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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없는 '커피프렌즈', 그 힐링의 비결은 무엇일까?

너의길을가라 2019. 1.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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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맛이 있으면 (기부금을) 좀 많이 주실 거고, 맛이 없으면 그냥 돌아가실 수도 있어요. 


최근 들어 '식당'은 시청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공간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뒷목식당'들이 있다. '빌런'이라 불리는 사장님들은 불성실한 영업 태도, 턱없이 부족한 연습량, 경악스러운 접객 자세로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들었다. 반면, tvN <커피프렌즈>에는 그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식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피로감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에게 무한 힐링을 주고 있다. 정말이지 반갑다! 


'커피프렌드'의 사장님 유연석은 셰프를 겸하고 있다. 요리를 총괄하고 있는 그의 어깨가 무겁다. 음식의 맛이 기부금의 액수를 결정짓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원활한 모금을 위해서 유연석에게 주어진 과제는 손님들의 최대 만족이다.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프렌치 토스트와 달리 흑돼지 토마토 스튜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셰프 입장에서 압박이 크다. 간을 맞추는 것부터 재료의 양까지 신경쓸 일이 많다. 


과제가 있다면 풀어야 한다. 유연석의 해법은 무엇이었을까? '연습'이다. 백종원에게 조리법을 전수받은 후, 유연석은 끊임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손에 익을 때까지 반복 또 반복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보면서 간과 재료의 양 등을 체크했다. 성심성의껏 준비를 한 결과, 손님들의 반응은 최고였다. 첫날 설기지를 도맡았던 양세종은 손님들이 음식이 싹 비워 먹었다며 기뻐했다. 첫날 기부감 57만 8300원, 대성공이었다. 



음식을 유연석이 책임진다면, 커피를 담당하는 건 손호준이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다 한들 카페의 베이스는 커피가 아니던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손호준은 커피 그라인더로 커피콩을 직접 갈아 커피를 내렸다. 핸드 드립의 자부심은 곧 맛으로 증명됐다. 손님들은 극찬을 쏟아냈다. 맛있게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손호준은 어깨의 고통을 잊었다. <삼시세끼>의 막내였던 손호준은 어엿한 <커피프렌즈>의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알바생으로 합류하게 된 양세종의 역할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가페의 가장 구석진 곳에서 설거지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양세종은 그 많은 설거지거리를 불평불만 없이 뚝딱 처리했다. 또, 유연석과 손호준의 호출을 받으면 주방의 잡일까지 거뜬히 해치웠고, 최지우가 귤이 떨어졌다고 도움을 요청하면 귤밭으로 달려갔다. 손님들에게 메뉴판을 건네기 위해 발빠르게 뛰어다니는 양세종은 성실함의 표본이다. 


"이거 드실 동안 애가 좀 안아드릴까요? 괜찮으시겠어요?"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도 <커피프렌즈>는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그건 홀매니저의 품격을 마음껏 뽐낸 최지우 덕분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건만, 최지우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손님들과 교감했다. 최지우가 있음에 홀에 생기가 돌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 때문에 식사하기 불편해 했던 손님들을 위해 직접 아이를 안아주는 장면이었다. 진심 가득한 최지우의 접객 태도는 100점이었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손님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넸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음식과 음료가 입에 맞았는지 확인했다. 살갑기는 최지우도 마찬가지였다. 누구 한 명 흠잡을 곳이 없었다. 뒤늦게 합류한 조재윤도 '조식기'라는 별명에 걸맞게 제 역할을 다했다. 이렇듯 <커피프렌즈>의 멤버들은 배역에 몰두하듯,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몰두했다. 평온한 브런치 카페 속 그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또 하나의 힐링으로 다가왔다. 


물론 <커피프렌즈>는 판타지의 요소가 짙다. 현실의 치열함과 삭막함이 삭제된 공간이다. 진짜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기부금을 모금하는 이벤트다. 그럼에도 저 공간 속의 주인공들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한다. 친절하고 예의바르다. 작은 것 하나까지 놓히지 않으려 긴장한다.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최고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 애쓴다. 반갑게 인사하고, 감사히 배웅한다. 기본에 충실하다. 


방송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손님'에 스스로를 대입해 보게 된다. 행복해 하는 손님들을 보면서 내가 저 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분 좋은 상상이다. <커피프렌즈>가 주는 힐링의 정체, 그건 바로 유연석, 손호준, 최지우, 양세종, 조재윤이 보여주는 진정성이다.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빌런들이 <커피프렌즈>의 반의 반, 아니 그 반의 반만큼이라도 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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