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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주가 보여준 반전, 지루한 <더 지니어스 : 블랙가넷>을 살리다

너의길을가라 2014. 11. 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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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에서 이른바 '절도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더 지니어스>는 분골쇄신(粉骨碎身)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즌 3(더 지니어스: 블랙가넷)를 시작했다. '장동민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불러올 정도로 장동민의 분전이 돋보이긴 하지만, 시즌 1과 시즌 2에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고 시청률 1.726%를 기록했던 시즌 2에 비해 시청률(1.436%로)은 그다지 하락하지 않았지만 언론 노출 빈도는 현저히 줄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시즌2에서 잃어버린 이미지와 여자 출연진들의 '병풍화'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시즌 2에서 조유영이 밉상 캐릭터로 등극하면서 아무래도 여성 출연자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권주리는 1회전에서 탈락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고, 유수진(5회전)과 신아영(8회전)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차례차례 탈락했다. 특히 지난 8회전에서 신아영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들은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지난 9회전에서 반전을 보여준 하연주도 그동안은 있는 듯 없는 듯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물론 여성 출연진들의 '병풍화'가 단지 시즌 2의 여파라고만 볼 수는 없다. 우선, 남녀의 비율이 8대 5로 밀리는 구도가 여전하다는 점과 시즌1에서 김경란이 보여준 것처럼 주도적인 역할을 자처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경란은 나이뿐만 아니라 방송 경력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며 게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지만, 시즌2와 시즌3의 여성 출연진에선 그런 적극적인 캐릭터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반면, 남성 출연진 중에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판을 장악하는 장동민을 비롯해서 영특한 두뇌와 순발력을 지닌 오현민과 탁월한 게임 센스를 지닌 김유현 등 게임을 리드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결국 여성 출연진은 보조 역할, 쉬운 데스메치 상대자 정도로만 인식되고 말았다. 특히 신아영의 경우에는 장동민에 '종속'되는 단계에 이르는 등 계속해서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줬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26일 방송된 9회전에서는 하연주가 예상 밖으로 김유현을 데스메치에서 꺾는 반전을 선보였다. 8회전 데스메치(김유현 VS 신아영)에서 이미 한번 선보인 적이 있는 '기억의 미로' 게임에서 하연주는 적진에 난입(!)하는 역발상으로 김유현을 '멘붕' 상태에 빠뜨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예상된 시나리오'대로만 흘러왔던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에 활기가 돌게 된 셈이다.



물론 장동민-오현민의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 장동민은 자신과 동맹을 맺었던 (각 게임에서의) 팀원을 계속해서 잃어왔지만, 궁극적인 목표(오현민과의 결승)이자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동맹인 오현민을 끝까지 지켜냈다. 두 사람 사이의 신뢰도는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4명이 남은 다음 라운드에서도 이 관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배신을 할 명분도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하연주가 데스메치에서 반전을 보여주긴 했지만, 여전히 장동민-오현민의 동맹은 최연승과 하연주가 감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최연승은 장동민과의 '딜(데스메치 대상자로 오현민이 아닌 김유현을 선택하는 것)'을 통해 다음 게임에서는 함께 하자는 약속을 받아내지 않았던가? 결과적으로는 하연주가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기존의 역학관계는 변하지 않았다.



다소 싱겁게 흘러가던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에 하연주가 보여준 반전은 그 자체로 신선하고 반가웠다. 특히 병풍 역할에 머물고 있던 여성 출연자가 만들어낸 예상 밖의 승리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게다가 동갑내기 친구의 탈락에 눈시울을 붉히던 하연주의 모습은 짠한 감동까지 선사했다. 그동안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으며 특별한 적을 만들지도 않았고, 연합 속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눈치껏 이를 차지하며 생존해왔던 하연주의 판단과 전략이 재평가를 받는 순간이었다.


다음 주에는 시즌 1과 시즌 2의 우승자인 홍진호와 이상민이 특별출연하는 등 더욱 흥미진진한 게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미 결승전을 치른 상태이고, 우승자도 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스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과연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의 우승자는 누가 될까? 장동민의 구상처럼 '장동민-오현민'의 결승전이 치러질까, 아니면 최연승과 하연주가 또 한 번의 반전을 만들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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