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인류애 담은 <스타트렉 비욘드>, 시리즈의 50년 역사를 잇다

너의길을가라 2016. 8. 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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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스타트렉 비욘드>의 감독 저스틴 린과 주연 배우인 크리스 파인를 비롯해 재커리 퀀토, 사이먼 페그가 대한민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스타트렉> 시리즈의 오래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지난 7월 <제이슨 본>의 홍보차 방한(訪韓)한 맷 데이먼이 "한국이 아마 규모로 보아 톱5 안에 들어갈 영화 시장일 것이다. 영화계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이고 영화 팬들이 많은 나라"라고 밝혔던 것처럼,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감안한 전략적 행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성의를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간단히 설명부터 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스타트렉 비욘드>는 1966년 드라마 작가 진 로든베리(Gene Roddenberry, 1921~1991)가 '창조'한 SF TV시리즈 <스타트렉>의 13번째 극장판이다. 또, <스타트렉> 시리즈가 나온 지 50년을 맞은 해에 나온 기념비적 작품이기도 하다. 오래된 역사와 대중 문화에 미친 파급력에 비해 (대한민국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스타트렉>은 <스타워드> 시리즈와 함께 SF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을 만큼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스타트렉>시리즈의 '전환기'는 JJ. 에이브럼스가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에서 <스타트렉> 시리즈를 리부트(Reboot, 원작이 되는 이야기와의 연속성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한 작품을 의미함)하면서 마련됐다.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 더 비기닝>, <스타트렉 다크니스>에 이은 세 번째 속편에 해당한다. 연속된 두 편에서 감독을 맡았던 JJ. 에이브럼스는 제작으로 빠지고, <분노의 질주>로 잘 알려진 저스틴 린이 연출을 맡게 됐다. 




"인디 감독으로서 개인 신용카드를 긁어가면서 영화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대작 영화를 만들게 됐다. 스타트렉은 인류가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종을 만나면서 공존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SF 시리즈다. 시리즈의 역사가 50년이 된 만큼, 이번 영화에서는 기존의 캐릭터와 설정들을 해체해보려고 노력했다" (저스틴 리 감독)


러스틴 리 감독의 <스타트렉 비욘드>는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을 다뤘던 기존의 시리즈와는 달리 전형적인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 장르에서 약간 비껴있다. 아무래도 속도감 있는 액션물에 능숙한 감독의 성향이 조금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전작들이 '엔터프라이즈 호'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스타트렉 비욘드>는 엔터프라이즈 호가 정체불명의 적에게 습격을 당해 파괴당하고 난 후 그 '외부(인 알타미드 행성)'를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약간의 차이점이 발견되지만, <스타트렉 비욘드>는 여전히 <스타트렉>이 내재하고 있는 '가치관'을 유지하고 계승하고 있다. 저스틴 리 감독은 "이 멋진 프랜차이즈 영화의 본질은 인류에 대한 인본주의적 희망이다. 그래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설명하면서, 자신의 영화에 대해 "가족애와 우정, 모험과 도전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주제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심각하기만 한 건 아니"라며 "아주 유머러스한 작품이라 모두가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에는 '인류에 대한 인본주의적 희망'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그 노골적인 주제 의식은 후반부로 갈수록 도드라진다. 그런 부분들이 '닭살'이 돋게 만드는데, 손발을 살짝 오그라들게 하는 유치함을 견뎌낼 수만 있다면 <스타트렉 비욘드>는 제법 괜찮은 SF 오락 영화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호가 수리를 위해 행성 연합의 '요크타운'을 방문하게 되는데, 최첨단 미래 도시의 그 세련되고 웅장한 모습은 감히 이 영화의 백미(白眉)라고 할 만하다. 


엔터프라이즈 호의 함장인 커크(크리스 파인)과 수석 엔지니어 스코티(사이먼 페그), 인간미까지 더해진 부함장 스팍(재커리 퀸토)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출연했는데, 캐릭터의 '연속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연기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위기의 상황에서 발휘되는 엔터프라이즈 호 구성원 간의 끈끈한 동료애와 1등 항해사인 술루(존 조)가 요크타운에 도착해 자신을 마중 나온 남성 파트너와 여자 아이와 포옹하며 행복한 웃음을 머금는 장면은 이 영화가 인류애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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