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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홍길동? 믿고 보는 배우 이제훈, 그의 시대가 시작됐다!

너의길을가라 2016. 5. 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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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의 박해영 경위가 '홍길동'으로 돌아왔다!


배우 이제훈의 시대가 도래했다. 훤칠하고 말끔한 외모의 그이지만, 이상하리만치 '팬덤(fandom)'이 형성되지 않았다. 그의 성과는 오로지 '연기'로 일궈낸 것이기에 훨씬 더 값어치가 있다. 그의 대성(大成)은 결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배우라는 자의식을 일찌감치 갖춘 이제훈이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쌓아올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자. 



<친구사이?>(2009)

<파수꾼>(2010)

<고지전>(2011)

<건축학개론>(2012)

<파파로티>(2012)

<비밀의 문 - 의궤 살인사건>(2014)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5)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면서 '실력'을 쌓아왔던 그는 <파수꾼>(2010)으로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 및 각종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며, 이제훈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영화계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고지전>에서는 악어 중대를 이끄는 대위 신일영 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부일영화상 신인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제훈이 독립영화의 기대주에서 한국영화의 미래로 발돋움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건축학개론>(2012)에서는 '국민 첫사랑' 수지와 함께 첫사랑에 빠진 풋풋한 대학생을 완벽하게 소화해 일약(一躍) '스타'로 떠올랐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에 이제훈은 입대를 선택했는데, 그가 입대한 후에 상영된 <파파로티>(2012)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제대 후(경찰홍보단 소속 의무경찰)에는 SBS 드라마 <비밀의 문>으로 복귀해 진실을 추구하는 열혈 청년인 사도(思悼) 이선 역을 맡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최고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tvN<시그널>은 이제훈을 브라운관에 모여든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납득'시켰다. 언제까지 <건축학개론>의 '청춘 스타'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던 그에게 새로운 '대표작'이 생긴 셈이다. 이제훈은 <시그널>에서 과거의 아픔 때문에 불안한 감정을 가진 프로파일러 박해영 역을 맡았는데, 초반의 연기력 논란을 뒤엎고 '연기'로 시청자들을 설득해냈다. 


쉬운 캐릭터를 선택하기보다 매번 깊이 있는 연기에 도전했고, 그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어냈던 이제훈으로서 '연기력 논란'은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게다가 "대본을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서 현장에서 더 편하고 여유가 생겼다. 그만큼 캐릭터에 집중해서 후회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던 그가 아니었던가. 반사전제작 드라마였던 탓에 1회가 방송됐을 때, 촬영은 이미 8회까지 진행된 터라 수정도 불가능했다.


 


"사실 전 작품을 할 때마다 불안함과 걱정을 가지고 연기를 하는 사람이에요. 물론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본을 완벽히 숙지하고 캐릭터를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전 아직 완성형 배우가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의 부족함을 봐주시고 채찍질해 주신 것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그널>은 전형성을 탈피한 수사 드라마였고, 그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았다. 또, '타임 워프'라는 판타지와 현실의 충돌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인물이기에 '어려운 캐릭터'가 분명했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 이제훈은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방영 초반에 제기됐던 '연기력 논란'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김은희 작가도 "박해영이란 배역은 워낙 연기하기가 힘든 배역이었어요. 대사의 양도 어마어마한데다가, 어떨 땐 이성적으로, 어떨 땐 감정적으로 변해야 했고요. 대사에 딱딱한 전문용어들도 너무 많았거든요. 그런 배역을 아주 열심히 해준 이제훈 씨에게 감사하고요. 대사를 더 정제시켜 주지 못한 제가 역량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쉴드'를 쳐주기도 했다. 



"이제훈은 영화가 원하는 홍길동과 많이 닮았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 편안하면서도 굉장히 예리하고 날카로워 보이는 이미지, 진중한 태도까지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이 역할을 했을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조성희 감독)


<시그널>로 최고의 성취를 이룬 그가 이번에는 다크 히어로 '홍길동'으로 돌아왔다. <파파로티>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의 복귀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이제훈은 불법 흥신소 활빈당 수장이자 사립탐정인 홍길동 역을 맡았는데, 선과 악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100% 소화했다. 다양하고 원숙한 내적 연기도 칭찬해야겠지만, 안정된 발성에서 나오는 전달력은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블랙 쉐도우 스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제훈의 날렵한 콧날은 빠른 두뇌 회전을 보여주는 홍길동의 '샤프'함을 잘 보여주고, 중절모와 트렌치 코트로 '드레스 코드'를 맞춰 섹시한 사립탐정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또, 선량함과 악랄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얼굴'은 그가 가진 치명적인 무기이다. 게다가 시나리오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철저한 준비는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마저 표현해내는 내공을 완성시켰다. (영화를 함께 봤던 지인은 '섹시도발 이제훈의 재발견'이라 외치기도 했다)




"지금 배우 이제훈은 아직 아무도 바닥에 닿아본 적 없는 늪이다. 얼마나 깊은지, 무엇이 있는지 심지어 자신도 아직 모르는 듯하다. 그래서 그는 경력에 비해 캐릭터를 영리하게 해석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연기로 선보임에도 늘 보는 이를 긴장시킨다." <텐아시아>, 이제훈│아무도 닿아보지 못한 늪


이제훈이 '스타'로 떠올랐던 2012년, 그를 인터뷰한 한 기자는 이제훈을 '아직 아무도 바닥에 닿아본 적 없는 늪'이라고 표현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는 '늪'이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잠재력을 뿜어내고 있는 그에게는 고정된 '정체(正體)'가 없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기에 '정체(停滯)'가 없다. 


'독립영화'에서부터 출발했기에 얼마든지 그곳으로 돌아가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제훈에겐 '선택의 범위'도 다른 또래 배우에 비해 훨씬 넓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지녔고, 진중함과 장난기를 동시에 표현할 줄 알기에 '캐릭터'에 대한 한계도 없다. <시그널>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통해 분명한 '캐릭터'를 만들어 '속편' 출연도 가능한 만큼 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배우 이제훈이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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