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칭찬합시다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23. 설현, 비온 뒤에 더욱 단단해졌다

너의길을가라 2018. 1. 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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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에게 2017년은 큰 의미가 있었던 한 해였을 것이다. 그가 속한 AOA는 데뷔 5년 만에(AOA는 2012년 7월 데뷔 앨범 'Angels' Story'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고, 무대는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본업인 가수로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설현은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한층 안정된 연기를 펼쳤고,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인식시켰다. 여전히 배워 나가야 하는 단계이지만, 전작들에 비하면 한층 성장했음이 분명했다.



그동안 설현은 (단지) 스타였다. 2015년 SKT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자리잡았고, 이후 주류, 라면, 아웃도어, 화장품, 여성의류, 렌즈, 자동차 보험, 게임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하면서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2017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 3위에 올랐을 정도였다. 인기는 있었다.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도 높았다. 그러나 그의 입지는 생각보다 좁았다. 또한, 위태롭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2016년에 있었던 '안중근 논란'이 치명적이었다. 설현에겐 잊고 싶은 기억일지 모르겠지만, 그를 이야기함에 있어 그때의 일을 빼놓긴 어렵다. 당시 설현은 멤버인 지민과 함께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알아 맞히는 퀴즈를 진행하고 있었다. 신사임당과 김구까지 술술 풀어나가던 그들은 안중근에서 막히고 말았다. 지민은 문제의 '긴또깡?' 발언을 하고야 말았고, 두 사람은 역사의식 논란의 늪에 빠져 십자포화를 얻어 맞았다. 


단순히 안중근의 얼굴을 아는 것(은 얼굴 인식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과 역사 의식은 별개이고, 우리가 정작 알아야 할 건 안중근의 얼굴이 아니라 그의 생각, 고뇌 그리고 삶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국정 교과서' 추진으로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사람들에게 설현(과 지민)의 행동은 한마디로 좋은 먹잇감이 됐다. 설현은 "역사에 대해서 진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대중들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래서 2017년은 그에게 더욱 중요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간에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CF 모델로서는 영향력이 있는 스타였지만, 이를 넘어서 콘텐츠를 갖춘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과정에서 기왕이면 수많은 안티들의 마음까지 돌려 세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설현은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정공법을 선택했고, 연기자로서 재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둬 들였다. 미래를 위한 단단한 디딤돌을 쌓은 셈이다.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제 스스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 과정과 노력을 대중분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묵묵히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면서 성장해나갈테니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OSEN>, [Oh!새해인사] 설현 "내가 누구인지 증명할 수 있는 2018년 되길"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설현은 기부 활동에 참여하면서 성숙된 사회적 인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12월 4일,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해 5,000만 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또, 29일에는 서울농학교에 5,000만 원의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모바일 음악채널 '딩고'에서 청각장애인 학생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한편, 크리스마스에는 'AOA 지민X설현과 함께하는 착한 크리스마스'라는 해외 아동 교육 지원을 위한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설현(과 AOA)의 선행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6년에는 '라이프앤도그' 매거진의 커버모델로 참여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했고,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 1,000원 상당의 사료를 기부하면서 유기동물 구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 향상에 기여했다. 또, 유니세프 기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부팔찌'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자 하는 설현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 


여전히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설현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액수가 얼마이든 간에 타인을 위해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을 꺼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이 필요한 일이고, '사회적 의식'이 요구되는 일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한 차례 홍역을 톡톡히 겪은 설현은 2017년에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올해가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라고 했던가. 그래서 일까. '개띠'인 설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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