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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도 생소했던 견종, 5개월만 늦었어도 아찔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7. 1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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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의 강형욱 훈련사도 아직까지 접해 보지 못한 견종이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견종일까. 지난 1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낯선 견종들이 믹스된 고민견이 등장했다. 바로 '페터테일 테리어'와 '라이카'의 믹스견이었다. 페터테일 테리어라는 이름을 들은 강형욱은 살면서 봤나 싶은 생소한 견종이라며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신기해 했다.

페터테일은 영국 북부 지역명이고, 테리어는 '땅을 파다'는 뜻이다. 영국에서 사냥개로 유명한 불테리어의 형통을 이어받았고, 몸무게는 5~7kg정도이다. 다른 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개체 수도 적어 FCI(Federation Cynologique Internationale)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페터테일 테리어의 별명은 작은 핏불테리어, 작은 악마이다. 사냥감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근성 때문이다.

라이카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토착견이다. 우리로 치면 진돗개라고 할까. 무게는 15~25kg, 체고는 53~62cm 정도이다. 1957년 소련의 우주선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했던  최초의 우주 비행견이다. 머리가 좋고 쉽게 훈련이 가능하며 순종적인 성격인데, 모습이 워낙 다양해 셰퍼트나 시베리아허스키와 헷갈리기도 한다. 페터테일 테리어와 라이카, 흔치 않은 견종들의 만남이다.

테일이(수컷, 5개월)는 도심에서 좀 떨어진 외곽의 한 상가 1층 공실에 홀로 살고 있었다. 방치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그곳이 테일이의 보금자리였다. 보호자가 나타나자 테일이는 쌓여있던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터그 놀이를 하며 잘 노는가 싶더니 점차 강해져 보호자의 목덜미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이후 무자비한 입질이 이어졌다.


한 시간 반이나 놀아줬음에도 테일이는 지칠 기색이 없었다. 진정한 에너자이저였다. 체력이 소진된 보호자가 지쳐서 놀이를 멈추자 테일이는 보호자에게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입에 물고 마치 터그 놀이를 하듯 잡아끌었다. 3개월 차 초보 보호자는 놀이를 하면 할수록 흥분도가 높아져 나중에는 팔을 물고 놓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격리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블로킹이 놀이가 돼요, 놀이. (이런) 개들한테(는) 놀이가 돼요." (강형욱)


강형욱은 페터테일 테리어 테일이를 '워킹독'이라고 설명했다. 로트와일러나 셰퍼드, 카네코르소처럼 경호, 맹인 안내 등 특화된 일을 위해 태어난 견종을 워킹독이라고 하는데, 주어진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좋은 품종끼리 교배를 시키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우수한 개들이 나오게 된다. 다만, 강형욱은 테일이의 경우에 어릴 때 제대로 교육을 못하면 무서운 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호자는 안간힘을 쓰며 통제하려 했지만 테일이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앞다리를 땅에 붙이고 엉덩이가 위로 올린 플레이 보우(play bow) 자세를 취했다. 한마디로 '같이 놀자'는 의미였다. 결국 목줄을 잡고 최후의 수단인 홀드 스틸(반려견의 몸을 감싸거나 눌러 안정감을 주고 복종심을 길러주는 자세)까지 해야 했다. 강제로 제압해야 대치 상황은 끝이 났다.

"우선 초보 보호자라서 미안해요. 어렸을 때부터 해야 할 기본적인 훈련이 있을 텐데.. 입질견이 되기까지 어찌됐든 제가 어떤 행동들을 허락해준 게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이 가장 미안하고.." (보호자)


이미 보호자는 자신의 체력 그 이상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테일이는 통제할수록 더 사나워졌다. 통제에 실패하는 동안 보호자의 온몸에는 상처가 생겼다. 얼마 전에는 동생 보호자의 팔에 이빨이 박혀 깊은 상처가 나기도 했다. 겁을 먹고 달아날수록 집요하게 입질을 했다. 강형욱은 더 늦기 전에 출연하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훈련 시기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호자는 자신이 초보 보호자라서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해 테일이가 입질견이 됐다는 생각에 많이 안타까워하고 미안해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포기하면 누가 테일이를 사랑해 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애정의 크기만큼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형욱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보호자의 노력과 마음가짐을 칭찬했다.

"5개월만 늦었어도 웃으면서 보지 못해요. 지금 상태에서 10개월 때 만났다면 위험할 뻔 했어요. 보호자님이 벅차 하고 있는 걸 알아요. 너무 잘 왔어요." (강형욱)


강형욱은 테일이가 아직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라며 충분히 교육시킬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그리고 앞으로 1년 동안 테일이가 배워야 할 목록을 차분히 적어 나갔다. 그건 총 8가지였는데, 1. 터그 놀이 2. 앉아, 엎드려, 기다려 3. 리드워크(산책) 4. 힐 트레이닝 5. (놀이하는 과정에서) 거절 6. 친구 만나기(사회성 키우기) 7. 켄넬 들어가기 8. (보호자와) 분리되는 연습이었다.

강형욱은 에너지가 넘치는 개들과 놀아주는 게 자신의 전문이라며 테일이를 만나자마자 놀아주기 시작했다. 활기차게 뛰고 몸으로 부딪치는 등 차원이 다른 노는 법을 보여줬다. 이전까지 베개만 보던 테일이는 강형욱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몸으로 어울리며 테일이의 에너지를 소비시켰다. 그럼에도 강형욱은 지친 기색 없이 테일이를 이끌었다.

"보호자님은 엄청난 문제 있는 개를 키우는 게 아니라 그냥 성장기의 개를 키우는 거예요." (강형욱)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해 설명했다. 반려 생활이라고 하면 뭔가 멋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남는 건 허리 통증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물론 커피 한잔 마시면서 반려견과 함께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날이 오긴 오지만, 테일이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현재는 '욕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무조건 뛰고, 터그 놀이를 해줘야 하고, 몸으로 부딪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강단 있는 보호자가 되라고 요구했다. 보호자로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금지였다. 지금과는 달리 박력있고 터프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했다. 그래야 태일이가 보호자를 리더로 인식하고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력을 키워야 했다. 힘을 키워야 통제할 수 있는 법이다.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운동은 필수였다.

강형욱은 테일이가 당기는 힘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수준이라며 보호자에게 광배근(아래쪽 등을 덮고 있는 근육)을 훨씬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목줄잡는 법부터 차근차근 가르쳤다. 개가 줄을 당길 때는 마냥 끌려가지 말고 목줄을 당겼다가 놓으라고 했다. '줄을 당기면 불편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더 이상 줄을 당기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 손목에 목줄을 묶지 말라고 강조했다. 많은 보호자들이 목줄을 놓칠까봐 그리 하는데, 문제는 개의 행동에 맞춰 움직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주도적인 보호자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강형욱은 감지 않고 줄을 잡으면 컨트롤하기 훨씬 수월하다며, 초보자를 위한 올바른 목줄 사용법을 강의했다. 엄지에 고리를 끼워 잡고, 줄을 당길 때는 몸쪽으로 당기되 엉덩이를 낮춘다고 생각하라고 설명했다.


터그 놀이를 할 때도 주의해할 사항이 있다. 보호자가 먼저 놀자고 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도권을 잡으라는 의미였다. 또, 영혼이 담긴 움직임으로 개를 현혹시키고, 칭찬을 해주며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라고 덧붙였다. 다만, 생활용품으로 놀아주면 경계가 사라지기 때문에 강아지 장난감과 구분하여 놀아주라고 강조했다. 툭 치면서 개의 흥미를 끌어올려도 좋다.

다음 순서는 힐(heel)트레이닝이었다. 보호자의 발뒤꿈치를 따라 걷는 예절 훈련으로 줄 당김을 줄이면서 보호자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교육법이다. 우선, 반려견을 왼쪽 뒤편에 위치시킨 후 간식으로 따라오게 유도한다. 그리고 보호자가 서면 앉히고, 보호자가 의자에 앉으면 엎드리게 하면서 훈련을 진행해 나간다. 엎드린 후에는 개가 일어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범위 내에 간식을 떨어뜨려준다.

영리한 테일이는 훈련을 충실히 수행했다. 발전 속도가 빨랐다. 다음에는 '기다려'를 교육할 차례였다. 유아견 시기에는 상호 협력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혼자 먹을 것을 찾기보다 보호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하는 것이다. 강형욱은 테일이가 보호자 곁에 와서 엎드리고 기다리면 칭찬해 주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기에 더욱 편안히 엎드릴 수 있다.

그리고 산책 교육과 켄넬 교육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강형욱은 이런 훈련을 통해 반려견들이 '어? 우리 팀이야?'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로 돕는 팀이라는 개념을 배우게 된다는 얘기였다. 물론 그만큼의 관계를 쌓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노력이 필수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형욱이 강조했듯 우선 체력과 근육을 키워야 한다. 반려견의 보호자 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냥 사납게 느껴졌던 테일이는 사실 장난기 가득한 유아견이었다. 보는 관점을 달리하니 접근 방식도 달라졌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답도 나왔다. 이번 회차 <개는 훌륭하다>는 초보 보호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로 가득했다. 반려견을 키울 생각이라면 예습을 위해 꼭 봐야할 강아지 훈련 교본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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