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잡는 사춘기 금쪽이의 폭력성, 오은영은 왜 어린 시절을 물었을까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고1 딸, 중2 아들(금쪽이) 남매를 키우는 싱글맘이 고민을 안고 찾아왔다. 8년째 홀로 양육 중이라는 그는 사춘기 자녀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쪽이는 한번 감정이 폭발하면 물건을 마구잡이로 파손했는데, 화가 나면 엄마를 위협하고 욕설을 퍼부았다. 엄마의 얼굴에 생긴 피멍은 그 참담함을 실감나게 했다.
사춘기 자녀를 상대하는 건 부모 입장에서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가뜩이나 청소년 시기를 맞아 물리적 힘이 세지는 남자 아이를 제어하는 건 엄마 혼자 버거운 일이리라. 놀랍게도 (엄마의 말에 따르면) 6개월 전만 해도 금쪽이의 폭력 성향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달라졌고, 얼마 전에는 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정도였다.
"엄마랑 말이 안 통해요." (금쪽이)
촬영 의사를 묻기 위해 제작진이 금쪽이와 대화를 시도했고, 1시간 후 금쪽이는 의외로 쉽게 마음을 열고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금쪽이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잠에서 수월하게 깬 금쪽이는 갑자기 씻기 싫다며 등교를 거부했다. 그리고 끝내 학교에 가지 않았다. 새학기가 시작된 후 이틀만 출석하고 지금껏 등교 거부 상태였다. 금쪽이의 어려움은 단순한 사춘기 현상일까.
대화를 시도하는 엄마는 촬영에 응한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소통은 금세 삐걱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금쪽이는 순식간에 화를 내더니 "그럼 나만 잘못한 거야?"라며 대들기 시작했다. 이어 촬영 거부 속에 엄마를 향해 주먹을 치켜들고 위협했다. 격렬한 몸싸움이 한참 동안 이어졌다. 엄마는 그 와중에도 자신의 말을 멈추지 않았고, 금쪽이는 극도의 분노를 쏟아냈다.
양측의 입장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엄마는 금쪽이에게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문제의 원인을 떠넘겼고, 금쪽이는 엄마의 말투와 반복적인 잔소리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야말로 동상이몽이었다. 오은영은 ①청소년 조울증 징후 ②청소년 가면 우울증 징후 ③청소년 행동 장애 징후 등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낮에 사이 좋게 쇼핑을 다녀온 모자는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 부딪쳤다. 온라인 수업을 듣고 휴대전화 사용을 하길 바라는 엄마와 말을 바꾸지 말고 빨리 잠금을 풀라는 금쪽이의 충돌은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서로 같은 말만 반복하며 대치하다가 폭발한 금쪽이는 주먹과 무릎으로 엄마를 폭행했다. 영상을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결국 제작진이 개입해 관찰이 중단됐다.
"'왜 말을 바꿔?'라고 말하는 걸 봐서 부모 자녀 관계에서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어려움이 있나.." (오은영)
다른 환경에서 금쪽이는 어떤 모습일까. 오랜만에 학교에 간 금쪽이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수업에서 주저없이 의견을 표현했고, 체육 시간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금쪽이에게 학교는 마음 편한 장소인 듯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옳고 그름을 알고 있고, 분노 조절 장애도 아니라고 분석했다. 결국 갈등의 중심은 집이고, 엄마와의 관계가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엄마와의 갈등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금쪽이네를 방문한 (외)할머니는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금쪽이의 마음을 다독였다. 잠시 후, 엄마가 귀가했고,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갈등이 불붙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자신의 말에 차갑게 반응하는 엄마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여기고 불만을 터뜨렸다. 폭발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엄마의 머리끄댕이를 잡아챘다.
엄마도 감정이 겪해졌는지 강경하게 대응에 나섰고, 똑같이 발차기를 하며 맞섰다.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악다구니를 쓰는 두 사람 사이에서 할머니가 안간힘을 썼지만, 육탄전을 막아내기에 힘이 부쳐 보였다. 한바탕 싸움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간 금쪽이는 자괴감이 빠진 듯했다. 자신을 안쓰러워 하며 우는 할머니를 보며 어린아이마냥 울음을 터뜨렸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오열에 대해 부모에게 잘못을 저지른 자신을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 여기며 죄책감을 느낀 것이라 설명했다. 심지어 지금은 사춘기 한복판이 아닌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주제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에 자아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게 분명했다. 오은영은 그런 금쪽이가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워 등교를 거부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7세 때 도저히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갔다고 털어놓았다. 주1회 아이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아빠의 반대로 1년 반 동안 사실상 생이별을 해야 했던 모양이다. 오은영은 "이혼 과정에서 남매가 이별의 도구가 된 것"이라 꼬집으며, 금쪽이가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실감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 가치마저 흔들렸을 거라 설명했다.
다시 양육하게 됐을 때의 상황은 어땠을까. 엄마는 친정에 맡겨진 금쪽이가 한글을 못 읽는 걸 알고 데려와야 겠다고 결심했고, 1년간 체벌을 하며 무섭게 가르쳤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모자 관계를 유기와 공격으로 점철된 악성 혼란형 불안정 애착이라 분석했고,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머리로는 이해한다고 해도 애착의 결핍이 평생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 덧붙였다.
할머니가 돌아간 후, 집 안의 분위기는 한랭 전선이었다. 눈길을 주지 않는 엄마를 의식하던 금쪽이는 용기를 내서 사과를 건넸다. 하지만 엄마는 뭐가 미안하냐고 다그쳤고, 학교를 왜 가지 않냐고 따졌다. 갈등의 불씨를 다시 건드린 것이다.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에 금쪽이도 욱해서 반발했다. 폭발한 금쪽이는 숟가락을 집어 던져 유리창을 깨고, 엄마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선을 넘은 금쪽이의 폭력성은 개선 가능할까. 어린 시절 금쪽이가 입은 상처는 치유가 가능할까. 금쪽이를 만난 오은영은 화를 느끼는 건 자연스럽지만 폭력으로 화를 표현하는 건 멈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폭발할 것 같을 때 엄마에게 신호를 주기로 약속했다. 물론 솔루션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듯했다. 공개된 다음 주 예고편에는 더욱 충격적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