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린 금쪽이? 2천 만 원짜리 굿 얘기 나오자 오은영의 대답은?
"자녀의 안 좋은 행동이나 싫은 모습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그게 바로 부모 모습이에요. 그동안 키워온 방식의 결과물이니까요." (신애라)
'긍정양육'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신애라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이다.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그의 깨달음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진행하면서 더욱 단단해졌으리라. 16일 방송에서는 초5 딸과 초2 아들(금쪽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가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금쪽이는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는 상태로, 2달 째 등교를 거부하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등교를 시키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다. 엄마가 겨우 학교까지 데려갔지만, 금쪽이가 도망가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이렇듯 겉으로 드러난 금쪽이의 어려움은 '학교 거부증'이다.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학교에 가아 햘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뜻한다.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과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금쪽이는 무엇이 불안한 걸까.
결국 귀가한 금쪽이는 엄마의 출근에 불안해졌는지 곧바로 영상 통화를 시도했다. 엄마는 회사에 있는 내내 전화에 시달렸다. 금쪽이는 위치 추적 앱까지 실행해서 엄마의 퇴근 동선까지 확인했고, 예정 시간보다 늦자 울음을 터뜨렸다. 귀가한 엄마에게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썼고, 책을 집어 던지는 등 분노를 쏟아냈다. 엄마가 말리려 하자 자신을 죽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등교 거부보다 걱정스러운 게 밑면에 있는 진짜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해서 도움을 줘야 해요." (오은영)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불안에 잠식돼 있으며, 그 불안을 화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금쪽이네를 방문한 할머니는 금쪽이 엄마와 대화를 나누던 중, 점집을 찾았다가 금쪽이에게서 귀신을 꺼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2천만 원짜리 굿까지 제안받은 상황이었다. 그 대화를 듣고 있던 금쪽이는 괜히 허공을 응시하더니 집에 귀신이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말 금쪽이는 귀신이 씌인 걸까. 오은영은 의학적 관점에서 금쪽이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가 파악한 금쪽이는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 하는 성향으로, 주변까지 과도하게 컨트롤하려 했다. 죽음에 대한 얘기를 반복하며 엄마를 울게 만든 것도, 귀신 이야기도 엄마와 할머니를 통제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상대방의 약점을 무기화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엄마가 출근한 걸 안 금쪽이는 이번에도 소리를 지르며 온몸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상을 뒤엎고 의자를 밀쳤다. 할머니가 아무리 뜯어말려도 폭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끊임없는 막말에 할머니마저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오은영은 불안은 금쪽이의 것인데, 불안이 높아지면 남에게 그 이유를 전가하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신의 고통을 분노로 갚으려 했다.
"가족에 국한된 적대적 반항장애가 맞는 것 같아요." (오은영)
이와 같은 '파괴적 행동장애'는 성인기의 분노 조절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오은영은 주요 원인으로 강압적, 독재적 양육 방식을 꼽았다. 이제 금쪽이 부모의 양육 방식을 살펴볼 차례이다. 식당에서 금쪽이가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자 아빠는 날선 눈빛을 쏘아댔다. 또, 뼈를 뱉는 할머니에게도 더럽다고 직설적으로 말을 했다. 예민해진 아빠로 인해 분위기가 급랭됐다.
아빠는 청결과 위생에 유독 예민했는데, 속옷 차림으로 현관에서 옷을 갈아입을 정도였다. 신발장을 옷장으로 사용했다. 퇴근 후에도 현관에서 탈의 후 발이 닿지 않게 무릎으로 기어서 화장실로 이동했다. 청소를 시도때도 없이 했고, 자녀들의 친구가 방문할 때는 발까지 씻은 후 거실로 들어오게 했다. 오은영은 '오염 강박'이라고 분석했다.
육류 가공 회사에서 근무하며 발골을 담당하는 아빠는 고도의 위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위생에 민감한 성격이 직업적 연관성이 있지만, 칼을 사용하다보니 불안이 높을 수 있었다. 오은영은 아빠의 강박적 방식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고,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고, 이대로 두면 아빠의 강박 행동까지 더해져 불안의 늪이 점점 깊어질 거라 경고했다.
첫째의 친구들이 다녀간 후 아빠는 강박적으로 청소를 시작했다. 금쪽이가 이를 거부하며 떼를 쓰자 아빠는 소리를 지르며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화가 난 금쪽이는 물감을 바닥에 흘리고, 발에 묻힌 채 집 안을 돌아다녔다. 아빠의 약점을 공격한 것이다. 부자의 팽팽한 갈등이 야기됐다. 오은영은 훈육을 벗어난 감정 대립이라며 아빠도 강박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금쪽 처방은 '불안해도 괜찮아'였다. 오은영은 불안을 직면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할극을 통해 '나의 강박 바라보기' 시간을 가졌고, 가족들의 눈물을 마주한 아빠는 강박 이별 연습을 통해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금쪽이는 '불안 해방 일지'를 작성해 나갔다. 불안을 입으로 말하며 한걸음씩 내디뎠다. 응원하며 차분히 기다려준 엄마 덕분이었다.
아빠는 '맨발 걷기'를 통해 오염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또, 방역업체를 불러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아주 깨끗'으로 확인됐다. 업체는 집 위생 상태가 매우 양호하니 청소 횟수는 주1~2회를 권장했다. 각자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마침내 금쪽이는 등교에도 성공했다. 스스로 불안을 이겨낸 금쪽이네의 내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