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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 복귀의 아이러니, <무한도전> 완전체를 보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너의길을가라 2016. 9. 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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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전격 복귀, 그러나 <무한도전>이 아니었다.


방송인 정형돈이 전격 복귀한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MBC <무한도전>이 아니었다. 13일 FNC 엔터테인먼트는 "정형돈이 9월 중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로 복귀 조율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어 <주간아이돌> 측도 "건강상의 문제로 방송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던 정형돈이 <주간아이돌>을 통해 방송 활동을 재개한다. 건강 회복에만 전념해왔던 정형돈이 오랜 휴식기 끝에 약 1년여 만인 오는 10월 5일 <주간아이돌> 컴백을 알렸다"고 밝혔다.



왜 <무한도전>이 아니었을까? 당장 이 질문이 떠오른다. FNC 엔터테인먼트 측의 설명은 "<무한도전>은 하차했기 때문에 복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른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최종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민 예능이라 불리는 <무한도전>이 주는 압박감이 못내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비록 '2016 무한상사' 편에 깜짝 출연하며 <무한도전>과의 연을 이어갔지만, 이로써 '복귀'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정형돈이 발군의 재능을 뽐냈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우, 안정환이 투입되면서 프로그램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정형돈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굳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의사는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정형돈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였고, 또 그의 역량이 가장 절실한 프로그램인 <주간아이돌>이야말로 복귀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 게다가 절친 데프콘이 든든히 받쳐주고, 스튜디오 촬영이라 체력적 부담이 현저히 적지 않은가? 



이제 <무한도전> 완전체를 보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여섯 명의 멤버가 한 데 어우려졌던 예전의 그 완전체를 다시 한번 보는 것이리라. 아, 그리워라. 그 시절이여! 현재로선 노홍철과 정형돈이 이탈한 상태인데, 두 멤버가 모두 방송에 복귀함으로써 어찌됐든 일말의 가능성은 존재하게 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섯 명의 멤버가 <무한도전>이라는 무대에서 한 카메라 안에 담기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노홍철이 <무한도전>으로 당장 복귀할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가 과거 '음주 운전'이라는 과오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다른 연예인들은 잘만 복귀하더라'는 말은 <무한도전> 앞에서는 어림없다. 그것이 국민 예능 <무한도전>과 그 팬들이 만들어 놓은 '높은 벽'이 아닌가. <무한도전>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을 노홍철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이에 대해 김태호 PD는 "노홍철이 (무한도전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이 확고하다. 무한도전에 두 번 다시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이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노홍철이 방송 복귀 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복귀작이었던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는 부정적인 반응을 받았고, tvN <내방의 품격>에서도 도드라지지 못했다. KBS2 <어서옵쇼>는 폐지가 논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으로 복귀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결국 '노홍철'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만 생존 가능한 방송인이라는 딱지가 붙게 될 것이다. 이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또, <무한도전>으로서도 이런 합류는 부담스럽다.



정형돈은 방송으로 복귀하면서 아예 <무한도전>을 피해갔다. 그 이유는 '부담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식 하차를 선언했지만, 그건 명분일 뿐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주간 아이돌>으로 복귀를 선언한 건, 그만큼 건강에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주는 압박감을 버틸 수 없다는 자각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MBC에브리원'이 적응하는 데 수월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굳이 '공식 하차'까지 선언하지 않았어도 됐을 상황에서 분명한 '끝맺음'을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피해를 줄 수 없다'는 확고한 태도. 그건 <무한도전>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됐든 노홍철과 정형돈, 두 멤버는 '최상의 상태'일 때 <무한도전>에 복귀해야만 하고,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자 바람직한 그림 같아 보인다. 언제쯤 가능할까? 아니, 가능하기는 할까? 아쉬움은 잠시 묻어두고, 지금은 'MC 4대천왕' 정형돈의 복귀를 반기고 응원하기로 하자. 



그리고 희망을 버리지는 말자. 기존의 멤버들은 여전히 '웃겨 드리겠다'는 일념 하에 최선을 다해 녹화에 임하고 있고, 시청자들은 여전히 <무한도전>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무대가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만남도 가능하리라. <무한도전> '2016 무한상사'에 깜짝 출연했던 정형돈의 내래이션을 떠올려보자. "부장님, 힘내세요. 지금은 고통스럽고 힘겨워도 이겨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빨리 회복하셔서 다같이 웃으면서 꼭, 꼭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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