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오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금쪽이, 오은영은 불안을 포착했다

너의길을가라 2020. 9. 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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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가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4일 방송된 13회(시청률 1.566%, 닐슨코리아 기준)에 등장한 금쪽이는 항상 밝은 성격의 8살 여자아이였다. 노래도 잘하고 춤추는 것도 좋아했다. 엄마와 외할머니로부터 사랑도 듬뿍받고 있었다. 그런 금쪽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신애라를 비롯한 MC들과 오은영 멘토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금쪽이 엄마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이혼이 금쪽이에게 불안감을 줬을 거라고 걱정했다. 물론 부모의 이혼은 어린아이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리라.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허나 금쪽이에게 그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당혹스러운 사건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하나밖에 없는 오빠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것이다. 불과 작년의 일이었다.

금쪽이 오빠는 가와사키병(영아와 소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형관염)을 앓아 심장이 좋지 않았는데, 야구를 하러 밖에 나갔다가 심장마비가 와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골든타임을 놓쳤던 것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은 가족 모두에게 큰 아픔이었다. 특히 엄마가 느끼는 상실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참척(慘慽)의 아픔은 사지가 끊어지는 것 이상의 고통이었으리라.

 

 
불과 작년만 해도 자신의 곁에 있던 아이가 어찌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엄마는 집 안에 남아있는 아이의 흔적을 어루만지며,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럼에도 일상을 살아가야했다. 이를 악물어야 했다. 금쪽이를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정작 지인들은 "저 엄마는 아들이 그렇게 됐는데 웃고 다니네?"라며 가슴을 후벼팠다. 그런 말들에 더욱 위축되곤 했다.

엄마의 약한 모습들은 금쪽이의 마음을 속상하게 했다. 그래서 엄마가 울려고 하면 곧바로 위로에 나섰다. 그만큼 성숙한 아이였다. 그렇다고 금쪽이에게 불안이 없진 않았다. 각자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었다. 엄마는 금쪽이의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하는데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본격적으로 금쪽이의 행동을 관찰할 차례였다.

금쪽이는 식사 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밥을 잘 먹으려 하지 않아 엄마가 대부분 밥을 먹여줬다. 혼자 머리도 묶을 줄 알고 슬픔에 빠진 엄마를 위로할 줄도 아는 아이인데, 유독 밥을 먹는 상황에서는 유아 같았다. 왜 그런 걸까. 오은영 멘토는 그 이유를 "엄마가 그렇게 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마는 명령조의 말투로 금쪽이를 통제하려고 했다.

 

 


불안의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상대를 통제하는 것인데, 금쪽이 엄마는 첫째 아이를 잃은 불안 때문에 금쪽이를 그리 대하고 있었다. 내면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금쪽이를 끌고 가려 했던 것이다. 또, 엄마 스스로 그렇게 통제하는 방식이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치 엄마로서의 숙제와도 같은 책임감이 금쪽이 엄마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한편, 금쪽이는 학교만 가면 불안해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의 마음을 헤아렸다. 오빠가 갑자기 떠나버렸기 때문에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거라 분석했다. 엄마까지 떠날까봐 공포스러웠던 거였다. 그제서야 금쪽이가 맞서고 있는 정서적 고통과 어려움이 느껴졌다. 금쪽이도 자신만의 색깔로 불안을 표현하고 있었다.

실제로 금쪽이는 집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잠시 밖에 나가자 눈물을 흘리며 힘겨워 했다.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창문을 열어 바깥의 엄마를 찾았다. 엄마가 있다는 걸 확인한 후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금쪽이는 머리카락을 꼬고, 다리를 심하게 떨었다.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듯했다.

 

 
"엄마가 울면 나는 답답해. 계속 오빠가 죽었다고 슬퍼하니까. 엄마가 슬픈 것만 보면 슬퍼."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일반적인 분리불안이 아닌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가진 분리불안" 증세가 있는 것이라 진단하고 그에 맞는 '금쪽 처방'을 제시했다. 금쪽이와 함께 심장내과를 방문해 엄마의 심장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시켜줌으로써 불안을 낮춰 주라고 권했다. 금쪽이는 힘차게 뛰고 있는 엄마의 심장소리를 듣고 한결 안심하는 듯했다.

다음으로 금쪽이 엄마의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권유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른 채 살아왔기에 엄마의 마음은 곪을 대로 곪아 있었던 것이다. 스튜디오에 금쪽이의 외할머니가 함께 나온 이유가 있었다. 금쪽이 엄마도 그의 엄마에겐 금쪽같은 내새끼였다. 무슨 일이 있어서 항상 내 편인 당신이었다. 그들은 서로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속마음을 나눴다.

 

 


마지막 처방은 금쪽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놀이를 통해 떨어져 있는 시간을 고통스럽지 않게 느끼게 해주었다. 명령조가 아닌 애정이 넘치는 말투로 금쪽이를 대했다. 함께 춤을 추며 함께 웃음꽃을 피웠다. 금쪽이는 더 이상 혼자 있는 것을 겁내지 않았다. 금쪽이 엄마도 슬픔은 슬픔으로 느끼되, 그것이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게 만드는 법을 익혀갔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단순한 육아 버라이어티를 넘어 가족의 성장을 보여줬다. 그 과정을 함께 했던 우리도 한뼘 성장한 듯하다. 부디 금쪽이와 금쪽이 엄마가 지금의 웃음을 잃지 않길 응원한다. 더불어 아이의 죽음에 대한 자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오은영의 위로처럼 그건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었니까. 앞으로 그 어떤 섣부른 시선과 말들도 그들의 마음에 작은 생채기조차 내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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