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4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93)

둘이 사랑할 때, 우리는 여름 안에 있었습니다. 둘이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섬 안에 있었습니다. 둘이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낯선 풍습을 가진 이방인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그 여름, 이방인들의 섬은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질 세계였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둘만의 섬을 떠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게를 더 이상 낯설게 바라보지 않을 테니까요. 서로 사랑한 두 사람은 늦든 빠르든 세계가 어떻게 종말을 고하는지 보게 될 겁니다. 여름의 한가운데 있는, 신기루와 같은, 둘만의 섬. 잠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물방울 같은. 그 섬이 그토록 아름다웠다면, 영원하리라 믿었던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기 때문이죠.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中..

김연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제목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뽑아 들었던 책, 김연수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미국으로 입양된 여자 주인공, 카밀라 포트만이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엄마를 찾는 이야기를 주요 뼈대로 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물론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죠. 김연수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요. 기본적으로 한국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밝혀지는 과거들도 신선하지 않았고, 문체라든지.. 전체적으로 마음에 쏙 들어오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버락킴의 서재 2012.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