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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액션 배우, 지창욱이라서 꼭 봐야 하는<조작된 도시>

너의길을가라 2017. 2. 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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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


솔직히 다른 배우의 말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저 말을 한 배우가 바로 '지창욱'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마디, '지창욱이 아니면 누가 액션을 해?' 그리고 또 한마디, '누가 지창욱만큼 액션 연기를 맛깔스럽게 할 수 있어?' 



지난 2016년 9월 20일, tvN <더 케이투> 제작 발표회에서 지창욱은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다잡는 계기가 됐다"면서 "<더 케이투>는 지창욱의 마지막 액션 작품이다"라고 선언했다. 산전수전 고생을 하며 촬영한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던진 저 말이 단순히 '농담'처럼 들리진 않았다.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창욱의 액션은 화려한 만큼 혹독했고, 전율스러운 만큼 고된 것이었다. 정말이지 당분간 그가 '액션물'에서 거리를 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창욱은 2014년 말 KBS2 <힐러>에 출연한 이래 줄곧 '액션물'에 출연했다. 2015년에는 영화 <조작된 도시>를 촬영했고, 2016년에는 <더 케이투>에 합류했다. 정말 쉼 없이 '액션'에 매진해 왔던 셈이다. 정두홍 무술 감독은 <힐러>를 촬영할 당시 지창욱을 두고 "액션 전문 배우 못지 않은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칭찬했는데, 그만큼 그의 액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 수려한 비주얼과 감정선이 살아 있는 연기력, 그리고 액션을 소화하는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으니 어찌 그를 캐스팅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지창욱이 '더 이상 액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다행히도 2015년 촬영한 <조작된 도시>가 지난 9일 개봉을 하면서 다시 지창욱의 액션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 때문일까. <조작된 도시>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200만 관객 돌파(19일 기준, 197만 4,421명)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재심>과 함께 또 한번의 쌍끌이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10대와 20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어, 지창욱의 힘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톱스타를 섭외해 안전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어요. 물론, 흥행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틀린 얘긴 아니에요. 하지만 요즘 충무로를 보면 늘 같은 배우들이 나오고 도전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조작된 도시는 젊은 영화란 말이에요. 비겁하게 배우에게 목 매지 말자고 했어요. 결과를 떠나 새로운 영역의 배우를 발굴했다는 의미가 있으니까요. 스태프들도 꼭 영화판 사람들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분들과 함께했어요. 저 역시 광고 감독 출신이잖아요." (박광현 감독) <마이데일리>, [MD인터뷰②]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 반대 뚫고 지창욱 캐스팅한 이유


그런데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을 볼 수 없을 뻔 했다는 게 사실일까? 일단 영화를 보고나면 지창욱이 아닌 권유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기획하던 당시에는 지창욱을 캐스팅하는 것에 대해 관계자들의 반대가 컸다고 한다. 그럴 법 하다. 아무래도 총 제작비가 100억 원대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충무로에서' 검증이 안 된 배우에게 맡긴다는 선택은 쉬운 게 아니었다. MBC <기황후>, KBS2 <힐러>를 통해 최고의 스타를 발돋움한 지창욱이었지만, 스크린은 또 다른 세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박관현 감독의 뚝심있는 선택은 적중했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권유 역을 맡아 그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소년의 이미지와 남자의 이미지, 두 얼굴을 모두 가진 지창욱은 영화를 '젊게' 만드는 데 일조했고, 그리하여 <조작된 도시>는 활력이 넘치는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또, 맨몸 액션에서부터 시작해서 총기, 카체이싱 등을 퍼펙트하게 소화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더 케이투>를 보며 지창욱의 액션이 발군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조작된 도시>를 촬영하며 그 능력이 만개했던 듯 싶다.



분명 <조작된 도시>의 '히든 카드'는 민천상 역을 맡은 오정세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반전의 키를 쥐고 있기도 하고, 연기적인 면에서도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주포'가 든든하지 않다면, 숨겨 놓은 카드의 쓰임새는 반감됐을 터. 그만큼 영화 전반에 걸쳐 지창욱의 역할은 컸다. 커다란 눈망울에 소년의 얼굴을 한 지창욱은 억울한 누명을 쓴 권유라는 캐릭터에 관객들이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액션을 소화하는 강렬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는 복수의 통쾌함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은 자신의 가치를 여실히 증명한다. 당대 최고의 액션 배우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은 누구나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는 지창욱을 말리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 말려야만 한다. 지창욱에 대한 신뢰는 그가 다시 액션 영화에 출연한다면, 기꺼이 영화관을 찾아지고 싶을 정도니까 말이다. 이렇게 타협을 해보면 어떨까. '다른 장르들도 해보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액션으로 돌아오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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