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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연예

장범준 반성시킨 심지호와 윤주부가 된 윤상현.. 둘의 공통점은?



"앨범 작업하다보면 집에도 하도 안 들어가고 육아를 많이 못 도와준 거죠."


지난 21일,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장범준은 최근 들어서 예능에 잇따라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앨범 홍보를 위해서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의 경우에는 앨범 홍보와 더불어 육아를 도와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범준은 평소에 육아를 많이 돕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예민한' 사람들은 이미 '불편함'을 감지했을 것이다. 장범준은 시종일관 '육아를 돕는다'고 이야기했다. 언어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 한마디를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장범준이 육아를 '누구'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지 말이다. 적어도 그의 일은 아니었다. 그저 가끔씩 돕기만 하면 책임을 다한다고 여기는 듯했다. 그러면서 온갖 생색을 냈으리라. 


불편함이 불쾌함이 될 무렵, 고맙게도 옆에 있던 심지호가 나섰다. 최근 <슈돌>에 출연해 '육아 고수'의 면모를 보여줬던 심지호는 "육아는 저의 삶이기 때문에"라고 운을 떼더니, 육아를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그렇다. 그건 부모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육아에 있어) 당사자가 아닌 부모란 존재할 수 없다. 심지호의 이야기를 좀더 경청해 보자.

 


"첫째 아들 태어나고 나서 2년 동안 본의아니게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됐는데, 그때가 또 가장 빛나는 시기였어요. 왜냐하면 첫째 때문에. 힘든 시기를 아름답게 보내왔는데, 그걸 해보고 나니까 너무 쉽지 않은 거예요. 육아는 육아만 있는 게 아니라 가사가 동반되거든요. 가사만 해도 너무 힘든데, 육아랑 같이 하다보면 혼자 절대 못 하거든요. 그걸 알아서 나가 있으면 (아내가) 걱정이 돼요. 아빠가 육아를 돕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본의 아니게 장범준을 '디스'한 셈이 됐지만, 이건 비단 장범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상당수의 남성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육아정책연구소는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국민 3,000명 대상)'를 발표했다. '양육 부담을 총 10으로 했을 때 적절한 분담 비율은 얼마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엄마 5.74 대 아빠 4.26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분담 비율은 6.86 대 3.14로 나왔다. 이는 가사(家事) 분담률과도 일맥상통했다. 이를 통해 양육의 남녀평등에 대한 필요성과 공감대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그러한 인식과 현실 사이에 일정한 괴리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남성들이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말은 그럴싸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장범준이 심지호의 지적에 "아, 예예. 맞는 얘기인데.."라고 쩔쩔맸던 것처럼 말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에서도 남편들의 언행불일치가 확인됐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부는 59.1%로 2년 전보다 5.6% 포인트 늘었지만, 실제로 일주일에 한번도 빨래를 하지 않는 남편은 51%나 됐다. (2016년 기준) 그나마 시장 보기와 집안 청소에서의 참여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아내들의 가사 노동 참여율은 99%를 넘었다.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는가.


가사와 육아는 결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앞서 육아정책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 않안던가. 심지호 역시 "육아는 육아만 있는 게 아니라 가사가 동반"된다고 말했다. 가사든 양육이든 '분담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과 헌신이 강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누군가는 '아내'인 경우가 절대 다수이다. 



"근데, 나는 애들 키우면서 답답해서 미치겠다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어. 산후 우울증이 생길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최근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에 메이비-윤상현 부부가 합류해 자신들의 인상을 공개했다. 그들은 세 아이를 키우며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만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냈다. 지난해 12월 셋째를 출산한 메이비는 막내를 보살피느라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인상적인 건 윤상현의 모습이었다. 그는 '윤주부'라는 별명답게 능숙하게 가사와 육아를 척척 해냈다. 


아내가 잠에서 깨기 전에 분리수거와 집안 청소를 말끔히 했고, 미리 밥솥에 밥을 안쳐 뒀다. 이윽고 잠에서 깬 아내가 식사를 준비할 동안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아줬고, 밥을 먹이고 양치를 해주는 것까지 육아 전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막내가 잠에서 깨 울음을 터뜨리자 재빨리 달려갔다. 윤상현의 행동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메이비-윤상현 부부의 가사 및 육아의 분담은 이상적이었다. 



일부 언론들은 윤상현이 '아내를 대신해 육아, 살림을 전적으로 도왔다'고 썼지만, 우리는 이제 그 표현이 잘못된 것을 안다. 대신하는 것도 돕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몫을 할 뿐이다. 메이비는 "지금껏 육아하면서 남편이 (촬영 때문에) 없었던 적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제가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았던 게, 한 시간이 비더라도 집에 왔었어요. 그 한 시간을 아이들과 저를 위해 쓰고 나가는 거예요."라며 윤상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심지호와 윤상현, 그들이 입맞춰하는 말은 '혼자 힘들 아내가 걱정됐다'는 것이다. 남편이자 아빠로서의 책임감과 사랑일 것이다. 두 사람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되는 건 여성들은 지금껏 늘 그렇게 해왔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기울어진 세상은 남성들의 가사 및 육아 참여에 박수를 보내지만, 정작 여성들에겐 그리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정상적인' 세상은 심지호와 윤상현에게 더 이상 놀라지 않는 세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