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버락킴의 맛집] 3. 종로3가역 '행복한 집'을 다녀오다

너의길을가라 2018. 8. 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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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36℃, 오늘도 어김없이 폭염이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습도가 높아 더위의 지독함이 상상초월이다. 불지옥도 이런 불지옥이 없다. 간혹 쏟아지는 난데없는 소나기가 시원하긴 해도 금세 다습(多濕)의 요인이 되는 터라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어찌됐든 창밖으로 빗줄기가 보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파전'(과 막걸리)이다. 전집은 어디에나 있지만, 맛있는 전집을 찾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홍대의 '참새방앗간'이 유명한데, 거리가 멀고 기름기가 많아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종로3가역(5호선) 부근에 '접집골목'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종로3가 부근에 맛집이 많더라. 고민할 게 무언가. 당장 가보도록 하자. 종로3가역(5호선) 6번 출구(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로 나가서 낙원상가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여기저기에서 전집이 출몰하기 시작한다. 

애초에 가려고 했던 곳은 '김삿갓'이라는 이름의 전집이었는데, '내부 공사 중'이라 문을 닫은 상태였다. 아, 이럴수가! 실망감을 겨우 삭힌 채 주변을 공략하기로 했다. 어차피 전집은 수두룩하다. '파전집'은 2층으로 된 식당이었는데, 왠지 우중충한 느낌이라 2층까지 올라갔다 급히 가게를 빠져나왔다. 

몇 개의 가게를 지나쳤을까. '행복한 집'이라는 초록색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내부를 살펴봤더니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손님들의 연령층도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신뢰(?)가 갔다. '행복한 집'은 전형적인 전집의 느낌이었는데, 뭐랄까, 구수한 분위기였다. 

여자 사장님 두 분(두 명 모두 사장인지 한 명은 직원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대뜸 말을 놓고 반말을 하는 모습이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런 손님 응대를 전집에 맞는 콘셉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물파전을 시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처음 들른 식당이라 한 가지 전만 맛보기엔 불안했다. 성공 아니면 실패인데, 모험을 걸기가 부담스러웠다. 일단 모듬전(7종류)을 주문했고, 심심한 맛을 채우기 위해 도토리묵도 시켰다. 술을 마시는 친구를 위해 막걸리도 준비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전체적으로 맛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모듬전은 무난했지만 특색은 없었다. 차라리 모험을 걸어봤어야 했나? 다만, 기름기가 적은 건 마음에 들었다. 뒤늦게 나온 도토리묵도 기대치를 뛰어넘진 못했다. 그래도 막걸리 한 잔에 간단히 먹기엔 나쁘지만은 않았다. 

재방문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면 고민없이 'NO'다. 전집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어차피 비슷비슷하다면 새로운 곳을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애석하게도 이번 맛집 선택은 '실패'에 가까웠다.


지극히 개인적인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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