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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빈이 '프로듀스X101'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9. 5. 8. 18:59


지난 3일 첫 방송된 Mnet <프로듀스X101>은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맞았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출연자 논란'이다. 검증되지 않은 일반인이 출연하는 만큼 충분히 예견된 리스트다. 문제의 인물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윤서빈이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서빈의 과거를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의 요지는 윤서빈의 개명 전 이름이 윤병휘이며, 그가 학창시절에 일진으로 학교 폭력을 일삼았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고, 시청자들은 윤서빈의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JYP와 Mnet 측은 곧바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고, 결국 윤서빈은 <프로듀스X101>에서 하차하게 됐다. JYP는 "회사의 방침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 윤서빈군과 연습생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작발표회에서 안중영 PD는 연습생 및 기획사와 세 차례 미팅을 거치는 등 출연자의 과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검증 과정은 실패했다. 걸러지지 않았다. 


물론 제작진의 책임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문제다. 무엇보다 인성을 중시한다던 JYP 마저도 모르고 있었던 일 아닌가. 소속사조차 알지 못하는 출연자(연습생)의 과거를 제작진이 파헤쳐 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고작 사전 미팅만으로 사람을 속속들이 알아낼 수 있을까? 당사자가 입을 닫고 함구한다면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다. 게다가 윤서빈의 경우에는 개명까지 한 상황 아닌가. 결국 중요한 건 '사후 대처'다. 



<프로듀스X101>은 '하차'를 선택했다. 반면, Mnet <고등래퍼>는 시즌 1(2017)에서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됐던 양홍원을 하차시키지 않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호했다. 그리고 양홍원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스윙스는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잠재성을 가진 것을 인정해달라"며 양홍원을 옹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듯 일관성 없는 대처 탓에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방송사는 출연자 논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학교 폭력 논란은 매번 되풀이 되고 있다. <프로듀스X101>(2017)은 시즌 2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방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점에 한종연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자진 하차했던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만큼 학교 폭력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의 방증 아닐까?


그러나 생각처럼 그 현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윤서빈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런 상황을 만든 거 자체가 잘못이니 죄송하다. 그런데 학교 생활기록부에도 학교 폭력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일간스포츠, [단독]윤서빈 "모두에게 죄송, 개명·자퇴 부분 오해 있어")고 말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학교 폭력은 '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는다. 워낙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 교사 재량으로 계도하는 선에서 마무리 된다.



설령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렸다고 해도 가벼운 징계의 경우에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는다. 교육부의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해관계에 따라 축소·은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JTBC 금토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은 그런 촘촘히 얽힌 이해관계를 예리하게 드러내고 있다. 학교 측은 평판과 이미지를 위해, 경찰은 학교 문제에 섣불리 개입하기 어렵다. 또, 가해자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의 미래를 지킨다는 이기심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을 압박한다. 


학교 폭력은 명백한 '폭력'임에도 그 배경이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자들의 장난' 쯤으로 미화된다. 드라마 속에서도 오준석(서동현)과 이기찬(양한열), 조영철(금준현), 나성재(강현욱) 등은 자신들의 폭행이 장난이었다고 항변한다. 죄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다. 부모는 어릴 때는 다 치고받고 싸우면서 크는 거라며 두둔한다. 이렇듯 여러가지 문제들이 결합된 학교 폭력은 끝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채 과거에 묻히고 만다.


당시에 제대로 걸러지지 못한 학교 폭력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가해자들은 눈앞의 성공을 앞두고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그것이 인과응보라는 걸 알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가 곧바로 뒤따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윤서빈 논란을 통해 새삼 깨닫는다. 차라리 이런 식으로라도 학교 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게 나은 걸까. 그것이 온전한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윤서빈 논란을 지켜보면서, 반복되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과거 논란을 목도하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스윙스의 말처럼 사람은 변한다.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그 전제는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일 것이다. 그 과정 없이 스스로를 변했다고 말하는 건 자기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윤서빈이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간단한다. 어린 시절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아니다. 그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은 채 나태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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