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 연예

익숙해도 반가운 '스페인 하숙', 차승원과 유해진의 쿵짝이 통했다



"사실은 <삼시세끼>를 하려고 미팅을 했었다. 차승원 유해진과 얘기를 하다가 <삼시세끼>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특별한 걸 해볼까 하다가 얘기가 커져서 스페인에 가서 손님들에게 밥도 주고 잠자리도 제공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나영석 PD)


지난 15일, tvN <스페인 하숙>이 첫 방송 됐다. 시청률은 7.591%, 쾌조의 출발이다. <스페인 하숙>은 전형적인 '나영석표 예능'이었다. 익숙함에 낯섦을 더한다, 그것이 나영석 PD가 그동안 만들어 왔던 예능의 기본 공식이자 성공 패턴이 아니던가. 익숙하기만 하면 지루하고, 낯설기만 하면 적응이 어렵다. 나PD는 그 적절하고도 절묘한 배합을 잘 알고 있는 예능의 장인이기도 하다. 


달라진 건 없었다. 차승원과 유해진, 두 동갑내기 친구는 여전히 유쾌했다.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특유의 입담도 그대로였다. 한쪽에서 '쿵'하면, 어김없이 다른 이가 '짝'으로 호흡을 맞췄다. 오래되고 단단한 관계에서 나오는 안정감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과장하지 않았고, 무리하지도 않았다. 그저 수더분했다. 서글서글한 그들의 모습은 금요일 저녁의 안식(安息)에 안성맞춤이었다. 


적성을 살린 역할 배분도 자연스러웠다. '요리부' 차승원은 순식간에 주방을 장악했고, 식재료를 구입해 뚝딱뚝딱 음식을 만들어냈다. '설비부' 유해진은 철물점으로 향했고, 잘업실에서 톱질과 못질을 하며 필요한 물품들을 뚝딱뚝딱 제작했다. 유해진은 어김없이 아침 산책을 나섰고, 카메라로 마을의 풍경을 담았다. 차승원은 일찍부터 일어나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까지 tvN <삼시세끼>와 똑같았다. 



달라진 것도 있었다. 우선, 새로운 멤버로 배정남이 합류했다. 그의 역할은 '막내'이자 '보조'였다. 요리부 차승원의 지휘에 따라 식재료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해치우고, 함께 장을 보는 식이다. KBS2 <거기가 어딘데>에서도 확인했다시피, 배정남은 '동생'일 때 그 매력이 확 살아난다. 그의 "행님"이라는 말은 언제나 구수하다. 이번에도 두 명의 형들과 함께 할 배정남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가장 새로운 건, 그들이 밟고 있는 땅이다. 배경이 확 달라졌다. 익숙한 '만재도'가 아니라 낯선 땅, 스페인의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한 부분인 곳으로 수많은 순례자들이 잠시 들리는 작은 마을이다. 차승원과 유해진, 배정남은 왜 그곳에 갔을까? '알베르게', 그러니까 하숙집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순례길을 걷는 여행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것, <스페인 하숙>은 그렇게 시작됐다. 


일단, 판은 잘 차려졌다. 애초에 차승원과 유해진은 시청자들이 가장 그리워하고 요구했던 조합이 아니던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만큼 시청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보인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환상의 '쿵짝'을 볼 수 있는데, 프로그램의 제목이 <삼시세끼>면 어떻고, <스페인 하숙>이면 어떠랴. 분명 익숙한 관계와 웃음이었지만, 식상하기보다 친근하고 반갑기만 했다. 그것이 차승원과 유해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오늘 오늘 하여튼간, 땡 잡으셨어요!"


관건은 기존의 예능과의 차별성이다. <스페인 하숙>은 <삼시세끼>가 모태(母胎)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고, tvN <윤식당>이나 JTBC <효리네 민박>이 연상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나 PD는 "저희는 하숙집이기 때문에 매일 손님이 온다. 오시는 손님이 누군지 알 수 없다. 예약을 하는 구조가 아니다. 매일 몇명의 손님이 올지 알 수 없는 구조"가 차별점이라 설명했다. 


손님을 맞을 준비가 모두 끝났다. 본격적으로 '손님(여행자)'을 맞이하는 2회부터 <스페인 하숙>만의 매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손님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은 유해진이 손님들에게 질문을 건네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연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방송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장면들은 나PD와 차승원, 유해진이 굳이 '외국'으로 나가 '하숙집'을 운영해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할 것이다. 


금요일 밤에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하나다. 일주일의 고된 삶을 잊게 해줄 안식이다. 편안한 웃음, 느긋한 여유 말이다. 더군다나 온갖 난잡한 사건들이 우리들의 시야를 오염시키고, 머릿속을 더럽히고 있지 않은가. <스페인 하숙>을 보면서 잠시나마 거칠어진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또, 순례길에 오른 이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해야 할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