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뭔가 아쉬웠던<보이스2>, 장혁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다

너의길을가라 2018. 8. 12. 13:20
반응형


"2017년 정신병원에서 모태구가 살해된 이후 골든타임 팀의 활약을 인정한 경찰청에서는 팀의 확대 운영을 약속했고, 다음 시범도시 선정을 우리에게 맡겼다."


두 번째 골든타임이 시작됐다. '우리가 목숨걸고 지킨 3분은, 누군가의 인생이다' 최고 시청률 5.69%를 기록하며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OCN <보이스>가 시즌2로 돌아왔다. 시작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보이스2>는 첫 회에서 시청률 3.9%(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찍으며, OCN 역대 첫 방송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보이스2>의 귀환을 기다렸다는 이야기다. 



장르물의 본가(本家) OCN의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그런데 아직까지 속단하긴 이르다. <보이스2>는 시리즈물이기는 하지만, 전혀 시리즈물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연속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즌1의 주축 멤버가 대거 이탈한 가운데 사실상 강권주(이하나) 한 명만 남았기 때문이다. 물론 박은수(손은서)가 골든타임 팀을 지키고 있긴 하나 애초부터 그 역할과 비중이 적었다.


<보이스>의 핵심이었던 무진혁 팀장(장혁)은 아들 동호의 치료 문제로 휴직을 한 후 미국으로 떠났고, 오현오 요원(예성)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처리됐다. 장경학 계장(이해영)은 복귀 후 팀장이 됐지만, 곧바로 범죄의 피해자가 돼 잔혹한 죽임을 당했다. 시즌1의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지 않자 시청자들로서는 드라마가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시리즈물의 장점이 몽땅 사라진 것이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경우 김명민과 오달수를 그대로 캐스팅하며 시리즈물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고, <탐정: 리턴즈>도 권상우와 성동일이 재출연하면서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는 쾌거를 거뒀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미리 촬영해 둔 분량을 2편으로 구성한 것이지만, 기존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연속성을 부여한 케이스다. 결과는 개봉 11일 만에 900만 돌파다. 1000만 관객이 코앞이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16번째 시즌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김현숙을 중심으로 '연속성'을 유지하려 애썼기 때문이다. KBS2 <추리의 여왕2>와 JTBC <청춘시대2>의 경우에도 기존의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해 시청자들과의 원활한 교감이 가능했다. 반면, SBS <미세스 캅2>, OCN <나쁜녀석들2>는 배우들이 몽땅 바뀌는 바람에 완전히 새로운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물론 <보이스>라는 드라마의 스토리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인물은 예민한 청력으로 사건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강권주가 틀림없다. 그러나 간절함과 열정을 품고 현장을 누비며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하던 무진혁이야말로 <보이스>의 진정한 중심축이었음을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무엇보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인 주역이 장혁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하나의 부족한 면을 채워준 건 역시 장혁의 존재감이었다. 과연 <보이스2>는 장혁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보이스2>에서 강권주와 짝을 이룰 파트너는 도강우(이진욱)다.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수사관인 도강우는 뛰어난 수사력을 지녔지만, 사회성이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파트너 나형준(홍경인)을 살해한 범인인 '가면남'을 추격하고 있다.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가면남이 강경학 팀장을 살해하면서 강권주와 도강우 사이에 연결고리가 마련됐다. 같은 범인을 쫓게 된 강권주와 도강우가 얼마나 훌륭한 팀워크를 보여줄지, 그 호흡이 강권주와 무진혁의 그것에 필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결국 <보이스2>의 성공 포인트는 거기에 달려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첫회만 놓고 봤을 때는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앞선다. 전작인 SBS <리턴>에서도 형사를 연기했던 이진욱의 이미지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이런 변화 없는 반복은 식상할 뿐더러 지루하다. 또, 이하나의 연기력도 별반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발성과 호흡이 안정적이지 않아 전달력이 떨어지고, 힘이 잔뜩 들어간 눈에는 과도한 비장미만 가득하다. 


장혁의 공백이 불안했던지, 아니면 전작의 명성이 부담이었던지 <보이스2>에는 잔혹한 장면들만 양념처럼 듬뿍 첨가됐다. 완전히 새로운 드라마가 돼 버린 <보이스2>로서는 다시 돌을 쌓아올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나마 <식샤를 합시다3>처럼 시즌2의 주인공(서현진)을 죽여버리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뿐이다. 언젠가는 장혁이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뒀으므로. <보이스2>는 이 진한 아쉬움을 잠재울 수 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