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여행에서 '숙소'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숙소=잠' 정도의 개념만 갖고 있었다. 그저 '잠만 자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부터 일정을 잡아 숙소를 나섰고, 밤이 깊어질 무렵에야 돌아왔다. 지친 몸을 누일 수 있으면 됐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숙소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 의미가 격상됐다. 잠만 자고자 했던 곳에서 호되게 당하기도 했고, 여행의 의미 혹은 여행을 향유하는 태도와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확실히 숙소는 여행 과정에서 일종의 '베이스 캠프'의 개념을 지닌다.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곳. 여행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곳. 예상치 못한 부상을 보듬는 곳. 현실과 달리 근사한 여유를 즐기는 곳. 심지어 어떤 여행은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