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73

김형경,『내 사랑은 그 집에서 죽었다』

김형경 씨는 최근에『사람풍경』,『천 개의 공감』,『좋은 이별』,『만 가지 행동』등의 심리 에세이로 유명하지만, 원래 그는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허진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던『외출』뿐만 아니라『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등의 작품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죠. 『내 사랑은 그 집에서 죽었다』는 2004년에 출간됐던『성에』의 개정판입니다. 개정하면서 제목도 바뀌었는데요. 박완서 선생께서도 "굉장히 센 물결을 만난 것 같다. 한꺼번에 다 읽었다"고 호평하셨던 작품이죠.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실제로 흡입력과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스토리 자체의 힘도 굉장하지만, 무엇보다 김형경이라는 소설가의 문체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연희와 세중의 만남, 그리고 이어지는 과거에 대한 회상.. ..

버락킴의 서재 2012.11.19

김연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제목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뽑아 들었던 책, 김연수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미국으로 입양된 여자 주인공, 카밀라 포트만이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엄마를 찾는 이야기를 주요 뼈대로 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물론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죠. 김연수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요. 기본적으로 한국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밝혀지는 과거들도 신선하지 않았고, 문체라든지.. 전체적으로 마음에 쏙 들어오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버락킴의 서재 2012.11.17

구사카베 요,『신의 손』

구사카베 요의『신의 손』은 안락사와 관련된 의사들의 논쟁, 사회 각계각층 간의 대립을 비롯해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정치권의 암투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만약 안락사에 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의사 출신답게 작가인 구사카베 요는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도 세밀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이고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도 갖고 있어 '미스터리'라는 측면도 충족시켰다고 생각됩니다. 옮긴이의 말에서도 나오지만,『신의 손』은 독자들에게 '편안한 죽음을 맞겠다는 바람이 왜 나쁜가?'라는 단순하고 간결한 물음을 던지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온갖 복잡다단한 딜레마를 안깁니다. 책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좀 두꺼운 편이지만 아마 금세 ..

버락킴의 서재 2012.11.12

히가시노 게이고,『매스커레이드 호텔』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입니다. 그의 작가 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호텔이라고 하는 특정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추리와 그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버무려졌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추리 소설을 기대했다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파 추리 소설에 익숙하신 분들에겐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버락킴의 서재 2012.11.05

조이한,『그림, 눈물을 닦다』

그림과 치유.. 는 참 어울리는 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최근에 미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초짜'이기에,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치유를 경험한 적은 없는데요. 뭐, 언젠가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날이 오겠죠? 조이한이라는 작가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요. 짧고 간결한 호흡으로 글을 써나가더군요. 이야기의 흐름도 좋고, 선정한 그림과 인용한 내용도 마음에 들었고요. 책이 두껍지 않고 날씬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도 좋은 듯 합니다.

버락킴의 서재 2012.11.01

이택광 · 박권일 외 4인,『우파의 불만』

일단 책이 예쁩니다. 손에 착 감기는 느낌. 물론 내용도 아주 알찹니다. "자유주의자 또는 우파의 비판 앞에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대신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상대편보다 더 훌륭히 비판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슬라보예 지젝의 말로 시작하는『우파의 불만』은 이택광, 김민하, 김진호, 최대섭, 박연, 박권일 이렇게 여섯 사람이 함께 쓴 책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구꼴통'들 말고, 진짜 '우파'라고 할까요? 이들은 대한민국의 소위 우파들의 행태를 조명하기보다는 우파의 보수주의를 유지시키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분석합니다. 단순히 희화화하고 풍자하는 대상으로서의 '우파'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진중한 태도로 '더 훌륭히 비판하기 위해서' 말이죠. 많은 공부..

버락킴의 서재 2012.11.01

우정아,『명작, 역사를 만나다』

미술과 역사를 크로스오버한 책, 우정아의『명작, 역사를 만나다』.이런 스타일의 또 다른 책으로는 이주헌의『역사의 미술관』등의 책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우정아 씨의 것이 더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그렇고, 이야기가 스며드는 속도와 깊이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읽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텐데요. 취향의 문제라고 해둘까요? 아, '우정아'라는 이름이 낯익은 분도 계실 텐데요. 네이버의 '오늘의 미술'에 매주 연재를 했었다고 하네요. 책은 연재했던 내용들을 묶은 것이고요.

버락킴의 서재 2012.10.28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보시는 것처럼, 책이 참 예쁩니다. 손이 막 저절로 가는 책이죠.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가 쓴 책인데요. 사실 저도 처음 본 작가입니다. 일단,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고 간결합니다. 소위 '글로벌화'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인데요. 글로벌화가 결국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시켰다는 것이죠.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있어요. 보시면 공부가 많이 될 겁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각종 자원들을 착취하는 콘체른과 소년병의 실태, 중국 등의 지역에서 어린이 노동자들에 대한 보고들은 정말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후반부에는 '기업의 초상화'라는 장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아디다스'를 비롯해서 '애플', '코카콜라', '도이체방크', '맥도날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딱 알 수 있는 기업들의 실태에 대해서 정리가 ..

버락킴의 서재 2012.10.25

오승현,『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현재『고교 독서평설』의 집필 위원으로 있는 오승현 씨의 책입니다. '내 언어 능력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다.'는 비트겐슈타인의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들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그늘과 한국 사회의 뿌리를 살펴 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들에 담겨 있는 사회적 편견과 몰상식들을 되짚어 봅니다. 어쩌면 조금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내 언어와 사고를 한번쯤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고등학교 친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을 쓰기 때문인지 책은 아주 쉽게 쓰여졌고,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에도 편합니다. ^^*

버락킴의 서재 2012.10.22

무라카미 하루키,『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이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사실 특별할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편하게 슬쩍슬쩍 넘겨가며 읽기 좋은 책이랄까? 햇살 좋은 날,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롭게 읽어내기 좋은 책이다. 주로 20~30대 여성이 주독자인 에 하루키가 어떤 이야기를 실었을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 1.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간혹 참석했지만, 서른 살이 넘은 뒤로는 친척의 결혼도 친구의 결혼도 전부 거절하기로 했다. 내가 거기에 얼굴을 내밀어서 그 결혼생활이 원만해진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증명된다면 애써 나가겠지만, 특별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정중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거절한다. 무엇보다 예외를 만들지 않는 것이 그런 유의 초대를 원만하게 거절하..

버락킴의 서재 2012.10.21

김두식,『욕망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는 김두식 교수의 책입니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아, 김두식 교수는 경북대 법대 교수입니다. 그래도 모르신다면, 다음엔 저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첫 챕터를 읽어보면 제가 왜 이 이야기를 했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 분을『헌법의 풍경』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한 눈에 반했다고 할까요? 사실 처음에는 구어체로 쓰여진 글을 읽는 것이 어색했었는데, 이제는 불편함 없이 아주 편안하게 읽고 있습니다. 마치 이야기하듯 글을 쓰는 건,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죠. 김두식 교수는『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를 통해 교회를, 『불멸의 신성가족』을 통해서는 사법부를 다루는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법한 소재로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 외에 인권과 관련된『불편해도..

버락킴의 서재 2012.09.02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자본주의의 탐욕에서 벗어나자

"우리는 경제학에 대한 특수하고 제한적인 시각만을 가르치는 강의실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이 시각은 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하며 문제적이고 비효율적인 오늘날 우리 사회 시스템을 영속화시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경제학10을 우려하는 학생들 드림- 위에서 인용한 글은 2011년 11월 2일, 미국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맨큐의 경제학』의 저자, 보수적인 주류 경제학자)의 '경제학10' 수업을 거부하고 강의실을 나간 학생들이 남긴 편지의 일부이다. 그들은 왜 하버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를 뛰쳐나간 것일까? ('경제학10' 강의는 2011년 가을 학기에도 전체 강좌 중 가장 많은 700명 이상이 수강했다.) 수업을 거부한 학생들이 부끄러워 했던 것은 바로, '바로 그 졸업생들이..

버락킴의 서재 2012.06.14

읽어볼 만한 신간, 어떤 책들이 있을까?

읽어볼 만한 신간입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ㅎ 어떤 글에서는 강준만의『멘토의 시대』를 강준만의 안철수 지지 선언으로 읽기도 하던데요. 과연 그럴까요?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2』는 동아시아의 3국, 한국 · 중국 · 일본 각기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박경신의『 진실 유포죄』는 소설가 장정일 씨가 소개하기도 했었죠. 다른 책들도 모두 흥미로운 책인 듯 합니다.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2』 박경신,『 진실 유포죄』 김두식,『욕망해도 괜찮아』 강준만,『멘토의 시대』 레너드 카수토,『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버락킴의 서재 201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