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74

『심야 라디오』, 좀 가볍고 너무 착한 철학 에세이

반성이란 나의 잘못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보는 것이지요. 따라서 올바른 반성이란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선, 책(표지)이 예뻤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좋았다. '라디오'라는 말이 주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에 '심야'라는 시간적인 개념이 가미되니까 묘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에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설렘과 함께 이끌리듯 책을 집어 들었지만, 이내 (작가에게 미안하지만) 살짝 실망했다.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철학 에세이'라는 부제처럼, 잠 들기 전에 잠자리에 누워서 읽기에 부담 없는 책인 것은 사실이다. 구어체로 쓰여 있어서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버락킴의 서재 2014.01.05

『뻐꾸기의 알은 누구의 것인가』, 인생은 유전자에 각인된 것일까?

히가시노 게이고. 물론 번역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2013년만 해도 5권의 책이 나왔다. 작년에도 4권, 재작년에도 4~5권은 되는 것 같다. 다음에서 검색을 하면, 그의 책이 무려 72권이나 검색이 된다. 그 중에 기획 상품으로 나온 것과 총 2권 혹은 3권으로 출판된 것의 수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정말 엄청난 다작(多作)이다. 실제로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일본 소설 코너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온다 리쿠'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36』이 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겠지만. 이쯤되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나오기만을 오매불망(寤寐不忘)하는 팬이 아니고서야 독서의 속도가 출간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물론 팬의 입장에서는 정말 반가울 것이다...

버락킴의 서재 2013.12.30

『살인자의 기억법』, 쉽게 읽을 것을 '강요'하는 책

쉽게 읽히는 책. 쉽게 잃히도록 쓰인 책. 쉽게 읽을 것을 '강요'하는 책.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호흡이 빠르다. 듬성듬성(?) 쓰여져 있다. 문장이 간결하며, 문단도 간결하다. 불필요한 묘사도 없다. 말하자면 직구, 직구, 직구다. 속도감이 빠르다. 순식간에 읽힌다. 이야기 자체의 흡입력도 좋다. 게다가 책도 두께도 얇다. 고작 176 페이지라니! 수 백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마주할 때와는 긴장감부터가 다르다. '후딱 해치워 버릴까?'라는 '자만(自慢)'이 고개를 들이민다. 그렇게 가뿐 호흡으로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 순간 '어라?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는 '아, 당했다!'라는 묘한 쾌감이 자리잡는다. 스릴러 영화에서 더할나위 없는 반전을 ..

버락킴의 서재 2013.12.29

강준만,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 에서 발췌 - 강준만이 누구인가? '안티조선운동'의 최전선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였고, '성역은 없다'며 실명 비판을 통해, 조용하기만 했던 학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을 들썩였던 투사(鬪士)가 아니던가? 또, 역작이라고 일컬어지는『김대중 죽이기』를 통해 정치인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던 전략가이기도 했다. 물론 옛날 이야기다. 최전선에서 너무도 홀로, 외롭게 싸웠기 때문일까? 언제나 맨앞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맞아내고, 때로는 같은 진영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에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또, 자신의 과잉 혹은 헛발로 고역을 치르기도 했는데, 이러한 상처들이 누적되면서 심각한 내상을 입은 듯 하다. 이제 그 뜨거웠던 강준만을 다시 만날 수는 없으리라. 물론 중후한 나이에 접어든 강준만..

버락킴의 서재 2013.12.15

『점과 선』, 선입견이 만들어 낸 맹점을 꼬집다

최근 추리소설의 대세(大勢)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다. 물론 간간히 '트릭(가령 밀실 트릭)'에 기초한 추리 소설들도 나오고 있고,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시리즈처럼 '서술 트릭'을 기반으로 한 추리소설들도 일정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역시 주류는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유베 미유키, 미나토 가나에 등이 주축이 된 '사회파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은 얼마나 교묘한 '트릭'을 개발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설을 통해 작가와 독자 간에 한바탕 머리싸움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사회파 추리 소설'은 '범죄의 동기'를 중시한다.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케이스도 있고, 혹은 범인의 시선에서 소설을 전개하기도 한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갖가지 문제..

버락킴의 서재 2013.12.08

『표창원의 사건추적』, 처벌 강화보다는 예방을!

- 에서 발췌 - '상처 받았다(입었다)'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 필자에게 '힐링'이라는 단어는 '기만'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런 냉소적인 태도는 잠시 내려놓기로 하자. 현상적으로 볼 때,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의 결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았고(입었고)' 그들에게 표창원 박사는 '힐링' 그 자체였다. 그의 프리허그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 표창원은 진보 성향의 시민에겐 한가닥 희망이었고, '진짜' 보수를 꿈꾸는 시민들에겐 하나의 표본이었다. 『나는 셜록 홈스처럼 살고 싶다』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표창원 개인의 자서전 성격을 띈 책이라면, 『표창원의 사건추적』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파일러라는 그의 직업적 특성을 잘 드러낸 책이다...

버락킴의 서재 2013.11.24

『솔로몬의 위증』, 오로지 진실을 찾기 위한 아이들의 사투

1권 694페이지, 2권 668페이지, 3권 675페이지. 이 두꺼운 책을 추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책이 갖고 있는 엄청난 힘 때문이다. 만약 자리를 잡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것이다. 그 몰입의 정도는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리라. 미야베 미유키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변영주 감독이 연출하고 김민희가 열연했던 영화 의 원작자이기도 하고, 나오키 상을 수상했던 『이유』를 비롯해서 『모방범』,『낙원』등의 작품은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미야베 월드'라는 시대 미스터리 시리즈를 쏟아내면서(정말 쏟아내고 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의 집필 능력은 어마어마하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솔로몬의 위증』..

버락킴의 서재 2013.11.15

지승호의 인터뷰,『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인터뷰는 지루하다. 인터뷰이(인터뷰를 받는 사람)은 확실히 그럴 것이다. 매번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정해진 매뉴얼을 반복하듯 같은 대답을 기계처럼 늘어놓아야 하니까. 인터뷰어(인터뷰 하는 사람)는 어떨까? 인터뷰가 처음이라면 유명한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가슴이 벅찰 수도 있을 것이다. 그건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이지, 인터뷰 자체에 대한 설렘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질문은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질문, 예리한 송곳같은 질문, 정작 그 인터뷰를 소비할 사람들이 궁금한 질문은 할 수 없는 것이 '인터뷰'의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는 대본 자체에 충실한 하나의 지루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 - 에서 발췌 - 국내 유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사랑하면 ..

버락킴의 서재 2013.11.08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미시마 유키오와 레미제라블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는 그가 《씨네21》에 연재한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씨네21》을 거의 매주 챙겨보긴 하지만, 진중권의 글을 꼬박꼬박 챙겨보진 않았기 때문에 낯선 글들을 꽤나 많았다. 구독해서 읽으셨던 분들은 굳이 다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잡지로 읽는 것과 단행본으로 읽는 것은 느낌적인 차이가 있으니 새로운 기분으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사진 등의 자료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되긴 했으니까. 진중권의 글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학 관련 글에는 딱히 취미가 없다. 그래서 많은 것을 건지진 못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죽음 앞의 인간 -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과 유미주의'와 '우리가 잃어버린 것: 민주주의적 에토스와 사랑'이라는 챕터였다.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버락킴의 서재 2013.10.26

『가짜 논리』,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

'부실한 논리를 들먹이는 건 적들만이 아니며, 우리가 찬성하는 주장의 근거 역시 함량 미달일 때가 있다.' 따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줄리언 바지니는 책의 첫 장에서부터 독자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줄리언 바지니의 『가짜 논리』는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논증의 오류 77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줄리언 바지니는 언론을 통해 실제로 공개됐던 정치인이나 언론 매체, 혹은 그 외의 유명인들의 발언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범하고 있는 논리의 오류를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해지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 불편을 인정하고, 오류의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나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마지막 ..

버락킴의 서재 2013.10.26

『새로고침』, 은수미 · 정재승 · 표창원 · 홍세화 · 박래군 · 윤여준

후회는 아주 고등한 능력입니다.지구 상에서 후회하는 동물은 영장류밖에 없습니다.다음 유사한 상황에서,더 나은 결정을 하라고 이 기능을 부여받은 것 같아요. - 정재승 - '새롭게 시작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여섯 번의 새로 고침!' 이라는 소개글이 인상적인『새로고침』은 에서 매년 열고있는 인터뷰 특강을 활자로 담은 책이다. 벌써 열 번째라고 하니 그 역사가 꽤 오래 됐다. 이번 강연에는 은수미, 정재승, 표창원, 홍세화, 박래군, 윤여준 이렇게 여섯 명의 강사가 참여했다. 목차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제1강. 은수미 : 시시포스의 신화를 바꿔라 - 경쟁의 굴레 벗어나기 제2강. 정재승 : 뇌도 리셋이 되나요? - 우리가 결심과 후회를 반복하는 이유 제3강. 표창원 : 사직서가 선물한 행복 - 자유인으로서의 새..

버락킴의 서재 2013.10.13

『제7일』, 위화가 들려주는 가슴 뭉클한 7일간의 이야기

위화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중국 작가로 손꼽힌다.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만, '과연 한국인들이 중국 작가를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이나 옌롄커, 수퉁 정도가 전부 아닐까 싶다. 솔직히 필자도 중국 소설을 그리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일본 소설과는 달리 번역되어 넘어오는 작품 수가 현격히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설가 위화를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건, '소설'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중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다룬 에세이였다. 블로그에도 이미 소개를 한 적이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위화라는 작가에 흠뻑 빠져버렸고 그의 소설들을 찾아 읽게 됐다. 그의 대표작인 『허삼관 매혈기』과 『인생』은 굳이 작가의 ..

버락킴의 서재 2013.10.13

『고야』, 사쿠라바 가즈키의 성장 · 연애소설

그리운 것, 사랑했던 것, 소중히 아꼈던 무언가.그것들을 기억 저 밑바닥에서 끄집어낼 때,고야는 꼭 그 냄새에서 시작한다.고야는 경험하지 못했던 …… 것들. - 사쿠라바 가즈키, 『고야』中 - 나오키 상 수상작가 사쿠라바 가즈키가 그려낸 특별한 연애소설 『고야』. 의붓아버지와의 금단의 사랑을 다룬 장편소설 ≪내 남자≫로 제138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사쿠라바 가즈키가 수상 직후 발표한 색다른 연애소설이다. ‘황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사춘기 소녀가 겪는 사랑과 우정, 이별과 성장 이야기를 순정만화를 연상시키는 세심한 터치로 그려냈다. 기존의 작가 이미지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가 일본 전통을 간직한 고풍스러운 도시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펼..

버락킴의 서재 2013.09.12

『소문의 여자』, 인간성에 대한 해학설을 그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심이라는 것을 갖고 있으나 그것이 발휘되는 건 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 한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의를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때때로 타인을 비난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발동되곤 합니다." - 오쿠다 히데오, 『소문의 여자』저자의 글 中 - 오쿠다 월드의 진수가 녹아 있는 통쾌한 범죄 스릴러! 오쿠다 히데오가 최초로 선보인 범죄 스릴러 소설 『소문의 여자』. 한 여자를 둘러싼 소문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을 유쾌하게 그려낸 오쿠다 히데오식 범죄 스릴러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위선적인 일상과 미궁의 여자가 일으키는 사건이 펼쳐진다. 10편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마다 각기 다른 화자의 시각으로 한 여자를 묘사하고..

버락킴의 서재 2013.09.12

『위대한 패배자』, 죽어서 승리자가 된 체 게바라

"우리 시대의 가장 완벽한 인간" 장 폴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그렇게 불렀다. 한 인간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극찬이 아닌가? 볼프 슈나이더는 "지금껏 지구상에서 그렇게 철저히 강탈당한 것에 그렇게 엄청난 열정과 의지력을 쏟아부은 사람은 없었고, 그렇게 잔인했음에도 그렇게 많은 동정을 받은 인물도 없었다"(『위대한 패배자』, p.68)고 평가했다. 체 게바라가 잔인했던 건 사실이다. 바티스타의 압제로부터 쿠바를 해방시키기 위해 혁명군을 모집했던 그는 노선 이탈자, 밀고자 등을 조직에 해가 되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형했다. 그것도 직접 총살을 집행했다. 이러한 면모를 잔인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집단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혁명에서는 모든 것이 용납된다"는..

버락킴의 서재 2013.08.12

[읽다만 책] 2.『(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

비록 읽다만 책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참 구미가 당기는 제목의 책이다. 최근 토마스 프랭크는 대한민국에서 상당히 각광받고 있는 저자가 아닌가 싶다. 작년 5월에 출간된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를 필두로 올해 초에는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가 번역되어 출간됐고, 지난 6월에는 『(정치를 비즈니스로 만든) 우파의 탄생』이 출판됐다. 그만큼 '토마스 프랭크'의 글이 통찰력이 있고, 시대를 잘 드러내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추천사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썼다. 현재 대한민국 우파의 수준은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경계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조선의 노론들은 끝내 중국의 그것을 능가하지 않았던가?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대한민국 우파..

버락킴의 서재 2013.08.09

[읽다만 책] 1.『스무살의 사회학』

[읽다만 책]을 통해 소개할 첫 번째 책은 랠프 페브르 · 앵거스 밴크로프트의 『스무살의 사회학』이다. 부제는 '콩트에서 푸코까지, 정말 알고 싶은 사회학 이야기'. 처음에 이 책에 흥미를 가진 까닭은 '소설'식으로 쓴 '사회학 개론'책이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사회학과 관련된 이론들은 어렵고 딱딱하기 때문에 외면당하기 일쑤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조차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런 현실이니 일반 대중들에겐 어떻겠는가? 작가는 타개책으로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렸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사회학과 관련된 주요한 주제들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 토론을 벌인다. 작가는 이렇게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사회학 이론들을 독자들은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

버락킴의 서재 2013.08.07

[읽다만 책] 인트로

- 에서 발췌 - "나는 영화를 감상할 때, 20분 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자리를 뜬다. 세상에 영화는 엄청나게 많다." 유명한 영화감독의 말이다. 실명을 밝히지 못한 것에서 짐작했겠지만 그 감독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검색으로도 찾아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확한 워딩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의 범위 내에서 각색을 하긴 했지만, '맥락'은 흩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자신한다. 무엇보다 '세상에 영화는 엄청나게 많다'는 말이 와닿았다. 그래, 굳이 재미없는 걸 가지고 씨름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영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책도 마찬가지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그 엄청난 양의 서적에 심리적으로 압도당하곤 한다. 출판계가 불황이라고는 하지만(출판계가 불황이 아닌 시절이 있긴 했던가?), ..

버락킴의 서재 2013.08.06

『정치의 즐거움』, 박원순이 묻고 시민이 답하다

이 책의 원래 기획은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하다'입니다만, 굳이 위와 같은 제목을 정한 까닭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쓴 서문에 나와있습니다. '오연호가 묻고 박원순이 답했지만 사실은 제가 묻고 천만 서울 시민 여러분이 답해주신 것입니다. 시민사회에서 일할 때도, 정치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도 저는 시민 여러분에게 묻고 시민여러분의 말씀대로 살아왔으니까요.' (p.7)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 15개의 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부 위기를 기회로2부 즐거움을 혁신으로 3부 야심을 행복으로 1부는 '인간' 박원순을 조명합니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학창시절까지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정치적 인간 박원순'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인 고 조영래 변호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정치를..

버락킴의 서재 2013.08.03

고종석, 『해피 패밀리』

함께 있지만 저마다 혼자인 사람들의 이야기!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언어학자 등 여러 방면에서 글쓰기에 매진해온 소설가 고종석의 소설 『해피 패밀리』. 2011년 7월부터 9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연재되었고, 2012년 9월부터 10월까지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낭독된 작품이다. 일상적으로 가장 친근하고 가깝다고 여기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풀어냈다. 가족이라는 익숙한 이름으로 그려낸 가장 외로운 서사가 펼쳐진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비극적인 역사를 지나온 한 가족을 통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핏줄에 대한 애정과 연대의식이 얼마나 허망하고 위선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야기는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한민형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 아..

버락킴의 서재 201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