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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싸움, 한국이 버린 추성훈과 안현수.. 미안하고 응원합니다!

너의길을가라 2014. 2. 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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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한국유도계의 파벌 때문에 일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1998년 재일교포 4세인 유도 선수 추성훈은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일본을 떠났다. 하지만 유도계에 만연했던 '파벌(派閥)', 그 공고한 카르텔을 재일교포라는 배경으로 뚫기는 불가능했다. 그는 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고배를 마셔야했다. 2000년, 결국 그는 쓸쓸히 대한민국을 떠났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금메달은 다르지만 가슴속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열심히 운동한 것, 가족들 생각, 이 모든 것들이 한 번에 터지는 느낌이었다"


추성훈은 자신의 실력을 곧바로 입증해 보였다. 그는 2002년 일본 대표로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81kg급 결승에서 한국의 안동진 선수를 판정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훗날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국유도가 실력 외에 다른 무엇이 있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파벌이 존재한다. 분명하다"면서 "당시 나뿐만이 아닌 실력 있는 여러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의 심정에 대해 "한국유도계가 나를 (외면해) 아까워하길 바라는 심정이 있었지만 다른 감정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억울하고 화가 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추성훈은 대한민국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예쁘고 깜찍한 딸인 '추사랑'과 알콩달콩한 부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딸의 이름을 한국식으로 짓고, 틈틈이 한글을 가르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 <OSEN>에서 발췌 - 


쇼트트랙 파벌…찢어진 선수들 “관둘까봐요” <서울신문>


"제 전부였던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에요"


2006년,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파벌 싸움'으로 얼룩졌다. 아니, 이미 파벌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파벌'은 구타를 비롯해서 선수촌 입촌 거부 등 심각한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파벌은 한국체대와 비(非)한국체대로 나뉘어져 있었고, 선수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코치를 찾아 따로 지도를 받을 정도로 찢어져 있었다. 빙상 연맹은 이러한 문제들을 봉합할 능력조차 상실한 상태였다. 


"이제까지 현수는 파벌 때문에 많은 마음고생과 견제 그리고 왕따를 당했지요"


2010년 3월,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 씨는 안현수의 팬카페에 이정수 사건의 진실을 알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안 씨는 2010 밴쿠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 선수가 2010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한 이유가 '부상' 때문이 아니라 '빙상연맹의 '개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이정수선수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통화한 적도 없지만 현수가 당한 일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플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2011년 4월, 안현수 선수는 돌연 러시아에 진출한다. 언론에서는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4개월 뒤, (언론 보도 이후) 안현수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러시아 국적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런 결정에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것도 내 선택인 만큼 각오하고 있었다. 내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 <스포츠조선>에서 발췌 - 


대한민국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는 그렇게 러시아 국가대표 빅토르 안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달 독일에서 열린 2014년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 출전해 500m, 1000m, 3000m 슈퍼파이널, 5000m 계주를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여전히 전성기 시절의 실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최고의 화제는 단연코 '안현수'였다. 뉴욕타임스는 "안현수가 당시 미국과 러시아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빅토르 안이 아닌 마이크 안이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이유를 "안현수가 한국내 파벌 다툼, 소속팀 해체 등의 사정으로 인해 국적 포기를 결심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말이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마이데일리>에서 발췌 - 


절치부심을 거듭했던 안현수,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있었을 그가 마침내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 15초 06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러시아에 최초로 쇼트트랙 메달을 선물한 것이다. 비록 그는 러시아(RUSSIA)라는 국가명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고, 레이스를 마친 후 러시아 국기의 들고 트랙을 돌았지만,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였다. 모르긴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경기를 지켜보면서 안현수를 진심으로 응원했을 것이다. 그 기운이 안현수에게 전달이 되었길 바란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불편한 진실이다. 파벌로 얼룩진 유도 협회가 버린 추성훈, 역시 파벌 싸움에 찌든 빙상 연맹이 버린 안현수.. 하지만 추성훈과 안현수는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대한민국이 뜨겁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대한민국의 국민들 역시 그들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하고 있다. 유도 협회와 빙상 연맹은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이제 '파벌'로부터 자유롭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아니, 비열하고 추잡한 대한민국의 다른 집단들은 떳떳한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파벌'은 가장 확실한 성공 보증수표로 기능하고 있진 않은가? 


한편, 두 사람의 존재가 국적(國籍)이라는 형식적인 개념을 뛰어넘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사유케 하는 좋은 계기이자 기폭제(起爆劑)가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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