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열정페이와 취업청탁? 청년세대가 제대로 분노할 수 있도록

너의길을가라 2015. 8. 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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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obile.catholic.or.kr/web/peter/read.asp?seqid=1735888&menunum=5&table=gnboard)


'낭떠러지 앞에 놓였다', '벼랑 끝에 몰렸다', '절벽에 매달려 있다', 이 (描寫)하 다.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만큼 반복해서 들은 탓도 있지만, 현실이 묘사를 넘어선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 들 '일'우 '늘'다. 니, 다. 그 중에서도 청년 세대는 곧 '미래'를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을 만들어 놓은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다.


한때 삼대(三抛世代)다. · · 다. '다', '다'만, 다. 며, 가? 며, 가?


 (그림 심하림)


로 대답은 부정적인 것에 가깝다. 삼포세대는 옛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세 가지를 포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것도 사치다. 이제 기존의 · · 산을 포함해 집 · 인간관계 · 꿈 · 희망까지 포기한 세대라는 칠포세대(七抛世代)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를 통해 지금의 청년세대가 얼마나 극심한 좌절을 경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희망하기보다 애초에 포기함으로써 스스로를 보듬겠다는 처절함이 엿보인다.


삼포이든 칠포이든 간에 핵심은 '일자리'일 수밖에 없다. 번듯한 직장을 갖는 것만이 비자발적인 포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뒤집어 생각하면, '일자리'가 가장 큰 무기이자 미끼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연스럽게 기업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청년들의 공포와 불안을 이용하다. '너희에게 배움과 경험을 줄게. 우리 회사에서 일한 건 곧 스펙이야. 혹시 알아? 잘만 하면 그대로 채용도 할지?' 청년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이'는 그럴싸한 의 '취'다. 과(만 19~34세 청년 5219명을 대상)면, 응답자의 53.6%(2799명)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약속 했던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은 기본이고, 정규직 전환이나 채용 우대조건 등의 약속은 보너스 지급이나 인턴 계약 연장으로 바뀐 채 당사자에게 돌아왔다.


기업만이 아니다. 국가의 행정 부서인 교육부도 대학생 141명을 세계교육포럼 행사에 동원하면서, 6~7시간 일한 대가로 고작 2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 국장은 "교육부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스펙을 쌓으려는 대학생들을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이런 추세가 대한민국에서만 펼쳐지는 것 같진 않다. 심지어 UN조차 열정페이라는 명목 하에 수많은 청년들을 착취하고 있으니 말이다.


ⓒ 경향신문


이 와중에 불거진 정치권의 취업 청탁(혹은 법조판 음서제)은 청년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윤후덕 의원은 자녀를 대기업의 변호사로 취직시키기 위해 청탁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도 아들 취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법무공단에 채용될 때 응모 자격이 변경된 것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핵심이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특별할 것도 없다. 인맥을 통해, 지위를 통해 수도 없이 많은 취업 청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익히 봐왔던 장면들은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 이들의 변명은 대개 이런 식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하는 것 아니냐" 지난 5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업 청탁의 냄새가 짙은 문자 화면이 찍혀 홍역을 치렀던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대답이다. 


의 '사'면, 려 86.1% '우공정한 대가가 제공되지 않는다'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 72.7%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합리함' 혹은 '정당하지 못함'이 될 것이다. 그동안 낙담과 절망, 자조 섞인 탄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젠 다른 방식으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분노'가 아닐까?




지난 16실 방송됐던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에서 사회과학자 최진기는 "분노는 불의에 대한 거다. 정당하지 못한 것에 화가 나는 것이 분노다. (…) 공분한다는 건 모든 사람이 봤을 때 의롭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그래서 분노는 의로움이다라는 걸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인 스테판 에셀도 "분노하라"고 강조하지 않았던가?


다. 가 '노'다. 다. 만, 다. 까? 록, '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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