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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들이 되고픈데.." 7남매 중 첫째의 아픔, '금쪽같은' 오은영의 처방은?

너의길을가라 2020. 8. 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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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역대급 대가족이 등장했다. 부산 4남매 큰딸 편(4회)으로 시청하고 "이건 내가 신청해야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는 출연자는 무려 7남매(2남 5녀)의 부모였다. 스튜디오는 충격에 휩싸였다.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92명에 불과한 시대에 7남매를 낳다니 정말 대단한 일 아닌가.

7명의 자녀를 보살피는 일은 얼마나 고단할 것인가. 감히 예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영상은 그 고충을 극히 일부분만 담아낼 수 있을 뿐이었다.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금쪽이의 아침밥을 차려주는 것부터 엄마의 일상은 시작됐다. 이어서 둘째의 등교를 돕고, 다음엔 셋째와 넷째, 막내의 어린이집 등원을 위해 집밖을 나섰다.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다섯째와 여섯째가 어린이집을 가기 전,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엄마는 쉬지 않았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7명 분의 빨래를 한벌 한벌 다림질 했다. 기상 이후 엄마는 단 한 차례도 자리에 앉지 않았다. 대단한 체력과 정신력이었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10시 30분이었다. 4시간 가량의 시간이 눈코뜰새 없이 지나갔다. 이제 드디어 엄마가 좀 쉴 수 있는 걸까.

잠시 뒤,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 카페로 향했다. 아이들끼리 놀게 하고 잠시 쉬려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조리실로 들어가더니 요리를 하는 게 아닌가. 다름 아니라 엄마는 고깃집과 키즈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쉬면 오히려 몸이 처져서 차라리 일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그렇게 몇 년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정말 기립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사실 힘들어요. 사랑하고 잘 키우려고 하니까, 애를 쓰면 쓸수록 힘든 게 사실인데요. 그러다 보면 육아 스트레스도 너무 많고, 힘들고 우울하기도 한데.. 엄청 씩씩하세요." (오은영 멘토)

7명의 자녀를 키우기 위해 엄마는 엄청난 고단함과 매일같이 싸우고 있었다. 아무리 강해보이는 엄마였지만, 그도 지치고 힘들 때가 있지 않겠는가. 언제 가장 지치냐는 질문에 늦은 시각 영업을 마치고 퇴근할 때, 혼자서 7명의 아이들을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아빠는 어디 있는 걸까. 수산업에 종사하는 아빠는 타지에서 주로 일하며 생계를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이쯤되니 '문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7남매의 엄마, 아빠는 바빠도 너무 바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365일 쉬지 않고 일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저마다 결핍을 안고 있었다. 물론 생계를 위해서, 7남매를 키우기 위해서 떠밀리듯 그리 살아온 것은 충분히 이해됐지만, 조금 지나칠 정도로 바쁜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사춘기를 앞둔 첫째 금쪽이에게 조금씩 문제점이 보였다. 의젓하고 듬직한 금쪽이는 상당히 과묵했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선호했다.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금쪽이는 홀로 떨어져 있었다. 금쪽이는 자신이 기르는 앵무새만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둘째와는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아 걸핏하면 싸우기 일쑤였다. 다른 동생들과의 관계도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금쪽이는 외로워보였다.


왜 그런 걸까. 실마리는 엄마의 태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장난감을 사러 갔을 때, 엄마는 금쪽이에게 "왜 이렇게 쉽게 골라"라며 면박을 주고 짜증을 냈고, 결국 동생과 경쟁을 붙여 이긴 사람에게 장난감을 사주었다. 이 장면을 보던 오은영 멘토는 "아, 진짜 할 얘기 많은데요."라며 안타까워했다. 형제 간에 경쟁을 붙이는 건 좋은 경쟁이라 할 수 없었다.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 멘토는 동생들과 경쟁을 하다보면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망신이기 때문에 형 입장에서 동생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엄마의 대화 방식도 문제가 있었다. 엄마는 금쪽이와 둘째를 앵무새 카페로 데려가 화해시키려고 애썼지만, 얼마 가지 못해 대화는 단절됐다. 그 상황이 답답했떤 엄마는 구석으로 가서 눈물을 흘렸다. 금쪽이는 엄마를 찾다가 그 모습을 보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오은영 멘토는 팔짱을 끼고 대화하는 습관은 부정적인 느낌을 주고, 말마다 따지고 드는 대화법은 아이에게 비난처럼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쪽이에게 엄마와의 대화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좋은 피드백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끝은 엄마의 눈물로 마무리되니 금쪽이는 점차 대화를 기피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면 아예 입을 닫게 될지도 몰랐다.


"난 훌륭한 아들이 되고 싶은데 근데 엄마 아빠는 잘 못 알아주는 거 같아. 나도 동생들처럼 사랑해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금쪽이는 아직까지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 있는 아이였다. 그러나 동생들이 생겨버린 탓에 관심과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언제나 맏이라는 책임감이 금쪽이이 어깨를 무겁게 했다. 마음 속에 충족되지 못한 요구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금쪽이는 엄마, 아빠의 보물 1호가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부모님과 여행을 가는데, 자신은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다며 서운해 했다.

커서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금쪽이는 '놀러 많이 가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런 금쪽이를 지켜보던 엄마는 울음을 터뜨렸고, 아빠도 꾹 참았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평소 갖고 있떤 미안함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오은영 멘토는 살면서 힘들 때 떠올릴 수 있는 어린 날 추억이 없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며, 생계도 중요하지만 짬을 내서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한편, 금쪽이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였다. 오은영 멘토는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금쪽이만의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존중한다는 상징적 의미이기도 했다. 또, 금쪽이는 구분을 통해 안전함을 느꼈는데, 그건 단순히 욕심이 많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녀가 많은 집에선 흔한 일이었다. 따라서 물건의 소유개념을 확실히 인정해 줘야 했다.

오은영 멘토의 금쪽 처방은 효과가 있었을까. 자신의 방이 생긴 금쪽이는 훨씬 더 안정적이 됐다. 또, 아빠와의 낚시를 통해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좋은 추억을 쌓아나갔다. 엄마는 금쪽이에게 많이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과 마음을 헤어려주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섬세하고 마음이 따뜻한 금쪽이는 앞으로 빛나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생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더할나위없이 중요하다. 이번 주에도 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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