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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사랑의 정의는 간단했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을까 봐 제일 먼저 걱정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비를 뚫고, 신발장에 우산이 두 개가 있는지 뒤져보고, 걸어서든, 택시를 타든, 차를 몰든 직접 우산을 가져다주는 일. 그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사랑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사랑'하다'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그 사람의 목덜미에 있는 점은 하트도 아니고 바퀴벌레도 아니고 그냥 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한 지 3,259일이 되던 어느 날, 문득 그를 보니 … 그 점조차도 어느덧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심영섭, 『지금 여기 하나뿐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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