳐낼 수 있었다.

본격 훈련을 위해 입마개 착용을 할 차례였다. 포인트는 입마개를 인지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채우는 것이었따. 강형욱은 사랑이가 발로 막으면 강단있게 즉시 제지하고 착용시키라고 조언했다. 완력으로 채우는 데 성공했지만, 사랑이는 힘으로 입마개를 곧바로 빼버렸다.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사랑이가 입마개를 잡으려고 하면 못하게 저지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결국 강형욱이 목줄을 건네받고 통제에 나섰다. 사랑이의 에너지는 아들 보호자가 감당하기에 확실히 벅찼다. 강형욱은 차분한 어조로 사랑이를 달래며 이동하려 했다. 바로 그때, 사랑이가 강형욱을 향해 기습적으로 입질을 시도했다. 강형욱은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지만, 사랑이는 이내 입마개까지 벗어버렸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사랑이 편을 카네코르소 달이 편에 이어 2주 분량으로 편성했다. 말미에 등장한 예고편에는 만만치 않은 훈련 과정이 소개됐다. 대치 상황에서 사랑이는 아들 보호자에게 달려들기도 했고, 야외에서 산책을 시도하다가 아들 보호자가 손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과연 사랑이는 바뀔 수 있을까. 의문을 갖게 했다. 그리고 지금 보호자의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사랑이 보호자의 경우에는, 견종 지식이 부족했던 아빠 보호자가 로트와일러와의 믹스견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사랑이를 데려와 어쩔 수 없었던 케이스라고 하지만, 반려견을 선택할 때 견종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훨씬 신중해야 한다는 걸 다시 상기시켰다. 반려견을 선택하는 건 곧 평생 함께 해야 할 가족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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