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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훌륭' 공격성 강한 프렌치 불도그, 피를 본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1. 1. 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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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진 얼굴에 통나무 같은 근육질 몸을 지닌 프렌치 불도그(French Bulldog)는 일명 '박쥐귀'라고 하는 크고 넓은 독특한 귀를 가졌다. 불도그보다는 덩치가 좀 작은 편인데, 강렬하면서도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견종이다. 또, 일반적으로 밝고 다정한 성격을 지녀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 이유는 애당초 프렌치 불도그가 반려견으로만 개량됐기 때문이다.

동물을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은 "투견들의 전투는 피의 스포츠"라며 투견 금지령(1853년)을 선포했고, 당시 개들을 투견용이 아닌 반려견으로 개량하는 이슈가 유럽 전체로 공론화 됐다. 이후 잉글리시 불도그가 프랑스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퍼그와 프랑스종 테리어와 교배되면서 프렌치 불도그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 등장한 고민견은 프렌치 불도그 꼬미(암컷, 2살)였다.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인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견에게 막내 요리사를 뜻하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꼬미는 레스토랑 출근메이트였다. 보호자가 일을 할때 꼬미는 사무실 내의 보금자리에 머물렀다. 직원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냈고, 예쁨을 듬뿍 받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보호자는 꼬미가 입질이 심해졌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턱 힘이 강해지면서 한번 물게 되면 피까지 보는 상황이 발생하니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입질을 하는 걸까. 보호자는 꼬미의 몸을 눕히고 얼굴을 고정시킨 후 귀 세정제를 넣으려고 시도했다. 프렌치 불도그의 경우 이도가 좁아 귓병이 잦기 때문에 귀 청소를 자주 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꼬미는 이내 몸무림을 치며 강한 입질을 시작했다.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살벌했다. 결국 꼬미는 보호자의 손을 물며 격렬히 저항했다. 보호자는 꼬미가 아기 때는 힘으로 제압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청소기와 드라이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보호자가 청소기를 돌리기만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려고 들었다.

이 정도가 끝이 아니었다. 보호자는 꼬미가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달려든다고 했다. 외부인이 집을 방문하면 점프를 하면서 손을 물려고 하고, 손을 감추면 발을 물려고 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꼬미는 장비 교체를 위해 집 안으로 들어온 제작진을 따라 다니면서 짖어댔다. 보호자가 목줄을 잡아 당기며 말려도 소용없었다. 레스토랑 직원들도 여러 차례 물린 경험을 갖고 있었다.


꼬미의 공격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줄을 놓거나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점프를 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흥분은 잦아들지 않았고, 꼬미는 입에 커품을 물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보호자의 부재에도 공격성을 유지하는 건 두렵고 무서워서 달려드는 건 아니란 뜻이었다. 그렇다면 이유가 뭘까. 문제는 보호자의 통제가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호자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청소기를 향해 짖는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보호자가 청소기를 가져온 후 작동을 하자 맹렬히 짖던 꼬미는 장도연이 청소기를 잡자 무관심해졌다. 이후 보호자가 넘겨받았지만 짖거나 달려들지 않았다. 청소기에 대한 꼬미의 예민함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강형욱은 순서를 바꾸니 짖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소기를 꺼내고 코드를 꽂는 일련의 과정이 패턴처럼 꼬미를 자극했던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꼬미의 공격성을 해결할 차례였다. 강형욱 훈련사는 자신을 보고 맹렬히 짖는 꼬미를 현관문 밖으로 내보냈다. 이게 웬일인가. 그토록 공격적이면 꼬미가 갑자기 얌전해졌다. 강형욱은 외부는 낯선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공격성이 낮아지는 거라 설명했다. 결국 꼬미의 공격성은 자신의 공간과 보호자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어서 강형욱은 보호자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보호자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 탓에 꼬미가 스스로 리더가 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 뒤집힌 관계를 바로잡아야 했다. 훈련의 포인트는 '리더의 교체'였다. 보호자가 진정한 리더가 됨으로써 외부인에 대한 꼬미의 공격성을 통제할 수 있어야 했다. 꼬미에게 더 이상 네가 이 집과 보호자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걸 가르쳐야 했다.

통제 훈련은 목줄을 짧게 잡은 상태에서 꼬미가 달려들려고 할 때마다 보디 블로킹을 하며 진행됐다. 하지만 훈련은 만만치 않았다. 꼬미는 쉽게 지치지 않았다. 강형욱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었고, 입마개를 한 상태에서도 강형욱의 손을 물어 피가 맺히게 만들었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뒤, 꼬미는 그제서야 지쳤는지 짖기를 멈췄다. 강형욱은 이 경험이 꼬미의 장래에 도움이 될 거라고 설명했다.


"지금 꼬미의 상태는 '줄 잡고 또 직장 가겠지. 가면 뭐하겠나. 사무실에 두겠지. 사무실에 두고 미안하니 간식 주겠지.'예요. 꼬미에게 알려줘야 해요.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 자랑할 만큼의 보호자는 아니야. 근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

훈련은 계속 이어졌다. 꼬미의 흥분과 공격성은 점차 사라졌고, 좀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분해졌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목줄을 잡고 집 안 산책을 시키도록 했다. 그런데 꼬미는 보호자의 줄에 따라다니는 연습이 안 되어 있었다. 불편하고 싫어하는 티가 역력했다. 강형욱은 그런 꼬미의 마음을 대신 들려줬다. 보호자는 다시 힘을 내서 통제 훈련에 몰두했다.

보호자는 꼬미가 달려들려고 할 때마다 적극적인 보디 블로킹으로 막아섰고, 강형욱은 그런 보호자를 응원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꼬미는 조금씩 보호자의 통제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차에 타면 발현되는 공격성을 제어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보호자는 경계심이 강한 꼬미를 보조석에 카시트를 설치하고 그 위에 태웠는데, 강형욱은 앞으로는 켄넬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예뻐한다고 잘 키우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사는 세상을 소개하는 것이 보호자의 역할이에요."

물론 켄넬이 낯선 꼬미는 좀처럼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왼손으로 꼬미의 목줄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항문 쪽을 잡으라고 조언했다. 켄넬 앞에서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둔 뒤 꼬미가 스스로 들어가도록 하라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버티고 발버둥을 치던 꼬미는 이내 힘을 빼고 켄넬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이제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훈련만이 남았다.

<개는 훌륭하다>를 통해 매번 배우지만, 분명 예뻐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단호한 리더십을 갖추고, 명확한 규칙을 가르쳐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호자의 역할이다. 그래야만 내가 사는 세상을 사랑하는 반려견에게 제대로 소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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