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주영 의원? 전문성 본다면서 왜 그랬어요?

너의길을가라 2014. 2. 1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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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에서 발췌했지만, 내가 꾸며봤음 - 



6일. 생각보다 빨랐다. 진영 전 복지부장관의 후임인 문형표 장관이 내정되기까지 한 달이 걸렸고, 양건 전 감사원장의 후임으로 황찬현 원장을 내정하는 데는 무려 두 달이 걸렸다. 그에 비하면 이번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 내정은 굉장히 빠른 셈이다.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태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었기에 경질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후임을 고르는 일이 시급했던 것은 사실이다. 상황적인 압박 때문이었을까? 조금 성급한 결정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3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사 논설실장과 해설위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6개월 가량 인사를 하면서 그동안 해온 인사평가와 향후 인사를 어떻게 할지 밝혀달라"는 질문에 "이게 적어도 국가일인 만큼 우선 사람을 보고 그것을 감당해낼 여러가지 능력과 전문성이 있느냐를 본다. 그게 없으면 국민이 굉장히 손해를 보게된다"고 대답했다.


모범 답안 같은 이야기이지만, '전문성'이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윤진숙 전 장관의 경우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 출신이라는 '전문성'에 근거한 발탁이었다. 하지만 윤 전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주영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인사 철학(혹은 인사 기준)과는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다. 



- <서울신문>에서 발췌 - 


우선, 이주영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훑어보자. 그는 마산을 지역구로 삼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국회의원이다. 무려 4선 의원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서울고법과 부선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원내 부총무, 제1정책조정위원장, 정책위부의장, 경상남도 정부무지사, 정책위의장 등을 거쳤다. 지난 대선에서는 대선기획단장, 선대위 특보단장 등으로 활약하며 이른바 '박근혜의 남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무리 봐도 '이주영'과 '해양수산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아, 딱 한 가지 관련성을 찾자면 그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항구도시 '마산'이라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주영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는 어떨까? KBS 문화부장을 맡고 있다가 청와대로 점프한 민경욱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집권당의 원내 부총무와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국정 전반을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을 지녔다"고 말했다. 어디에도 '전문성'이라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인사 철학을 과감히 내팽겨쳤다. 



- <뉴시스>에서 발췌 - 


과거의 기사들을 찾아보면,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는 오히려 '법무부 장관'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의 '전문성'을 놓고 볼 때, 그 쪽이 훨씬 더 적합해 보인다. 흔히 임기 1년 미만의 단명하는 장관들을 두고 '업무를 파악하다 임기가 끝난다'고 말한다. 업무파악 능력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그 기간은 다른 경우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해결하는 데 정무적 능력이 유효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전문성이 결여된 장관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그게(전문성) 없으면 국민이 굉장히 손해를 보게된다'는 말처럼, 이번과 같이 전문성 없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내정은 곧 국민의 굉장한 손해로 돌아올 것이다. 아직 청문회가 남아 있다. 여당은 앞다퉈 이주영 쉴드에 나설 것이다. 결국 야당이 얼마나 검증하느냐에 '국민의 손해'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물론 동료 의원이 입각할 경우 '봐주기'로 일관하는 국회의 특성상 이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는 사실상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민은 가만히 앉아서 '손해'만 봐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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