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칭찬합시다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22. 유재석, 그의 진심에 뒤늦은 칭찬을 보내다

너의길을가라 2017. 11. 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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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발생했던 5.8 규모의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0.4 작았지만 피해는 훨씬 컸다. 인구 밀집 지역 · 역단층 ·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포항 지역에는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가 잇따랐고, 심지어 수능 시험이 일주일 연기되기까지 했다. 다수의 원자력 발전소가 인접한 지역에 1년 사이 두 번의 강진이 발생하자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두려움과 우울함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문재인 정부의 대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물론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지난 정부들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정됐다고 할 수 있으리라.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의 주민들을 돕기 위해 연예계 · 스포츠계 스타들도 발벗고 나섰다는 것이다. 그 명단에 이영애, 동방신기, 이동국 등의 이름과 함께 어김없이 유재석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역시 유느님!'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유재석 씨가 포항 지진 이재민을 위해 5,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고, FNC 엔터테인먼트 측은 "회사도 몰랐던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마도 십수년 째 반복되는 패턴이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유반장'이랄까. 유재석은 재해가 발생해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어떻게든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해 왔다.



스타들의 기부나 선행이 의의가 있는 까닭은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앞장 서서 분위기를 만들면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은 움직이기 수월해진다. 또, 잊고 있거나 잘 몰랐던 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전쟁으로 치자면 스타들은 '선봉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는 우리 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유재석은 우리 시대 그 누구보다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스타다. 


유재석의 기부 또는 선행, 미담 사례는 나열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 세간에 '알려져 있는' 몇 가지 사례만 간단히 언급해보도록 하자. 유재석은 아름다운재단이 설립(2000)된 이래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처음 알려진 건 2008년 그가 아름다운재단 공익 캠페인 포스터에 모델로 등장하면서였다. 또, 2012년부터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에 지속적으로 기부 활동을 이어왔는데, 그 금액이 총 1억 8,00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최근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2016년 10월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를 당한 울산 및 부산의 주민들을 위해 5,000만 원의 성금을 냈고, 그해 12월에는 화재가 휩쓸고 간 대구 서문시장의 상인들을 돕기 위해 5,000만 원을 기부했다. 2017년 1월에는 화재 피해를 입은 여수 수산시장 상인들을 돕기 위해 5,000만 원을 쾌척했다. 그런가하면 7월에는 중부 지방의 수재민을 위해 5,000만 원을 보탰다. 이쯤되면 '유반장'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게 실감되지 않는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금을 전달했고, 방송에 추모의 뜻을 담은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오기도 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센터 건립을 위해 2014년부터 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나눔의 집에 2억 10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재석은 힘든 상황을 맞이한 이웃을 돕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도 소신있는 행보를 이어 왔다. 


솔직히 유재석이 의심(?)스러웠던 적도 있었고, 염려스러웠던 때도 있었다.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바른 이미지'가 과도하게 포장된 결과물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했고,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그 이미지가 유재석이라는 인간을 너무 옥죄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 부담감을 어찌 가늠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유재석은 십수 년째 최고의 MC로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시청자들의 굳건한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이다. 



도대체 유재석을 '유느님'으로 만든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진심'일 것이다. 유재석은 입버릇처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이야말로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유재석이 갖고 있는 일념이리라. 실제로 그는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자신의 삶의 궤도를 방송에 최적화시켜 살아가고 있다. 더 건강히, 더 오래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해 운동을 하며 몸관리를 하는 이가 유재석이 아니던가. 뿐만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철저한 자기 관리는 동료에게뿐만 아니라 만인의 귀감이다.


또, 그의 기부 행보에도 '진심'이 느껴진다. 유재석은 단발적인 기부가 아니라 꾸준한 기부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 있다. 또,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소속사가 모르는 일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한 기부도 아니다. '진심'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무명이었던 시절이 길었던 만큼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후배들을 진심으로 위하고, 동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그들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결국 '진심'의 힘 때문이리라.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배웁니다. 요즘 특히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힘들 때,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는 것은 국민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요즘 꽃길 걷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소수의 몇몇 사람이 꽃길을 걷는 게 아니고,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꽃길로 바껴서 모든 국민 여러분들이 꽃길을 걷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MBC 연예대상 수상소감)


드디어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돌아온다. 9월 4일부터 시작된 MBC노조의 총파업이 지난 15일 잠정 중단됐다. 13일 방문진이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기 때문이다. 김태호 PD는 "그동안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조속히 녹화 및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고, 지난 20일 <무한도전>은 '국민의원' 특집 관련 촬영을 위해 국회의원 회관을 찾았다. 드디어 <무한도전>이 재개되고, '진심'을 다해 웃음을 전달하려 노력하는 유재석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재석이 대단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래서 그를 칭찬한다는 건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다. 가급적 쓰지 않으려 했고, 최대한 뒤로 미루고자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더 이상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건 오히려 바보스러운 짓이라고 판단됐다. 칭찬할 일은 칭찬해야 마땅하고, 고마워해야 할 사람에겐 그 감사한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국민MC 유재석이 더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주길 바라면서, '유느님'에게 뒤늦은 칭찬을 보낸다. '꽃길'을 걷길 바란다는 그의 '진심'이 2017년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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