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지젝 2

손수레는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간단한 일화(逸話)를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물건을 훔쳐낸다는 의심을 받던 일꾼이 한 명 있었다. 매일 저녁, 일꾼이 공장을 나설 때면 그가 밀고 가는 손수레는 샅샅이 검사를 받았다. 경비원들은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손수레는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결국 진상이 밝혀졌다. 일꾼이 훔친 것은 다름 아닌 손수레 그 자체였던 것이다……. - 슬라보예 지젝, 『폭력이란 무엇인가』中 - 슬라보예 지젝은 폭력에는 주관적 폭력과 객관적 폭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주관적(subject) 폭력이란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폭력'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떠올릴 법한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범죄, 테러 행위, 사회 폭동, 국제 분쟁 같은 것들 말이다. 지젝은 우리가 ..

외국인 노동자 문제, 진정한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2012년 6월 기준으로, 국내 상주 15세 이상 외국인은 111만 4,000명이고 그 중 취업자 수는 79만 1,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적별로 따져보면, 한국계중국인이 35만 7,000명, 베트남인이 8만 2,000명, 중국인이 5만 6,000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미국인과 캐나다인 4만 6,000명, 인도네시아인 3만 1,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해서 가장 '무난한' 대답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장벽을 없애고, 그들은 따뜻하게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이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함께 살아가는 인류로서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말은 쉽다. 그 쉬운(?) 대답의 주인공들은 대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