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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 끝난 '비밀의 숲2', 조승우와 배두나는 끝까지 공조할 수 있을까?

너의길을가라 2020. 8.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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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안개가 자욱한 통영의 바다, 그곳에서 만취한 대학생 두 명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주지청으로 발령이 난 검사 황시목(조승우)은 송별회에 참석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지나가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안개가 워낙 짙어 그 무엇도 식별할 수 없었다. 이후 앰뷸런스가 해안도로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본 황시목은 송별회도 불참하고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시각, 경찰 한여진(배두나)은 자신이 팔로우 하는 재벌 2세의 인스타 계정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평소 관심 있던 레트로 피규어를 구경하다가 커플 사진을 발견했다. 통영 바닷가 해안통제선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사진이 지워졌고, 의아함을 느꼈다. 다음 날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통영사고'에 대해 듣게 된 한여진은 자초지종을 묻기 위해 황시목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공조'를 통해 '통영사고'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당시 통영의 바닷가에는 '해안통제선'이 설치돼 있었는데, 대학생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는 훼손된 상태였다는 걸 알아냈다. 그리고 그 범인이 재벌 2세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하지만 부장 판사 출신의 변호사를 선임한 재벌 2세는 사건이 넘어간 지 하루 만에 불기소 처분을 받아냈다. 이른바 '전관 예우'를 이용한 것이다.

물론 철없는 재벌 2세가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해안통제선을 훼손한 잘못과 대학생들이 바다에 들어가 놀다가 익사한 사고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 지은 동부지검장 강원철(박성근)의 결론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황시목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부당함을 지적하며 의견서를 제출한 건 그 때문이었다.


"특혜가 아니라 기회를 뺏긴 거라면요. 긴 시간 조사를 받으면서 자기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장난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직접 느끼고 각성할 기회요? 이제 그 사람들에게 남은 건 전보다 더 꺼려질 게 없는 세상일 겁니다."

드디어 tvN <비밀의 숲>이 시즌2로 돌아왔다. 조승우, 배두나, 이준혁 등 시즌 1의 주역들은 더 노련해졌고, 이수연 작가의 극본은 더욱 촘촘하고 세련돼졌다. 사실 '통영사고'는 시즌2의 포문을 열기에 조금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사건이다. 뭔가 화려한 출발이 필요할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수연은 그런 선입견을 과감하게 뒤집어버렸다. 오히려 힘을 빼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니까 '통영사고'는 앞으로 <비밀의 숲> 시즌2가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숲의 서막에 불과했다. 사고와 사건의 경계에 있는 '통영사고'를 통해 각 캐릭터들을 설명하고, 그들간의 관계를 짚어냈다.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였다. 또, '전관예우'라는 법조계의 고질적 문제를 언급하는 한편, 이를 '검경 수사권 조정'의 불씨로 확장시키는 영리함을 발휘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검경 수사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먼저 점수를 딴 쪽은 수비수(수사종결권을 방어하는 입장이기 때문)라고 할 검찰이었다. 형사법제단 부장검사 우태하(최무성)는 수사내용 누설 혐의로 경찰 정보국장을 소환하는 강수를 뒀고, 이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한몫했다. 경찰이라고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수사구조혁신단의 단장 최빛(전혜진)은 한여진으로부터 '통영사고'에 대해 전해 듣고, 이를 반격의 카드로 활용했다. 피해자 유족을 찾아가 여론을 집중시키면서 검찰이 전관예우를 하느라 사건을 하루 만에 종결시켰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그에 따라 "이게 다 수사를 종결시킬 수 있는 권한이 전적으로 검찰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경찰의 주장이 탄력을 받게 됐다. 결국 검경 협의회가 열리게 됐다.


이처럼 <비밀의 숲> 시즌2는 해묵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수연 작가는 수사권을 두고 벌이지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대립이 '왜' '어디서' 생기는지 궁금해졌다고 했다. 그 불화가 국민이 삶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졌으리라. <비밀의 숲> 시즌2는 그 이해관계의 양상을 치열하고 적나라하게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집단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사안을 두고 침묵하지 않는 검사 황시목과 행동하는 경찰 한여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안갯속 진실을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바라보며 공조했던 두 사람은 이번에도 그리할 수 있을까. 어쩌면 반목하지 않을까. 우태하와 최빛은 황시목과 한여진의 미래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극복해야 할 어떤 지점이 될 것인가.

그밖에도 최빛의 약점을 파고들며 우태하의 칼이 되고자 하는 서동재의 등장, 남편 이창준(유재명)의 죽음 이후 한조 회장에 오른 이연재(윤세아)의 심중도 의문을 더했다. 아마도 16회에 다다를 때쯤이면 이런 의문들이 하나둘씩 풀여가게 될 것이다. 7.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던 1회에 비해 2회는 6.4%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밀의 숲>에 대한 시청자들이 관심은 뜨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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