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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표결 무산, 연예계도 시민과 함께 촛불 들고 분노했다

너의길을가라 2024. 12.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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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을 부결시킨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앞서 오전 윤 대통령이 "제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대국민 담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정당이 아니다. 내란 정당이자 군사반란 정당"이라며 "대한민국의 최악의 리스크가 된 윤석열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임기 등 거취를 당에 일임하게 해서 사실상 (윤 대통령으로부터) 퇴진 약속을 받아"냈다며 "대통령 퇴진 시까지 대통령은 직무에서 배제될 것"이라 밝혔다.

탄핵소추안 부결을 주도한 국민의힘의 선택은 국회 앞에 모여 있던 100만 명(경찰 추산 10만 명)의 시민들의 분노에 배치되는 일이다. 또,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을 한 73.6%의 뜻을 거스른 결과이기도 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로써 대한민국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돌입하게 됐다.

각계각층에서 시국과 관련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고, 연예계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정치적 발언에 열려있는 할리우드와 달리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가수 임영웅처럼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 건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과 시국에 비춰볼 때 경솔했다는 비판이 상존한다.

하지만 8년 전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도 많은 연예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일,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제57대 총학생회 연석중앙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유했던 이엘은 7일 오후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함께 "몸 좀 녹이고 재정비하고 다시 국회로!"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밖에도 여의도 촛불시위에 참여한 배우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배우 고아성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의 모습과 함께 "한국이 싫어서 X, 한국을 구해야 해서 O"라는 문구를 남겼다. 또, 1980년 5월 전국으로 계엄령이 확대됐던 시기의 광주를 배경으로 한 KBS2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출연했던 배우 고민시는 촛불 모양의 이모티콘과 함께 "3시"라는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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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부결 당시의 심경을 토로한 이들도 있다. 레이디제인은 "바깥엔 이 날씨에 모여 촛불 드는 국민들이 있는데 부결에 퇴장에… 이게 뭐야 대체"라고 한탄했고, 배우 신소율은 "투표해주세요…어떻게 이래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여의도 촛불시위에 참석한 것을 인증했다. 배우 이천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난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며 "쪽팔린다 쪽팔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 남명렬은 "책을 잡고 있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찌할고. 이것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크로스 김혁건은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던 국회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에서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가수 박혜경은 "대한민국이 국민의힘 당 것이란 말인가? (...) 우리의 의견은 무시하고, 듣지도 보지도않고 알아서 국힘당이 대통령을 대신할 거란 말인가?"라고 분노했다.

"진짜 더 말을 얹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위와 오판과 오만에 대한 진솔한 설명과 해명 없이 '아 다신 안 할게 심려 끼쳐 미안'으로 끝날 사안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그 책임을 반쪽에만 일임하겠다는 것" (가수 이승윤)

가수 이승윤은 위헌적인 계엄령 이후 진솔한 설명과 해명 없이 불성실한 사과 한마디로 끝내려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며 분개했다. 가수 이승환은"국민의 힘 의원 나리 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는 모습 잘 봤다"면서 "좋으신가?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80%에 가까운 민주시민들의 뜻을 단박에 저버릴 수 있는 자신들의 권능이 자랑스럽고 뿌듯하신가?"라며 비판했다.

이미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변영주, 배우 문소리 등 영화인 2518명은 윤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상황이다. 해당 성명서에 서명한 개인명단에는 강동원, 전지현, 손예진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매주 토요일마다 탄핵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탄핵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질 것이다. 그런 만큼 연예인들의 소신 발언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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