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피의자 박근혜가 검찰에 소환됐다. 오전 9시 24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던 그는 21시간(노태우 전 대통령의 16시간 20분을 넘긴 최장 시간이라고 한다.) 동안 조사를 받고, 다음날인 22일 오전 6시 55분 검찰청사를 나서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전직 대통령이 된 박근혜의 검찰 조사는 초미의 관심사였고, 국민들의 눈길도 온통 그곳으로 향했다. 언론들은 그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호들갑'에 가까울 정도로 야단법석이었다. 이해한다.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다. 그래도 아쉬웠다. 아니, 안타까웠다.



그가 무슨 어떤 머리를 하고 어떤 옷을 입고 나타났는지, 점심은 무엇(김밥과 초밥, 샌드위치)을 먹었는지, 또 저녁은 무엇(죽)을 먹었는지, 그리고 '변기'에 유독 민감했던 그가 검찰청에서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 언론은 '가십거리'에 치중한 채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했다는 게 더 정확할까?) 하지만 '이름'이 '브랜드'가 되고, '이름'이 곧 '신뢰'와 동의어가 된 한 명의 언론인은 달랐다. 그는 피의자 박근혜가 검찰에 소환된 장면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오늘 그는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자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민간인, 그래서 검찰 소환이 불가피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의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조사실로 들어가기 앞서서 입장을 말했지만, '국민에게 송구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이런 8초 분량의 29자짜리 발언이 전부였습니다. 오늘 소환 조사가 끝나면 이제 구속 영장 청구 여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탄핵 심판은 끝났지만, 수사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심판은 시작입니다."



손석희. 그는 분명 이 '싸움'의 선두에 서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고, 국정농단 사태를 본격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다뤘다. 자칫 잘못하면 난잡하게 흘러갈 수 있었던 '물길'을 매번 정확히 바로잡았고, 그리하여 이 모든 사건의 '핵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최순실, 최순득, 장시호, 정유라.. 그들은 확실히 '트러블 메이커'였고, 그만큼 '뉴스 메이커'이기도 했다. '가십'으로 그들만한 이름이 또 없을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JTBC <뉴스룸>은 '문제는 박근혜야'라고 목소리 높여 강조했다. 


누군가는 손석희를 '진영'으로 귀속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의 싸움은 '진영'에서 비롯된 것도, 그리하여 '진영'으로 수렴되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또, 특정인을 위한 혹은 특정인에 대한 싸움도 아니었다. 지난 2013년 태생적 한계를 지닌 '종편' JTBC로 뛰어들면서 "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던 손석희는 여전히, '진실'의 싸움 그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먼저 서울중앙지검 취재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네, OOO기자.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그러니까 예를 들면 식사를 했다라던가, 이런 얘기는 중요한 건 아닌 것 같고요."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 기자를 연결하면서 손석희 앵커는 '식사를 했다라던가, 이런 얘기는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어버린다. 놀라웠다. 다른 언론사와의 '질'적인 차이가 느껴졌다. 그건 그동안 JTBC <뉴스룸>이 조금씩 조금씩 쌓아왔던, 아니 손석희라는 언론인이 30년 넘게 다져왔던 '자존심'을 보여주는 듯 했다. '본질'에서 벗어난 것들, 그러니까 '가십'을 다루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령이 아닐 뿐더러 그런 역할을 하는 데 머무를 수 없다는 단호함이었다. 



한번쯤 흔들릴 법도 하지 않은가. 어느덧 JTBC <뉴스룸>은 (붙박이 채널의 공고함을 지닌) KBS1 뉴스를 제외하곤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출범 이후 1%를 밑돌던 시청률은 이제 7% 중반(21일 방송분은 7.848%)에 안착했다. 조금 자극적인 내용들로 뉴스를 채워넣을 법도 하다. 조금 얄팍한 수를 써볼 법도 하다. 그런데도 <뉴스룸>은 '정도(正道)'를 지킨다. 그것이야말로 국민들이 <뉴스룸>을 '선택'하는 이유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그 중심에 손석희라는 존재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방송사를 옮긴 후 얼마가 지났을까.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JTBC에 처음 올 때 믿어달라고 했다. 그 약속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손석희는 이렇게 대답했다. "유효하다. 누구나 저널리스트라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자신이 구현해보고 싶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제시하는 정론의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는 것이 여기서 구성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의 다짐을 매일매일 되새기고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당시 인터넷과 SNS 상에는 이런 '의문'이 떠돌아다녔다. '손석희가 바뀌느냐, 손석희가 바꾸느냐?' 지금까지의 결론을 내려본다면, 분명 '후자'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손석희'라는 이름은 불안하다. 그가 대한민국의 '언론'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이름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포스트 손석희는 어떠할까. 우리에게 손석희를 대체할 수 있는 언론인이 있는가. 그를 영웅화할 생각은 없다. 신화로 만들 생각도 없다. 그러기 위해선 손석희가 좀더 바꿔야 한다. 그가 없어도, 끄떡없을 JTBC로. 손석희를 대체할 수많은 손석희들을 키워내는 것으로. 미안하게도, 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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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눈길을 걸으며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잊으리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중에서


평소 이용하는 음원 사이트에서 노래를 찾아 듣는데 이게 웬일인가. '최신 음악' 코너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띠는 게 아닌가. 세월의 흐름이 물씬 느껴지는(그의 과거 앨범들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정하고 단단한 얼굴 그리고 그 아래 한자로 쓰인 이름 석 자, 최백호였다. 어찌 듣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랴. 첫 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부터 노래를 듣는데, 진도가 도통 나가지 않는다. 어느덧 시간이 한참이 지나 있었다. 욾조리듯 부르는 특유의 창법과 특유의 쓸쓸한 정서에 흠뻑 젖어버린 탓이다. 


불혹(不惑). 어림잡아도 최백호(1950년생)의 나이가 그보다는 훨씬 많을 텐데, 어째서 앨범 제목을 불혹(不惑)으로 정했을까. 알고 보니, 올해로 데뷔 40주년, 불혹(不惑)을 맞이했다고 한다. 1977년에 데뷔를 했다고 하니, (반복하지만) 무려 40년의 세월을 뮤지션으로 지내왔다. 최백호에게 40년이라는 세월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돌아보면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용케 잘 견뎌냈구나, 참 운이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역시, 그리고 뭔가 최백호다운 대답이다.



"과연 지금의 나는 가수로서 불혹의 경지인가? 좀 돌아봐야겠다."


세상 일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의 불혹, 그러나 40년을 살았다한들 한낱 인간이 어찌 번민하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어쩌면 가장 '미혹되기 좋을 나이' 다시 말해서 '마음이 흐려지기 가장 좋을 나이' 그리하여 '무엇에 홀리기 가장 좋을 나이'가 바로 '불혹'은 아닐까. 40년 동안 가수로서의 화려한 영예와 모진 굴곡을 지나왔을 최백호는 어떨까. 그는 '좀 돌아봐야겠다'고 말한다. 그는 섣불리 '답'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저 '반문과 고민'을 통해 그의 '경지'를 느끼게 된다. 


얼굴에선 세월이 꽤나 지났음이 느껴졌지만(정말 멋지게 나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노래'에선 세월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1977년 데뷔 당시 불렀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을 40년만에 다시 불렀으니 '음색'은 변했고, 노래에 대한 '해석'도 달라졌다. 스무 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그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던 곡이 이젠 자신을 위한 노래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의 나이가 벌써 일흔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앨범을 결코 '나이 들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 최백호의 음악은 목소리 하나였다. 톤 자체가 음악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번에 느낀 건 곡 해석력이다. 녹음 후에도 많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요즘 시대인데 최백호의 노래는 후반 작업을 할 수 없더라. 건드리면 그 느낌이 안 난다." ('에코브릿지' 이종명)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감히 짐작해 본다면, 그건 후배들과의 협업을 피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은 아닐까. 오히려 자신의 '나이 듦'을 인정함으로써 나오는 '힘' 말이다. 사실 <입영전야>(1977), <낭만에 대하여>(1994) 등을 부른 '옛날 가수' 최백호를 다시 듣게 된 건, '에코브릿지'의 <부산에 가면>(2013)부터였고, 그 다음이 '스웨덴세탁소'의 <두 손, 너에게>(2015) 였다. 최백호는 이러한 작업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내가 선택됐다는 게 굉장히 행운이라 생각한다"며 겸손한 태도를 취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후배들과의 콜라보'는 계속 됐다. 우선, 에코브릿지의 이종명(은 최백호가 가수를 시작하는 해에 태어났다)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최백호는 "에코브릿지는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우리 대중음악에서 없던 독특하고 흉내낼 수 없는 장르다. 서서히 사람 마음에 젖어드는 표현세계가 있어 나 역시 그에 빠져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앨범에는 뮤지컬 배우 박은태(<새들처럼>)와 '어반자카파'의 조현아(<지나간다>)가 참여했다. 앨범 재킷 디자인을 비롯해 비주얼 디렉팅은 나얼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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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고 함께 거닐던 풍경 속 노래를 부르듯 내 이름 불러주던 그대여. 해 저물어 물든 석양에 등지고 춤을 추듯이 내게 손짓하던 그대. 그 아름답던 얼굴에 다시 한번 입 맞추고 늘 (언제나) 노래하듯 (노래하듯) 춤을 추듯 내 곁에서 사랑을 해주오. (<풍경> 중에서)


트렌디한 음악이 담기면서 전체적으로 신구의 조화가 이뤄진 이번 앨범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와닿았던 노래는 바로 주현미와 함께 부른 <풍경에서>였다. 에코브릿지는 "주현미와 최백호는 목소리는 극과 극이다. 그렇게 드러나는 명암이 이 노래의 백미"라고 설명했는데, 최백호의 짙은 음색과 주현미의 옥구슬이 굴러가듯 청아한 목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감정을 증폭시킨다. 노년(주현미를 '노년'으로 분류하긴 좀 그렇지만, 노래의 '화자'가 그러하기에 이해하길 바란다)의 듀엣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지 감탄을 자아냈다.


에코브릿지는 한 곡을 녹음하는 데 4~10시간 걸리는 요즘 가수들과 달리 "선생님은 2시간 동안 4곡 부르고 가셨다"며 깜짝 놀랐다면서도 "그런데 그렇게 녹음한게 느낌이 너무 좋았다. 편집도 할 필요가 없었다. 음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를 통해 최백호와의 '협업'에 대한 느낌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백호는 "40년 하다보니 나름 얻은 결론이 완벽한 건 없다이다."고 답했다. 이 한마디에 최백호라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의 '40년 가수 생활' 그리고 '불혹'에 대한 답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시대를 초월해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최백호. 그를 보면, '최백호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는 '나이'가 주는 원숙함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젊음' 또한 지니고 있다.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동시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선배로 손꼽히는 그의 존재감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보물'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 '낭만가객' 최백호의 가수로서의 삶이 '불혹'을 넘어 '지천명'에 이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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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크러쉬', '심블리'가 떴다. 


지난 9일,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JTBC <썰전>에 출연했다. '2017 대선주자 릴레이 썰전' 코너에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이어 출연한 것이다. 시청률은 7.447%(닐슨코리아 기준)로 안희정 편(6.670%)을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편(7.221%), 이재명 성남시장 편(7.195%)을 당당히 제쳤다. 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편(8.1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시청률'만 놓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어찌됐든 '심상정'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과 관심이 '생각보다' 훨씬 높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쉽게도 시청률과 지지율은 상관관계가 그다지 밀접하진 않다. 현재 심상정 대표의 지지율은 리얼미터(10일)의 경우 3.3%, 한국갤럽(10일)의 경우 1%에 불과하다. 사실상 무의미한 수치라 할 수 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과거 선거 국면에서는 '야권 단일화'라는 이름으로 진보 정당들이 '언급'됐고, 그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시원치 않다. 여권의 지리멸렬으로 야권이 워낙 유리한 선거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필요성'이 그만큼 적거나 없어진 것이다.



물론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지지율로는 '변수'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JTBC에서는 '자체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대선주자 인터뷰에서 심상정 대표를 제외했다. 또, 2월 28일 JTBC <뉴스룸> 출연 당시에는 손석희 앵커에게 "당선 가능성과는 아주 현실적으로 보면 거리가 있어보이는데 그럼에도 출마를 하는 이유는 뭐라고 여쭐까요?"라는 자존심 상하는 질문을 들어야 했다. 


물론 "왜 그렇게 단정하십니까?"라고 반박하며, 손석희 앵커로부터 "죄송합니다. 질문을 취소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얻어냈지만, 존재감이 사라진 진보정당의 현실과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가 선거 국면에 있어 유의미한 역할에서 밀려난 것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썰전>에서도 '포인트'는 심상정 대표의 완주 여부에 모아졌다. 김구라는 "이번에는 양보 안 하시는 거잖아요?"라고 물었고, 전원책 변호사는 "심 대표와 이념적으로 가까운 후보가 확실한 당선이 보장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그 때도 완주를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심상정 대표는 "정치에서 양보는 미덕이 아니"라며 "책임지고 승부를 보겠다. 제가 보는 대선 전망에서 사퇴하는 경우는 없다"는 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전원책 변호사는 "어떤 경우에도?"라며 거듭해서 '확답'을 요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불리한 싸움을 해야만 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어떻게든 표가 분산되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는데, 심상정이 가져가는 일부의 표(보수 진영이 절대 가져올 수 없는 표)가 야권의 유력한 후보에게 귀속되지 않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썰전>은 정치시사 프로그램의 원조로서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발휘해 심상정 대표의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또,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도 놓치지 않았다. '2초 김고은'에 대한 설명(혹은 사과?)부터 김문수 전 지사와의 비하인드 스토리(심상정에게 김문수란 '잊혀진 계절')는 '웃음'을 이끌어냈고, 1980년 미싱사 자격증을 취득해 구로 공당에 위장 취업해 노동 운동을 시작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여기에는 심상정을 잘 알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대학 동기 사이인 유시민의 역할도 컸다. 


이어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고 제19, 20대 총선에 당선되면서 3선 의원으로 등극했다는 내용까지, 심상정이라는 정치인이 탄생하게 된 여정도 간단히 다뤄졌다.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방송 직후 언론에서 가십적인 부분들에 치중한 보도로 일관했다는 점이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진보 진영의 유일한 대선 후보로서 심상정의 탄탄한 '정책'들이 빛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한번 더 간략히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노동'을 제1의 국정 과제로 삼겠다는 심상정 대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내세우며, 국민평균월급 300만 원 시대비정규직 없는 사회, 재벌 개혁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누구나 일을 해서 자기 실현을 하고 노동한 데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을 때 행복한 것"이라 전제하면서 노동권을 보장하고 노동 평가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은 국가의 중심 업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위 '기득권 부서(기획재정부, 국토부)'에 밀려 노동부처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노동 관련 부처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방안도 내세웠다. 


복지와 관련해서는 '슈퍼우먼 방지법'을 통해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90일에서 120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유급 3일에서 39일로 늘이는 공약을 제시했다. 또, 육아 휴직 급여 통상임금을 40%에서 6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사회복지세를 신설해 이와 같은 목적세를 복지 목적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일과 양육, 가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여성을 뜻하는 '슈퍼 우먼'이라는 말이 사실상 그들에 대한 '착취'에 기반하고 있기에 이를 국가가 나서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세를 신설해 이와 같은 목적세를 복지 목적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무엇보다 2040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띄었다.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율을 현재의 2.1%(도대체 이전의 정부들을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에서 40%로 확대함으로써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원전이 싸고 안전하다는 건 가짜'라는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원전 폐쇄 비용을 고려하면 원전이야말로 가장 비싼 에너지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심상정 대표는 방송 내내 유시민과 전원책의 날카로운 질문들에 '넉넉히' 대답을 해냈다. 착실히 다져온 '내공'이 느껴졌다. 자신의 공약과 비전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진정성이 느껴졌다. 솔직히 비교하자면, 이전에 방송에 출연했던 다른 후보들과는 확실히 비교됐다. 그에게는 현장의 경험이라는 '힘'이 단단히 뿌리내려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의정 활동과 정당 활동이 넓게 뻗은 가지처럼 확장돼 있었다. 심상정의 말처럼 '대통령 심상정과 야당들이 구성한 연립 정부'를 우리가 상상할 수 없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다시 한번 질문을 해보자. 과연 심상정은 완주할 수 있을까? 그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미미'한 수준에 머문다면, 심상정은 완주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면, 그때부터 심상정은 '사퇴' 혹은 '단일화'의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유시민은 한 줄 평으로 '결선투표제'를 언급했고, 심상정은 이에 물개박수로 화답했다. 대선 후보에게 '완주 여부'를 묻게 되는 후진적이고 불합리한 선거제도가 하루빨리 개선되길 희망한다. 진보 정당의 대선후보, 심상정의 완주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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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義人)이 복수의 화신이 됐다. 아니, 결국 다시 의인이다. '악(惡)'에 합당한 응징을 가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바로잡는 그의 행보를 어찌 '의인의 길'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보폭은 더 넓어졌다. 그 발걸음도 경쾌하기 짝이 없다. KBS2 <김과장>은 지난 번 택배 기사의 애환을 다루더니 이번엔 편의점 알바의 열악한 환경을 조명했다. 그 중심에 김성룡(남궁민)이 있었고, 그는 두팔 걷어붇이고 앞장섰다. <김과장>은 통쾌한 '사이다'는 물론이고,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진지한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버틸 때와 버티지 말아야 할 때를 잘 가려야 모두가 고생을 덜 하죠."

"이렇게 쫓겨나가면 갈 곳도 없어요."

"저흰 을 중의 을입니다. 근데, 그 을이라는 말 저희 위치가 아니라 저희 자체입니다."

"갑은 바라지도 않아요, 그저 을에서 이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임금 체불' 문제로 본사와 대립했던 TQ편의점 점장들은 결국 갑(甲)의 횡포에 무릎을 꿇었다. TQ리테일 대표 취임을 목전에 둔 서율(이준호)은 '힘'으로 간단히 편의점 점장들을 진압해버렸다. 자신의 지시를 불이행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지점 취소 및 점장 자격을 박탈하고 가맹점화 할 것이라 위협했고, 여기에 을의 입장에 놓여 있던 점장들은 기가 잔뜩 눌려버렸다. 이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온 김성룡은 점장들에게 '조금만 버텨보지 그랬냐'고 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어찌 탓할 수 있겠는가. '삶의 무게'로 어깨가 무거운 사람들. 가정을 비롯해 지킬 것이 많은 사람들. 그래서 두려운 것도 많은 사람들. 횡포에 순응하고 머리 숙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 두둔하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야박하게 몰아치기도 어렵다. 김성룡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건 그 때문일 것이다. 한편,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김성룡은 새로운 우군을 만나게 된다.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TQ편의점에 들른 김성룡은 점장과 알바생 민지(하승리)의 말다툼을 듣게 된 것이다.



"회사는 점장들의 서명만 하면 되니까 그렇지."

"점장들은 합의하면 그만이지만 우리 알바들은 그런 합의 원하지 않는다. 밀린거 다 받고 사과도 받아야죠."

"본사가 우리에게 1억원 빌렸다고, 고스란히 1억원 다 돌려줄거 같아? 차라리 벌금 100만 원내고 땡이야.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야."

"쉽고 어려운걸 떠나서 당연한 우리의 권리다"

"세상이 그렇지 않다. 아직 어려서 모른다"


TQ편의점이 알바생들을 상대로 임금체불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성룡은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동시에 해결책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김성룡은 민지에게 "싸움에는 쪽수가 가장 중요하거든. 쪽수가 많아야 개김에 위엄이 생"긴다며 TQ편의점 알바들을 모아달라고 부탁하고, 이에 민지는 SNS를 통해 '연대'를 이끌어 낸다. 또, 박명석(동하)의 조언에 따라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도록 했고, 대표이사 장유선(이일화)에게 도움을 요청해 로펌 고앤구 변호사들을 투입시킨다.


이러한 김성룡의 움직임을 포착한 서율은 재무 관리 본부장인 고만근(정석용)을 보내 알바생 민지에게 돈을 건네는 방법으로 집단 소송을 와해시키려고 하지만, 민지는 "진짜 구리다. 제발 좀 쪽팔리는 줄 아세요."라며 단호히 거절한다. '(기존의) 어른'에 대한 회의(懷疑)와 함께 '진짜 어른'에 대한 갈구(渴求)가 있었던 민지에게 기존의 '어른의 방식'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서율은 직접 나서서 "다 같이 덤비면 다 같이 다쳐. 그러니까 네 자신만 챙겨라"라고 충고하지만, 민지는 이렇게 일침을 가한다.



"어딜 가든 가관이에요. 당신네 어른들요. 하는 짓이라곤 애들 돈이나 떼어 먹고, 희롱하고 때리고, 맨날 어설픈 충고질이나 하고. 자기네들도 그렇게 못 살았으면서. 결론은요, 이 세상엔 진짜 어른보다 나이만 쳐먹은 사람들이 더 많구나, 나는 그렇게 나이들면 안되겠구나. 그거예요. 딱 보니까 아저씨도 예외는 아니에요. 더 하면 더 했지!" 


돈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던 편의점 알바생들의 단결과 TQ메틱 자료를 통해 흑자 상태에서도 임금을 체불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김성룡의 활약으로 결국 TQ 그룹의 박현도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물론 박 회장은 "내가 그깟 것들한테 머리를 숙여"라며 그 어떤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김성룡도 이 정도로 세상이 바뀌지 않느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있다고 변할까요?"라고 윤하경(남상미) 대리가 묻자 "변하긴 뭘 변해. 좀 있으면 똑같아 지지. 그래서 한번에 끝내면 안돼요. 여러 번 연속으로 해줘야지."라고 답했다.


혹시 이 모든 게 '드라마' 속의 가상적 내용이라 생각하는가? 과장한 거라고 생각하는가. '알바노조 편의점 모임'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61%가 주휴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고, 43.9%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67.9%가 손님들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는데, 이처럼 그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을 향해 우리는 과연 뭐라고 말해 왔을까. 설마 이렇게 말해오진 않았을까?



"누가 우리 얘길 들어줘요. 정당하게 불만 얘기해도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하는 거다. 옛날엔 더 했다. 그래도 일 할 수 있는 젊음이 좋은 거다. 다들 개소리만 하고."

"그렇지, 그건 개소리지."

"돈 못 받는 게 제일 화나긴 한데, 그보다 더 화나는 건 우리한텐 당연히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쟤넨 어리니까, 알바니까, 만만하니까 그래도 돼, 하는 거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속이 시원했다.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드라마 속의 대사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 민낯은 곧 우리, 나 자신의 민낯이기도 했다. 더 이상 저런 '개소리'가 통용되는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 민지는 자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끝내 통쾌한 승리를 이끌어낸 김성룡을 향해 "저한테는 진짜 어른이다. 진짜 어른"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과연 진짜 어른이란 무엇일까. <김과장>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일까. 


그 진짜 어른이란 바로 '미래 세대'를 위해, 이 부조리한 현실을 바꿔나가는 '싸움'을 해내가는 어른이 아닐까. 3월 10일, 비로소 박근혜가 탄핵됐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정을 파괴했던, 부정과 부패로 얼룩졌던 '어른'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결국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며, 그 가치가 살아있음을 증명해보였다. 이제 우리는 '진짜 어른'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지 말아야 한다. 김성룡처럼, 우리도 '당신이야말로 진짜 어른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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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놈이야. 어떤 놈들이 그런 소문을 퍼뜨려. 제안대군이며 월산대군은 내수사를 지들 것인냥 펑펑 갖다 쓰는데. 나는 여악이나 몇 데리고 말 몇 필밖에 빌려쓴 것밖에 없어. 그런 나를 모함해? 나와 전하 사이를 이간질해? 내 조부이신 양흥대군은 세조대왕을 도와 이 나라를 세우셨거늘, 감히 손자인 나를 모함해?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한 사내가 울부짖는다.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자신을 변호한다. 스스로를 옹호한다. 그에겐 '소문을 퍼뜨린' 어떤 놈들이 문제이고, 더 큰 부정과 부패를 저지른 다른 누군가를 상대 비교하며 자신의 죄악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다. 자신의 잘못을 들추는 건 '모함'일 뿐이고, 자신의 조부가 세조를 도와 '반정'에 성공했던 일을 '나라를 세웠다'고 표현하며, 그 '공()'을 앞세워 모든 것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하다. 한마디로 천박하다. 추잡하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모르는 한 인간의 처절한 민낯이 그러하다.


저 사내는 바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충원군 이정(김정태)이다. '왕족'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끔찍하고 무자비한 언행을 일삼고, 온갖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타락한 인물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창조한 가상의 인물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조의 서자였던 창원군 이성(李晟, 1457~1484)을 모티브르 삼은 것으로 보인다. 여종을 겁간한 일이나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 등 유사성이 크다. 어린 시절부터 방탕하고 궁중의 예법을 무시하는 등 그야말로 안하무인한 행동의 주인공이 바로 창원군 이성이었다고 한다.


다시 드라마 속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길동(윤균상)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충원군을 치기로 결심하고, 이를 위한 계획을 착실히 수행해 나간다. 첫 번째 방법은 여색을 밝히는 충원군의 방탕함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기방인 활빈정을 열어 충원군을 초대해 주색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길동은 '언론(소문)'을 활용해 충원군이 나랏돈을 함부로 쓰고 여색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연산군(김지석)의 귀에 들어가도록 만든다. 하지만 '왕족'이라는 확실한 신분은 충원군의 든든한 보호막이었다.




충원군은 '모함'을 당했다며 울분을 터뜨렸지만, 여전히 '왕족'이라는 타이틀은 굳건했다. 그의 입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대로 복수는 실패하는가. 길동은 그제야 깨달았다. 충원군을 징벌할 수 있는 방법은 그의 나쁜 짓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길동은 연산군의 '역린'이 그의 할아버지인 세조라는 것을 알아내고, 충원군이 세조에 대한 흉문을 퍼뜨렸다고 몰아간다. 여기에 김일손의 조의제문 사건과 얽히고설키면서 파급력은 급격히 커진다. 


충원군을 신뢰하고 있던 연산군은 당황하지만, "만약 종친이라 해서 봐준다면 누가 두려움을 알겠나."며 "충원군을 국문하라."고 지시한다. 결국 길동의 번뜩이는 재기가 성공을 거둔 셈이다. 반역에는 왕족이라는 신분도 무의미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머리가 산발이 된 채 국문을 당하게 된 충원군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사람이 누구였을까. 우습게도 이 모든 판을 짜서 그를 위기 속으로 빠뜨린 '길동'이었다. "발판이(윤균상)"를 외치는 꼴이라니. 사이다와 같은 전개라 할 만 했다. 


서두에서 인용했던 충원군의 언어 속에서 현실 속의 누군가가 오버랩되어 떠오르지 않는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오로지 누군가의 '모함', '음모', 이간질'이라고 떠들어대는 그 누군가 말이다. 특검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자신의 옛 측근들에 대해서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작전을 꾸몄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그 누군가. "정말 억울하다. (나한테)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소리치다 "염병하네"라는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는 그 누군가.



바로 최순실 씨 말이다. 지난 40년 동안 그야말로 '가족'처럼 지내왔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공범'으로서 국정농단을 주도했다. 특검은 최순실의 민원에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순실 씨는 그의 독특한 '신분'을 이용해 인사를 주무르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해 각종 사익을 추구했다. 그뿐인가. 자신의 딸 최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을 비롯해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체육계를 비롯해 국정운영 전반을 쥐락펴락했다. 


저들은 충원군처럼 '여악이나 몇 데리고 말 몇 필밖에 빌려쓴 것밖에 없'다고 여기며 억울해하고 있진 않을까? 혹은 충원군처럼 애꿎은 '발판이'를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자신들이 저질렀던 범죄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온 국민을 자괴감에 빠뜨렸던 '옴'과 '악창' 같은 자신들의 민낯을 살피지 못한 채 말이다. 지난 40년 동안 그야말로 '가족'처럼 지내왔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공범'으로서 국정농단을 주도했다. 이쯤되면 누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휘둘리기만 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역시 대통령 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제 내일이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게 된다. 부디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되길 희망한다. 만약 국정을 농단한 저들이 '탄핵'이라는 심판을 받지 않고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전근대의 어느 시절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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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연예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인기'라는 양날의 검을 품고 살아간다는 게 어찌 그리 가벼운 일이겠는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그에 따라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삶. '사랑'을 받는 만큼 혹독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삶. 어처구니 없는 송사(訟事)에 휘말리거나 인격을 갈갈이 찢어놓는 모욕적 언행을 감내해야 하는 삶. 단지 '돈'만 많이 번다고 해서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는다.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가 나타나 연예인으로 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대답은 'NO'.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은 'NO'.


반말로 악수를 청하는 무례한 남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에 금이 간 이태곤은 오로지 '연예인'이라는 노출된 직업 탓에 유무형의 극심한 손해를 봐야 했다. 이러한 일이 SNS에서 이뤄진다고 무엇이 다를까. 지난 7일, 백예린은 "근본 없는 무분별한 댓글과 지속적인 괴롭힘은 처벌도 불가능하다. 또 그걸 악용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정말 본인들 일이라면 저한테 하듯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성이 별로다', '논란이 많다' 이런 문장들을 갖다 붙일 순 없을텐데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면서 SNS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임창정의 '만삭 아내 대리운전 논란(이라는 네이밍도 참 이상하지만)'은 더욱 어이 없다. 지난 6일 임창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누라 #대리 #픽업 #만삭 #임신. 술 내일부터 넌"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임신 중인 아내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임창정은 포즈를 취하며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내용인즉슨, 술을 마신 임창정을 대신해서 그의 아내가 운전을 해준 것이었다. 평소 장난기가 많은(술에도 취한 상태였을 테니) 임창정은 이 상황을 나름 '재미'있게 표현했던 것이리라.


이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어떻게 만삭의 아내에게 대리 운전을 시킬 수 있어?', '저렇게 철없는 남편이라니!' 논란이 커지자 임창정은 문제의 사진을 SNS에서 삭제했고,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내놓았다. "가까운 지인과 자택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귀가하던 길에 와이프가 손수 운전을 하길 자청"했고 ,"본인 또한 안전을 준수하며 동승하고 요의 주시했"다는 것이다. 또, "SNS의 특성상 다소 장난스럽게 표현한 콘셉트가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켰다고 사과했다.


그의 해명을 듣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솔직히 이 문제가 왜 '논란'으로 비화됐는지 도무지 이해를 하기 어렵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단 말인가. 임신 8개월은 분명 '만삭(滿朔)'이라 할 만하다. 그 기간이 분명 조심을 해야 하는 시기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전'을 비롯한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면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두고 '과한 요구', '무리한 부탁'이라 단정지을 수 없다. 


임창정은 '아내가 자청했다'고 해명했지만, 설령 그것이 임창정의 '부탁'이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두 사람은 부부이고, 서로의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고, 무엇보다 '결정'은 그의 아내의 몫인데 말이다. 게다가 임창정은 음주운전을 하지도 않았고, 아내와 함께 귀가했다. 타박할 일이 아니라 도리어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삐딱한 시선으로 보지만 않는다면, 저들의 모습은 그저 착실한 부부,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는 부부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임창정의 아내는 좌석 안전띠를 매는 등 교통 법규를 준수(임창정도 마찬가지)했다. 사실 도로교통법(도로교통법 제50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31조)에 따르면, 임신 등으로 좌석 안전띠 착용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자가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승차)할 때는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다시 말하자면, '트집' 잡을 만한 일이 전혀 없었음에도 일부 네티즌의 과도한 '오지랖'이 이번 논란을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의미한 공해라고나 할까. 


퍼거슨 감독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며 SNS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지만, '소통'에 대한 추구는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근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자랑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가 온전히 긍정적이라 말하는 건 아니다)하는 것. 또, 그에 대해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 그것 자체를 잘못이라 말할 수 없진 않은가. 부디 임창정이 주눅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일로 상처를 받았을지 모를 임창정의 아내에게도 힘을 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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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SBS <K팝스타6>의 TOP8이 결정됐다. A조에서는 샤넌, 고아라 · 김혜림, 전민주 · 크리샤 츄가 직행했고, B조에서는 박현진 · 김종섭, 김소희 · 이수민, 김윤희가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추가 합격자로 마은진석지수가 최종적으로 TOP8에 합류했다. 이서진과 유지니는 아쉽게 탈락했다. 이번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분명한 사실은 '그룹'을 이룬 멤버들이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전체 8팀 중에서 '그룹'은 4팀으로 비중이 높았는데, 무엇보다 합격률이 100%였다. 또, <K팝스타6>의 새로운 기획이라 할 수 있는 '걸그룹'의 힘도 여전했다. 


이번에도 '그룹'들이 펼친 화려했던 무대가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바로 시청자 심사위원 투표 100%로 결정되는 추가합격자 선정의 순간이었다. 3명의 심사위원들도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결과에 가슴 떨려 했는데, 그 심정은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중'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탈락 후보자들 가운데 이뤄진 투표이긴 했지만, 분명한 건 대중들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에 떨어지면 코멘트 하잖아요. 그거 준비하고 있었는데, 붙어서 당황스러워요."


첫 번째 추가 합격자는 시청자 심사위원 94명 중 45표를 획득한 마은진으로 결정됐다. 압도적인 결과였고, 의외의 결과였다. 마은진의 뒤를 이어 석지수가 23표를 얻어 추가 합격자가 됐는데, 그가 보여준 무대는 기술적으로 완벽하다고 할 만큼 뛰어난 것이었기에 이견이 없었다. 오히려 그가 1위가 아닌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다시 마은진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분명 컨디션 난조였다. 목 상태가 최악이었다. 심지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목에 약을 뿌리고 무대에 설 정도였으니 당연히 음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은진은 '아픈 티'를 내지도 않았고, 자신의 상태를 '변명거리'로 삼지도 않았다. 음정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웃음'을 잃지 않으며, 최선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데 전력을 다했다. 분명 '노래'만 놓고 봤을 때 아쉬움이 남았지만, 애초에 그가 지닌 '매력'이 무대 곳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무대의 마지막에 보여준 마은진의 예쁘고 빛났던 함박 미소는 마은진의 저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만들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심사위원들도 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희열은 '목상태가 아쉬웠다'고 전제하면서도 "솔로가수로서의 가능성이 더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자기 자신을 디자인하는 힘. 어떤 곡에 내가 어떻게 디자인하면 그게 보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가수인 것 같다."면서 "똑똑하다. 머리가 좋다."고 덧붙였다. 양현석은 "(노래에 대해선) 평가를 안 하겠다"면서도 "축구 경기를 하다가 어떤 선수랑 부딪혀서 머리에 피가 나는데 붕대를 감고 끝까지 뛰는 선수 같은 모습을 봤어요. 근데 조금 더 매력적이었던 건 아픈 티를 안 내서 더 예뻐 보였어요. 멋있어 보였어요."라며 감탄했다.



"투표가 헛되지 않은 표임을 제가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를 꼽자면, 바로 마은진의 <YOU>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원곡은 지소울의 <YOU>) 마은진이 마음을 비우고 불렀던 그 노래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 냈는데, '배틀 오디션'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던 그의 인생곡이었다. 시청자 심사위원들의 압도적 투표 결과가 놀라웠던 까닭은 마은진이 '배틀 오디션' 2위 재대결에서 얼마나 대단한 무대를 선보였는지 몰랐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유희열이 "마은진 양 같은 경우는 아마 오신 분들은 거기까지 모르고 오셨을 거예요"라며 추가 설명을 곁들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시청자 심사위원은 마은진은 선택했다. 이대로 마은진을 탈락시키기엔 너무 아깝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미 눈치챘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마은진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매력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큼 독보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진영은 "착하면서도 매력이 있다. 정말 평범하게 행동하는데 평범하지 않다"며 마은진의 매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내 취향이 아니"라는 양현석을 향해 "그건 개인의 취향일 뿐"이라 당찬 대답을 했던 마은진이 아니었던가.



"추석 막 이럴 때, 할머니 나와서 보라고 일부러 나갔어요, 동네 대회. 나가서 어떻게 하다보니까 자꾸 1등 해가지고 집안 가구 다 바꾸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연습 도중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눈물을 흘리고, 할머니의 폭풍 잔소리에도 애굣덩어리가 됐던 마은진. 방송을 통해 자연스레 보여졌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마은진이 갖고 있는 '매력'을 또 한번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그에게는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실력(기량)'과는 별개로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인지도 모르겠다. 


시청자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TOP8에 진출하게 된 마은진. '투표가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여준 그가 다음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한껏 기대가 된다. <K팝스타6>가 발견한 보물, 마은진이 앞으로 어떤 비상을 이룰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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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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