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억장 무너지는 이야기.

너의길을가라 2012. 8. 1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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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모습보면 누가 애국하겠나"…독립운동가 유족의 恨

정부 보조금 월 50만원…하루하루가 힘든 독립운동가 유족


제67주년 광복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하루종일 폭우가 내렸습니다. 왠지 민족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셨던 독립운동가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쏟아내는 한탄과 눈물인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광복절은 벌써 67주년을 맞이했지만, 대한민국이 과연 진정한 '광복'을 이뤄냈는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친일파의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득세하고 있고, 오히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왜 이래야만 하는 걸까요?





상하이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이었던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 이항증 씨의 인터뷰는 참 먹먹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많던 재산 다 독립운동하는 데 썼지. 애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돈이 없잖아. 학교에서 쫓겨 오기 일쑤였어. 그리고 1950~1960년대는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을 죄인 다루듯이 했어. 빨갱이와 동급이었지. 독립운동하셨던 어른 중 한 분이 북을 택하셨는데 연좌제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 독립운동하셨지만 이념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진 분들이 많아. 구천에서 그분들 혼이 떠돌고 있을 거야."


"독립운동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이 1만 1000여명이야. 적 치하에서 36년을 독립운동했는데 그것밖에 안 될까. 3.1 운동 때 만세 부른 사람만 4만 명이야. 서훈이 늦어져 기록이 다 사라진 거지."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2009년 국가유공자 고용명령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보훈 가족이라는 것 하나로 기업에 의무채용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했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어. 그런데 손해를 봐. 어렵게 살아. 그걸 보고 누가 목숨을 바치려고 할까. 말로 하는 건 밥 한 그릇보다 못하다고 봐. 보훈 가족이 밥 못 먹고 학교 교육 못 받겠는 상황은 안 만들어야지."


"나 사는 모습 보면 누가 애국하려고 하겠나. 잘 사는 사람 데려다 놔야 애국하지. 나라 위하니까 국가가 보호해주더라. 사람들이 그거 보고 겁 없이 전쟁 나면 나도 나가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해야지."




한편,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에 사시는 독립운동가의 손녀 장원순 씨의 사연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국가보훈청에서 보상금으로 매달 15만원 나오고 춘천지청보훈청에서 35만원이 나와요. 총 5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해방 전날에 돌아가신 독립운동가에 대해선 손자 손녀까지 연금이 나온데요. 그리고 해방 후에 돌아가신 독립운동가에 대해선 직계자손까지만 연금이 지급되고... 제 할아머지는 해방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누군가 사망신고를 해방 이후에 해놨더라고. 그 당시 어렵고 힘들어 정신 없던 시절이라 호적 정리 제대로 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어머니 얘기를 들으면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시면서 재산을 모두 잃었다고 했어요, 또 그 당시 할아버지는 일본군에 쫓기는 신세였고 어머니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셨고, 그런 악순환으로 저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네요."


"어머니는 할아버지가 일본 순사와 싸우다가 옥살이를 했다고 말했어요, 3년의 옥살이를 하면서 전기고문과 물고문 등을 당하고 나와 또 독립운동하시다가 또 고문당하고.. 그러다가 만주로 가시기도 하고. 온갖 수난을 겪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불구상태셨어요. 머리를 심하게 다쳐 기본적인 계산을 할 수도 없는 상태였죠."


"원망이라... 그나마 유공자로 인정받아 3.1 절에 유공자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네요."



...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것을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보시는 봐야 같습니다. 이런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이항증 씨의 말처럼 "말로 애국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일 겁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겠죠. 이명박 대통령은 말로만 떠들지 말고, 독립운동가의 유족들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부분을 고치거나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단지 이번 정부에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분들이 이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든 정부의 책임이고, 대한민국 국민들 전부의 책임입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독립운동가의 유족들이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닙니까?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누려야 할 것들을 왜 '친일파의 후손'들이 누리고 있어야 하는 겁니까? 정말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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