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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을 참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아이,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너의길을가라 2020. 8. 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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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배 아파요."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땀으로 머리카락까지 흠뻑 젖어버린 아이가 울부짖고 있었다. 계속해서 하기 싫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 고통 때문인지 몸을 꼬면서 집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배를 움켜쥐고 방바닥을 뒹굴기도 했다. 뭔가를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기 싫은 무언가가 있는 걸까. 아이의 아빠는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해서 참는 거라 얘기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저희 아이가 대변을 오래 참아요. 어떻게 해서든 참으려고 노력을 해요. 3~4일 참던 게 지금은 6~7일까지도 참고 있어요. 점점 길어져요."

오열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빨리 이유가 알고 싶어졌다. 지난 7월 31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등장한 5살 금쪽이의 고민은 바로 '배변 활동'이었다. 다시 말하면 '변비'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단순한 변비가 아니라 금쪽이가 의도적으로 대변을 참는다는 것이었다. 응? 대변을 참는다고?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홍현희는 아이들은 변의가 있으면 못 참지 않느냐고 되물었고, 정현돈도 그게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라며 의아해했다. 한편, 장영란은 둘째 아이가 대변을 참다가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냄새를 싫어하고 창피해 하는 것 같았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오은영 멘토는 아이들이 대변을 참는 이유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를 찾는 게 우선이라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렇다.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유난히 심해진 계기가 있었냐는 오은영 멘토의 질문에 금쪽이 엄마는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속상해했다. 기저귀를 떼고 첫 번째 배변은 성공적이었고 두 번째 배변도 2~3일 간격으로 잘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텀이 길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금쪽이는 기저귀를 뗀 지 3개월째 계속해서 배변 문제를 보이고 있었다.

사실 엄마는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가 대변을 잘 보지 못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오죽했겠는가. 엄마는 금쪽이의 배변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미역국을 끓여 주고, 요거트와 치즈 등 배변에 좋다는 음식은 이미 다 먹이고 있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게다가 금쪽이는 물도 잘 먹는 편이었다. 수분량이 모자란 것도 아니었다.

관찰 첫날에 확인된 사실은 금쪽이가 무섭고 창피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배변을 참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 금쪽이는 미용실에 가는 것을 화장실에 가는 것만큼이나 두려워했다. 여러 차례 머리를 자르려고 시도했지만, 금쪽이의 완강한 거부에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배변 활동을 무서워하는 것과 미용실에 가는 걸 두려워하는 것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났지만 금쪽이는 여전히 배변 활동을 미루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의 설득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금쪽이는 밥을 먹는 것도 거부했다. 밥을 먹으면 "배가 쑥쑥 커"진다며 국물 몇 숟갈을 떠먹더니 식사를 종료했다. 결국 소아과 병원을 찾아가 X-ray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금쪽이의 장에는 대변이 가득 차 있었다. 배가 차서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금쪽이는 단계가 바뀌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있는 아이입니다. 태어나서 기저귀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채워지고 금방 익숙해져요. 그건 너무 편해져요. 그걸 차고 있을 때는 변을 잘 봐요. 그런데 일정한 나이가 되면 기저귀를 벗어야 합니다. 그럼 이것이 그 다음 단계로 성장하면서 단계의 변화를 겪는 거예요. 그럼 이 아이는 익숙했던 기저귀를 벗으면 헐렁한 거예요.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고, 이것 때문에 저항하는 거예요."

이제 오은영 멘토가 나설 차례였다. 그는 먼저 아이들의 배변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배변은 자기가 먹은 것이 자신의 위에서 소화가 돼서 덩어리로 만들어져서 자기가 항문을 열어야" 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것"이므로 그 과정을 편안하게 잘 해내는 건 자기 효능감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는 장 건강만이 아니라 정서 발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기저귀를 착용했을 때는 배변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소변의 경우에는 금쪽이 혼자 해결하고 있었다. 문제는 오로지 대변이었는데,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대변을 볼 타이밍을 한번 놓쳤더니 대변이 딱딱해졌을 테고, 그 때문에 장과 항문이 많이 아픈 경험을 했을 거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금쪽이에게 대변은 고통과 동의어였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변을 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참다못한 엄마는 화를 내기 시작했는데, "이걸 왜 참아? 형아가 똥도 못 싸고 어떡할 거야?" 등의 비난을 하며 금쪽이를 압박하고 혼을 냈다. 엄마도 걱정이 되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랬을 테지만, 금쪽이 입장에서는 화장실에 가는 게 더 싫어질 수밖에 없었다. 배변과 관련된 모든 과정이 무섭게 기억된 셈이었다.

한편, 금쪽이의 행동은 기질과도 관련이 있었다.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저항감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안전하다는 확신이 필요한 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촉감과 관련한 변화가 불편하기 때문에 차가운 변기와 맞닿는 화장실과 가위 등이 닿는 미용실을 무서워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접하기 전에 안전을 확인시켜 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렇다면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좌식 변기가 아니라 재래식 화장실에서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을 보도록 해주라고 조언했다. 일명 푸세식 말이다. 이렇게 할 경우 몸이 닿지 않을 뿐더러 힘을 주기도 쉽고, 항문이 잘 열린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고 치료 성분이 있는 연고를 발라 더 이상 항문이 아프지 않도록 해주라고 덧붙였다.

솔루션 이후에도 금쪽이의 배변 활동은 쉽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화장실 박물관을 체험하고, 어린이용 변기를 통해 금쪽이가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금쪽이의 마음을 열어 나갔다. 또, 배변 시뮬레이션을 함께 하며 금쪽이가 자기 효능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방 3주가 지났을 때, 금쪽이는 이전과 달리 편안해진 모습으로 화장실로 들어갔고 이내 배변에 성공했다.

솔루션 4주 차에는 이틀 만에 배변 신호가 왔고, 여유 있게 배변에 성공했다. 앉자마자 배변에 성공한 금쪽이는 환하게 웃었고 엄마와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제 금쪽이는 1일 1똥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낯선 마트 화장실에서도 대변을 볼 수 있게 됐다. 대변을 '괴물'이라 여기고, 배변 과정을 고통으로 받아들였던 금쪽이의 변화는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한편, 미용실 극복 솔루션도 함께 진행됐는데, 오은영 멘토는 작은 눈썹 칼을 통해 털이 잘리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이 경우 금쪽이가 스스로 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뒷거울을 활용해 보이지 않아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라고 조언했다.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효능감을 얻게 해주는 게 포인트였다. 아이의 배변 활동으로 고민하고 있거나 미용실에 가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모들에게 정말이지 속시원한 금쪽 처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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