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중지추(囊中之錐) :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


주머니 속에 송곳을 넣어 놓으면 어떻게 될까. 얼마 동안은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별다른 표시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기간이 제법 길어질 지도 모른다. 1년, 2년, 그러다 10년이 될지도 모른다. 그 이상이 흘러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뾰족함'이 주머니를 뚫기 마련이다. 송곳은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없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보는 배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결국 뚫고 나왔구나!' 막혀 있던 강이 터지듯,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그들을 바라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나는 접어두다 못해 꾸깃꾸깃 구겨서 처박아놔서 이거 어딨는지 찾지도 못해. 근데 나도 한때 있잖아. 여기 A4용지처럼 스치면 손끝 베일 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이 있었어. 근데 이게 어느 한 순간 무뎌지고 구겨지더니,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 나가더라. 결혼할 때 한 번, 애 낳고 나서 아빠 되니까 또 한 번, 집 사고 나서 또 한 번, 그리고 애 대학갈 때쯤 돼서 이렇게 들여다보니까 이게 다 녹아서 없어졌더라구." (KBS2 <김과장> 10회 중에서)


▲ 배우(俳優) : 연극이나 영화에 출연하여 연기하는 사람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라 불러도 무방할 tvN <시그널>부터 tvN <혼술남녀>, 그리고 2017년 상반기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KBS2 <김과장>까지 그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배우'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입밖으로 흘러나온다. "야, 진짜 배우다, 배우. 저런 사람이 진짜 배우지." 물론 연기를 업(業)하는 모든 사람들이 '배우'라는 이름을 갖지만, 그 말에 단순히 '직업'이라는 의미를 넘어 '존경심'을 담는다면, 김원해는 그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다.


물론 그는 '주연' 배우가 아니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 있다. 또, 제작 단계에서 캐스팅 선택지의 첫 번째일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고 나면, 그의 존재감은 주연 배우에 못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아우라'를 뽐낸다. 신기하고도 놀라운 일이다. <시그널>을 예로 들어보자. 김혜수와 조진웅 그리고 이제훈이 막강한 포스를 뽐냈던 그 드라마에서 김원해는 자신만의 맛깔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목배개를 차고 컵라면을 들고 등장했던 김계철 형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혼술남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타 강사 앞에서는 나긋나긋한 표정과 말투로 기분을 살랑살랑 맞춰주면서 만만한 강사(민진웅)에게는 잔소리를 쏟아내며 핀잔을 주는 밉상 상사의 모습을 100% 리얼하게 구현했다. 게다가 또 회식은 왜 그리 좋아하는지, 또 어쩜 저리도 우리 회사 상사 같은지, 많은 시청자들이 김원해가 만들어 낸 '현실감'에 몰입했다. 그러면서도 민진웅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의 곁을 지키며 손을 잡고 다독이는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그널>에서는 강력계 형사, <혼술남녀>에서는 공무원 학원의 원장. 이처럼 김원해는 디테일한 직업 묘사와 리얼한 생활 연기를 통해 자신이 맡은 배역의 리얼리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빨리 몰입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다. 그렇게 마련된 배경 속에서 주연 배우를 비롯한 다른 연기자들은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김원해라는 배우가 만들어 내는 리얼리티의 힘이다. 김원해가 가진 저력은 <김과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발현된다. 



"나, 적어도 앞으로 6, 7년은 더 버텨야 돼. 하나 있는 딸래미 대학은 끝내줘야 한다고. 자꾸 없는 일도 있게, 작은 일도 크게 만들지 말자고. 부탁이야." (KBS2 <김과장> 9회 중에서)


명문대 출신으로 한때는 TQ그룹의 잘 나가는 사원이었던 추남호, 그러나 'A4용지처럼 스치면 손끝 베일 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은 이제 과거일 뿐이다. 그저 자리를 보전하는 게 우선인 경리부장일 뿐이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머리를 조아린다. 자존심 따위 접어둔 지 오래다. 새파랗게 어린 직장 상사의 막말도 꾸역꾸역 참아낸다. 간도 쓸개도 내버렸다. 왜 화가 나지 않겠는가. 분노가 치밀지 않겠는가. 그러나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추 부장에게 회사는 단지 '그'만의 것이 아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아둥바둥 버텨야만 하는 곳이다.


이 짠내 가득한 캐릭터를 김원해는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남궁민의 활약은 두말 할 것도 없지만, '회사'가 배경인 <김과장>이 수많은 샐러리맨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었던 건 역시 김원해의 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과장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사이다'를 선사하고, 시청자들에게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물하는 바탕에는 추 부장이라는 캐릭터가 제공하는 현실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균형감이야말로 <김과장>의 돌풍을 만들어 낸 진짜 힘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을 하다가 1997년 <난타>의 원년 멤버로 합류(<김과장>에서 보여줬던 현란한 칼 퍼포먼스는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다.)했던 김원해는 tvN <SNL>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이후 <명량>, <해적>, <타짜2>, <검사외전>, <아수라> 등 스크린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시작했고, 지금은 '김원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쯤되면 더 욕심을 부릴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주연배우로 남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그저 지금은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OSEN>, '시그널' 김원해, "주연배우로 남을 욕심은 없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김원해가 그려나갈 또 다른 '캐릭터'들이 기대된다. 또, 앞으로 그가 추구하는 '서민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배우'로 오래토록 대중 곁에 남길 바란다. 주머니를 뚫고 나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이고 있는 '낭중지추' 김원해를 응원한다. <김과장>식 말장난을 한번 해보자면, 대중들은 더욱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배우 김원해를 원해!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


솔직히 다른 배우의 말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저 말을 한 배우가 바로 '지창욱'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마디, '지창욱이 아니면 누가 액션을 해?' 그리고 또 한마디, '누가 지창욱만큼 액션 연기를 맛깔스럽게 할 수 있어?' 



지난 2016년 9월 20일, tvN <더 케이투> 제작 발표회에서 지창욱은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다잡는 계기가 됐다"면서 "<더 케이투>는 지창욱의 마지막 액션 작품이다"라고 선언했다. 산전수전 고생을 하며 촬영한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던진 저 말이 단순히 '농담'처럼 들리진 않았다.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창욱의 액션은 화려한 만큼 혹독했고, 전율스러운 만큼 고된 것이었다. 정말이지 당분간 그가 '액션물'에서 거리를 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창욱은 2014년 말 KBS2 <힐러>에 출연한 이래 줄곧 '액션물'에 출연했다. 2015년에는 영화 <조작된 도시>를 촬영했고, 2016년에는 <더 케이투>에 합류했다. 정말 쉼 없이 '액션'에 매진해 왔던 셈이다. 정두홍 무술 감독은 <힐러>를 촬영할 당시 지창욱을 두고 "액션 전문 배우 못지 않은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칭찬했는데, 그만큼 그의 액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 수려한 비주얼과 감정선이 살아 있는 연기력, 그리고 액션을 소화하는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으니 어찌 그를 캐스팅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지창욱이 '더 이상 액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다행히도 2015년 촬영한 <조작된 도시>가 지난 9일 개봉을 하면서 다시 지창욱의 액션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 때문일까. <조작된 도시>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200만 관객 돌파(19일 기준, 197만 4,421명)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재심>과 함께 또 한번의 쌍끌이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10대와 20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어, 지창욱의 힘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톱스타를 섭외해 안전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어요. 물론, 흥행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틀린 얘긴 아니에요. 하지만 요즘 충무로를 보면 늘 같은 배우들이 나오고 도전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조작된 도시는 젊은 영화란 말이에요. 비겁하게 배우에게 목 매지 말자고 했어요. 결과를 떠나 새로운 영역의 배우를 발굴했다는 의미가 있으니까요. 스태프들도 꼭 영화판 사람들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분들과 함께했어요. 저 역시 광고 감독 출신이잖아요." (박광현 감독) <마이데일리>, [MD인터뷰②]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 반대 뚫고 지창욱 캐스팅한 이유


그런데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을 볼 수 없을 뻔 했다는 게 사실일까? 일단 영화를 보고나면 지창욱이 아닌 권유를 상상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기획하던 당시에는 지창욱을 캐스팅하는 것에 대해 관계자들의 반대가 컸다고 한다. 그럴 법 하다. 아무래도 총 제작비가 100억 원대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충무로에서' 검증이 안 된 배우에게 맡긴다는 선택은 쉬운 게 아니었다. MBC <기황후>, KBS2 <힐러>를 통해 최고의 스타를 발돋움한 지창욱이었지만, 스크린은 또 다른 세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박관현 감독의 뚝심있는 선택은 적중했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권유 역을 맡아 그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소년의 이미지와 남자의 이미지, 두 얼굴을 모두 가진 지창욱은 영화를 '젊게' 만드는 데 일조했고, 그리하여 <조작된 도시>는 활력이 넘치는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또, 맨몸 액션에서부터 시작해서 총기, 카체이싱 등을 퍼펙트하게 소화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더 케이투>를 보며 지창욱의 액션이 발군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조작된 도시>를 촬영하며 그 능력이 만개했던 듯 싶다.



분명 <조작된 도시>의 '히든 카드'는 민천상 역을 맡은 오정세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반전의 키를 쥐고 있기도 하고, 연기적인 면에서도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주포'가 든든하지 않다면, 숨겨 놓은 카드의 쓰임새는 반감됐을 터. 그만큼 영화 전반에 걸쳐 지창욱의 역할은 컸다. 커다란 눈망울에 소년의 얼굴을 한 지창욱은 억울한 누명을 쓴 권유라는 캐릭터에 관객들이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액션을 소화하는 강렬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는 복수의 통쾌함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은 자신의 가치를 여실히 증명한다. 당대 최고의 액션 배우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은 누구나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는 지창욱을 말리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 말려야만 한다. 지창욱에 대한 신뢰는 그가 다시 액션 영화에 출연한다면, 기꺼이 영화관을 찾아지고 싶을 정도니까 말이다. 이렇게 타협을 해보면 어떨까. '다른 장르들도 해보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액션으로 돌아오는 건 어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고 생각했다. 주인에게 재산을 몽땅 빼앗기고, 사랑하는 아내 금옥(신은정)까지 잃었던 아모개(김상중)는 강상죄에 강상죄로 맞서며 조참봉의 부인(서이숙)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아모개는 익화리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했고, 큰어르신으로 거듭났다. 길현이와 길동이를 위해서, 그들이 '계급'이라는 낡은 사슬에 얽매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딸은 양반집 규수처럼 키웠다. 비록 '건달'로서의 삶이었지만, 부족함이 없었고 남부러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모개는 알고 있었을까? 결국 자신이 추구한 것은 '가족의 안위'라는 좁은 범위의 '정의(正義)'였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 첫걸음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나리가 뭔 잘못이 있겄소. 온통 노비들은 인간이 아니라고 허는디. 나리라고 뭔 뾰족한 수가 있었겄어?"라며 자신의 주인을 베어버린 아모개의 생각은 당시로선 매우 파격적이고 진보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익화리에서 새로운 사회를 열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이름'은 '건달'이었다. 벗어날 수 없는 족쇄였다. 



길동은 자꾸만 아모개에게 '건달'을 그만두고 농사나 짓고 살아가자고 말한다. 두려움 때문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다. "형, 우리 엄니가 왜 죽은 줄 알아? 아버지가 죽인거야. 아버지 욕심이 울 엄니를 죽였어. 사람이 분수를 모르면 제 명을 못 채우고 죽어. 이러고 살면 다 죽어." 길동은 반상(班常)의 도리를 저버린 아버지, 공고한 신분제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질서를 뒤엎어버린 아버지가 불안하기만 하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다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보는 건 죽어도 싫었다.


그래서 아모개가 "농사를 지으면서 먹고사는 것도 좋겠지. 보리도 심고 콩도 심고."라고 말했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분수를 지키며 가족들과 함께 오순도순 제 명을 채우며 살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었다. 아, 이럴수가! 결국 사달이 나고야 말았다. '도망친 계집종'을 찾아오라는 충원군(김정태)을 속인 것이 들통난 것이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오열하는 계집종을 차마 충원군에게 데려다 줄 수는 없었다. 아모개는 감옥에 갇혔고, 또 다시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참봉부인까지 나타났다.


12년 전의 일은 족쇄처럼 그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통째로 삼켰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 동료들은 계략에 빠져 뿔뿔히 흩어져 각개격파 당할 위기에 놓였고, 길현과 길동은 죽음의 문턱 앞에 서게 됐다. 아모개는 이제 알게 됐을까? 결국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가족의 안위'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부패하고 낡아빠진 세상, 기득권들이 틀어쥐고 있는 썩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질서'를 뒤집지 않으면, 결국 전복되는 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모개야, 내가 아직도 널 미워하는 줄 아느냐. 아니다. 내가 미워하는 건 따로 있어. 조선은 노비가 주인을 속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조선은 노비가 주인을 욕 보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조선은 노비가 주인을 죽일 수 있는 나라가 아니야. 헌데, 너는 주인을 속이고 욕 보이고 죽였어.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대관절 나라에서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이냐. 너 같은 놈들은 조선의 옴이요, 악창이다. 너 같은 놈들이 많아지면 장차 이 조선의 코가 베이고, 손가락이 문들어지고, 창자가 썩어질 것이야. 해서 너를 죽이고, 네 자식들을 죽여 나라를 지킬 것이다. 내가 이 나라 조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충이니라." 


형문을 받고 피범벅이 된 채 감옥에 갇힌 아모개 앞에 서서 열변을 토하는 참봉 부인을 보라. 그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그는 시대의 논리를 대변할 뿐이다. 달리 '질서'라 불러도 좋다. 그는 자신이 사사롭지 않다고 말한다. 사적인 감정 때문에 아모개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조선이라는 나라의 질서를 위해 '정의'를 구현하는 중이라고 단언한다. 자신의 행동은 나라를 위한 '충'이라는 것이다. 확신에 차 있는 참봉 부인의 저 말은 얼마나 소름끼치는 것인가. 


씁쓸하게도 참봉 부인과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다. 국정 농단의 핵심이자 주범인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순간도 사익 추구한 적 없다"며 오로지 나라를 위해 한몸을 바쳤다고 주장(정말 그는 그리 생각하는 듯 하다. 확신범이라 불러도 무방하다.)하고, '탄핵은 잘 기획된 음모'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를 따르는, 부끄러움 모르는 어떤 정당은 국민의 뜻을 거스른 채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문회에 나와서 자신은 죄가 없고, 오로지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 강변하는 저 무리들은 또 어떠한가. 


탄핵은 나라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매국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감히 대통령에게!"를 연발하기도 한다. 국민을 '개, 돼지' 쯤 취급하는 누군가들에게 '탄핵 정국'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 해프닝일 것이다. 권력은 여전히 강고하고, 기득권은 언제든지 반격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탄핵'을 이뤄냈지만, 제대로 된 '정권 교체' 그리고 '정치 교체'까지 나아가지 않으면 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여동생의 위험 앞에 길동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힘'을 되찾는다. '아기장수'라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각성하게 된 것이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도피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길동은 알게 됐을까. 아모개의 시대는 어느덧 저물었다. 신분제라는 세상의 질서에 반(反)했던 그들의 유쾌한 도전은 잠시 멈춰서게 됐다. 혁명 1세대의 첫걸음은 분명 위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아모개의 혁명이 '나'와 '내 가족'이 신분제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데 몰두했다면, 이젠 그 너머를 지향해야 한다.


이제 길동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그는 아모개의 뒤를 이어 새로운 혁명을 이끌어 낼 것이다. 과연 길동 만들어 가는 시대는 아모개의 것보다 진일보한 것일까. 역사가 발전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암울한 질곡을 뚫고 기어코 한걸음씩 더 나아간다고 가정한다면, 그 나선형 구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건 바로 '희망'이 아닐까? MBC <역적>은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사람들이여, 기꺼이 역적이 되자. 그리하여 세상을 바꾸자.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하숙집 주인' 이미숙을 필두로 박시연, 이다해, 장신영, 윤소이까지 KBS2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여기에 '굳이 예능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이수근과 예능 대세로 등극한 박수홍을 투입했다. '여성 예능'이라는 타이틀로 론칭하긴 했지만, 사실상 예능 초짜나 다름없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긴 불안했던 모양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5.4%, 정희섭 PD는 "화요일 심야 시간대는 KBS가 워낙 고전하던 시간대임을 감안했을 때 만족스럽지만,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딸 예쁘기로 소문난 하숙집에 매주 남자 게스트가 방문해 토크와 리얼리티, 버라이어티를 오가며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예능 프로그램"


남초 현상이 압도적인 예능 판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예능을 편성했다는 것 자체는 반갑고 또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기대했다.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어떤 '조합'들이 펼쳐질까, 어떤 '이야기'들이 나열될까. 첫 방송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긴 어렵겠지만, 일단 매우 실망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조급해 보였다. 여유가 없었다. 처음부터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은 가빠졌고, 스텝은 꼬였다. 저들은 도대체 '왜' 저러고 있는가?


다짜고짜 '하숙집'을 운영한다는데, 그 이유가 불명확하다. 여배우들의 '민낯'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맨얼굴이라는 게 단순히 '망가지는 것'을 의미한다면 너무 1차원적이다. 그리고 왜 남자 게스트를 초대해야 하는 걸까? 이수근과 박수홍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들의 투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나? 이수근과 박수홍의 목소리가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사실상 이수근이 흐름을 '리드'하는 걸 보면 그들의 투입은 제작진의 '쉬운' 선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획 의도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콘셉트가 또렷하지 않다보니 의미도 살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첫 회는 산으로 가버렸다. 난데없이(1) 이다해의 고급스러운 집을 공개해 구석구석 소개한다. 한참을 걸어야 하는 길다란 복도와 운동장 같은 거실, 명품으로 즐비한 그의 방을 꼭 보여줬어야 했을까? 제작진은 "상견례는 식당에서 하려고 했는데 이다해 씨 제외하고 다들 모르는 사이라서 편한 분위기를 위해 집에서 촬영을 해보자 했"다고 설명했지만, '짜증'을 유발하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애초에 '차례차례' 등장하도록 '콜'을 줬으면서 난데없이(2) 몰래 카메라를 하는 구태의연함이라니. '무서운 선배' 이미숙은 자신의 이미지를 또 다시 반복하며 윤소이를 속였지만, 신선하지도 않았고 재기발랄함도 느껴지지 않는 식상한 장면이었다. 차라리 '상견례'라는 형식적인 만남을 없애는 건 어땠을까? 아니면 순번을 정해 차례차례 등장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좀더 자유로운 롤을 부여하고, 출연자들을 마음껏 놀게 했으면 어땠을까? 그러지 못하다보니 난데없이(3) 게임이 이어지고, 여배우들은 억지로 망가지고야 만다.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들이 예능에 출연하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는 걸 강조한다. 한번이야 곱게 들어주겠지만, 그 언어가 반복되다보니 이렇게 들린다. '우리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이야. 근데, 당신들을 위해 기꺼이 망가져 주겠어. 웃지 않고 못 배기겠지?' 과연 그 '망가짐'을 누가 원했단 말인가? 게다가 벌칙으로 '빨간 내복'을 입는 그 저차원적인 망가짐을 말이다. 여배우들이 '망가지면' 시청자들은 즐거워할 것이라는 제작진의 속내가 참으로 얄팍하다.


"예능 초보이다 보니까 다들 게임할 때 당황스러워하더라"라며 "'왜 해야 되냐', '안하면 안 되냐'라고 질문하니까 게임하는 데 30분씩 걸린다. 아무래도 배우들은 명분이 없으면 안 하니까. 그런 거 설득하려면 너무 오래 걸려서 카메라 옆에서 부탁한다는 표정, 빨리하자는 표정 짓고 있는다" (정학섭 PD) <OSEN>, [Oh!쎈 톡] '하숙집딸들' PD "시청률? 만족하지만 더 노력해야죠"


지난 2009년 개봉했던 영화 <여배우들>은  개성이 또렷한 여배우들의 '만남'이 얼마나 다채로울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줬다. 굳이 특별한 '장치'가 없어도 그들은 '존재' 만으로도 충분히 빛났다. 그런데 <하숙집 딸들>은 '예능은 이런 것'이라는 기존의 공식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데 바쁘다. 이수근과 박수홍은 철저히 제작진의 입장을 대변해 여배우들을 망가뜨리는 데 앞장 선다. 여배우들은 "우리가 왜 이런 걸 해야 해?"라고 반문하지만, 제작진은 '그게 예능이니까'라는 동어반복에 그친다. 



이는 최근 나영석이 구현한 예능의 새로운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박을 터뜨린 tvN <삼시세끼> 시리즈나 최근에 방송을 시작한 tvN <신혼일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나 PD는 출연자들을 그냥 놓아둔다. '공간'을 마련해두고, 그 안에서 그저 '살아가도록' 만든다. 그리고 조용히 관찰한다. 마치 그들의 배경이 되는 자연 환경이나 동물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처럼 말이다. 그 시선은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덤덤한데, 그래서 피사체가 되는 대상을 더욱 진솔하게 전달한다. tvN <꽃보다 누나>를 떠올려보라.


여배우의 집을 공개하지 않아도, 게임을 통해 망가짐을 연출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굳이 게스트를 출연시키지 않아도 괜찮았을 테고, 남자 예능인을 배치해 여배우들을 '조련'하지 않아도 좋았을 게다. 정말 제대로 된 '여성 예능'을 만들 요량이었다면, '여배우가 이렇게 망가지면 시청자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나 PD라면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사람'에 집중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저 사람 참 좋다'라고 느끼도록 하는 데 포인트를 뒀을 것이다.


이제야 <하숙집 딸들>이 빠진 늪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제목'에서부터 이 프로그램의 '한계'가 엿보이지 않는가.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능에 출연했다지만, 정작 그들은 '딸'이라는 '역할'에 묶인 채 '망가짐'을 연기할 수밖에 없으리라. '존재'가 아니라 '역할'이 그들을 압도하는 구조적 문제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예능의 구태의연한 공식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하숙집 딸들>은 발전 없는 여성 예능의 표본처럼 기록될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대중들은 '가상(假想)'을 원할까, 아니면 '진짜'를 원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양자택일은 어렵지만, 그 흐름을 짚어보는 것까진 가능할 것 같다. 분명, '가상'이 주는 설렘이 대중들을 압도하던 때가 있었다. 2008년 설 연휴를 맞아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역사는 그 시절과 궤를 함께 한다. 이른바 '가상연애 예능'의 출현이다. <우결>은 '내가 좋아하는(관심있는) 저 연예인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할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해줬고,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대리만족까지 시켜줬다. 



대중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 <우결>의 성공은 유사 프로그램들을 양산했다. 이를테면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나 SBS <불타는 청춘>처럼 말이다. <최고의 사랑>의 경우 김숙과 윤정수 커플이 큰 사랑을 받긴 했지만, 그 기반은 여전히 그리고 철저히 '가상'이다. 시청자들은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그냥 결혼하라'며 훈수를 두곤 하는데, 그 바람(?)이 이뤄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물론 <불타는 청춘>의 김국진 · 강수지 커플처럼 가상이 현실이 되는 기적 같은 경우도 있다.


가상이 주는 판타지는 위의 프로그램들의 출발점이자 존재의 이유 같은 것이었지만, 점차 대중들은 반복된 패턴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한껏 '쇼'를 하고 인지도를 높인 다음 하차 선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는 죽고 못 사는 척을 다 해놓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연락을 하고 지내냐는 질문에 "연락 안 해요"라는 대답은 대중들을 허탈케 했다. 그뿐인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도중에 실제 열애설이 터지기도 했고, <우결>에 출현하고 얼마 뒤 다른 상대와 공개 연애를 선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쯤되니 '기만'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했다. 급기야 최근 방송인 조우종이 KBS 정다은 아나운서와 5년째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대중들의 불쾌감은 극에 달했다. 왜냐하면 지난 몇 년동안 조우종은 방송 중에 코미디언 김지민에게 계속적으로 '들이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살아남기 위해 '캐릭터'를 잡았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방송인들이 얼마나 천연덕스럽게 '거짓'을 연기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확인한 대중들은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 



'가상 예능'의 전성기가 끝나고 그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요즘, 이런 타이밍에 나영석 PD가 꺼내든 승부수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가짜는 식상하지? 그렇다면 진짜는 어때?'라고 말하는 듯, 나 PD는 실제 부부인 구혜선과 안재현을 섭외해 그들의 '신혼 일기'를 담아냈다. 그리하여 프로그램의 제목도 tvN <신혼일기>다. 참으로 '정직'하지 않은가? 방송 칼럼니스트 김교석에 표현을 빌리자면, "가상연애 판타지를 향한 나영석 PD의 선전포고"라고나 할까?


산 밑에 오두막을 짓고 살아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해 왔던 구혜선은 도시 남자 안재현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로 향했다. 두 사람은 <신혼일기>를 통해 미래의 삶에 대한 '예행 연습'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가지고 온 짐을 풀어놓고 정리를 시작했고, 반려 동물들(강아지 감자 · 순대 · 군밤, 고양이 안주 · 망고 · 쌈이)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1회는 시종일관 신혼의 알콩달콩함으로 채워졌다. '구님' 아내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남편 안재현은 설렘 그 자체였고, '트렁크 과자 이벤트'를 준비한 구혜선은 사랑스러웠다. 



'방귀'는 최고의 화제였다. "사귀기 전부터 방귀를 텄다"는 의외의 털털함을 보여준 구혜선과 달리 "방귀는 지키고 싶다"는 안재현의 수줍은 모습은 대비를 보여주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1회가 '알콩당콩'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2회에서는 '갈등'이 전면에 부상했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건 말 그대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상대방을 '사랑'하지만, 결국 '타인'이라 할 수 있는 누군가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때로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나만의 감정을 추스르고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 방식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고, 그에 익숙지 않은 상대방은 그 반응과 시간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안구 커플도 마찬가지다. 구혜선은 잠깐 생각할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데 반해, 그 자리에서 감정을 풀어야 하는 안재현은 그런 구혜선이 화를 내는 것처럼 느껴져 자꾸만 말을 걸는 식이다. 그러다가 감정에 상처를 입어 되레 자신이 우울함에 빠지곤 한다. 



'가사 분담'은 또 어떤가. 처음에야 모든 집안일을 구혜선이 도맡아서 했지만, 점차 힘겨움을 느낀 그는 안재현에게 가사를 분담해서 할 것을 요구한다.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라는 가부장제의 인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던 안재현은 그동안 '도와준다'는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구혜선은 그런 모습이 마뜩지 않았던 것이다. 아내의 힘겨움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 안재현은 구혜선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부족하다 말하는 아내에게 자신의 노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누가 집안일을 더 많이 했는지를 두고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차분히 대화를 이어나가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싸움으로 번질 여지가 충분했지만,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거나 서로를 감정적으로 자극하지 않았다. 길고 긴 대화 끝에 구혜선은 "처음엔 가사 일에 익숙하지 않은 리듬이 있었지만 분명한 건 자기(안재현)는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도 일관성 있게 해 줘"라고 진심을 말하고, 안재현은 이를 수긍한다.


이처럼 자신들의 문제를 두고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두 사람은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장면들은 '가상'으로는 결코 연출할 수 없는 부분들이었다. 진짜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 죽었다 깨어나도 <우결>은 그려낼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삶이었다. 예능의 최종 목적지가 결국 '인간극장'이라 여기고 있는 나영석 PD는 <신혼일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들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전의 그의 프로그램들이 그래했던 것처럼 <신혼일기>도 변주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꽃보다 할배>가 <꽃보다 누나>로, 그리고 <꽃보다 청춘>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또 <삼시세끼>가 농촌 편에 이어 어촌 편으로 이어지며 히트를 쳤던 것처럼, <신혼일기>도 앞으로 <중년일기>, <황혼일기>로 발전할 수 었지 않을까? 그렇다면 현재 5%대에 그치고 있는 시청률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자,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대중들은 '가상'을 원할까, 아니면 '진짜'를 원할까. 여전히 답은 쉽지 않다. 다만, 분명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대중들은 '판타지'를 원한다는 것이다.


<신혼일기>는 '안구 커플'이라는 진짜 부부를 내세웠지만, 여전히 그들의 신혼 생활은 '비현실적'이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경제적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부부가 어디 있겠는가. 그들이 그려내는 '미니멀 라이프'는 '헬조선'을 살아가는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과도 같은 일이다. <신혼일기> 속 안구 커플의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막상 눈을 돌려 '현실'을 직시하면 한숨만 줄기차게 나온다. 


두 사람의 귀여운(?) 갈등을 보여주며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강조하지만, 절실히 와닿지 않고 '몰입'이 되지 않는 까닭은 그마저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우결> 등이 '가상이 그려내는 판타지'로 대중들을 매혹시켰다면, 나영석 PD의 <신혼일기>는 '진짜가 그려내는 판타지'로 대중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가상'이냐, '진짜'냐는 중요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매력적인 '판타지'를 그려낼 수 있느냐, 거기에 정답이 있는 것 아닐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그렇지, 이상하지? 나한테 돌아오는 게 없으면, 내가 누굴 도와주고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


한탕 제대로 챙겨서 나올 생각뿐이었다. TQ그룹이라니, 천재일우(千載一遇)나 다름 없었다. 덩치가 큰 곳에선 떨어지는 콩고물의 사이즈도 큰 법이니까. 또, 이런 곳에선 '해먹어도' 티가 잘 안 나니까. '삥당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낭궁민)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얄팍한 사기꾼이다. 정의감? 그런 건 '돈'과 바꿔 먹은 지 오래다. 그런 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회사 빌딩의 문 앞에서 얼음을 잘못 밟고 미끄러지면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됐다. 의문의 죽임을 당한 이 과장의 아내를 극적으로 구하면서 '의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우연적(혹은 타의적) 의인의 탄생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름'이 중요한 것일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던 것처럼, 누군가 그를 '의인'이라 부르자 그는 우리에게 다가와 비로소 '의인'이 됐다. 그날 이후로 환청처럼 들리는 '의인이다'라는 외침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이다'를 떠올리게 되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보는 이의 속을 후련하게 만든다. 가령, 경리부에 찾아와 안하무인적 행동을 하는 회장 아들 박명석(동하)에게 "경리부가 네 현금 자동 지급기야? 아버지가 회장이면 개념을 지하주차장에 놓고 와도 돼?"라며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식이다. 



지난 8일과 9일 방송된 KBS2 <김과장> 5, 6회에서는 얼떨결에 TQ택배 노조 시위에 동참하게 된 김성룡이 '노조위원장'이라 오해를 받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TQ그룹에 투자를 앞둔 중국 투자회사 서안장룡 측은 투자 조건으로 TQ택배에 대한 실사를 요구한다. 그러면서 TF팀에 '의인' 김성룡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영리한 김성룡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회장 박현도(박영규)에게 이 과장 부인에 대한 소송을 취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재무 이사 서율(이준호)에게는 자신의 장부를 없애달라고 요청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박 회장과 서율은 김성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의기양양하게 TQ택배에 도착한 김성룡은 군산에서 알고 지내던 이중권(최재환)을 만나게 되고, 노조위원장이 되어 있는 그에게 노조위원장 조끼를 벗어 달라고 한다. 탐내고 있던 조끼를 건네받은 김성룡은 신이 나서 구호까지 부르며 즐거워 한다. 잠시 후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밤이 되자 농성장에 완전무장한 회사 용역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노조를 향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농성장을 닥치는 대로 부수는 만행을 저질렀다. 급기야 노조위원장 조끼를 입고 있던 김성룡은 납치됐다.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인 노조 진압의 현장이었다.



"우리 택배 사원들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까. 한마디로 배달하는 기계예요. 대목 때는요. 소변 볼 시간이 없어서 방광염 걸리는 사원도 있습니다. 기계도요, 기름칠 해주고 정비도 해줍니다. 하물며 소도 밤에는 일 안 시키고, 아프면 진찰까지 받게 해줍니다. 그런데요, 우리는 사람인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요." <김과장> 5회 중에서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미끄러져가면서 배달을 해왔다. 끼니도 거르면서 주 6일, 76시간 근무에 하루 13시간 이상 노동을 했지만 기름값과 식대, 차량유지비 등을 빼면 남는 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뉴시스>, 택배업계 산별노조 첫 공식 출범..처우개선 나선다


그런데 <김과장>은 왜 굳이 'TQ택배'를 조명했을까. 어째서 박재범 작가는 자신의 드라마 속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려낸 것일까. 좋은 드라마(에 국한되지 않는 명제다)는 '현실'의 어떤 포인트를 반영하고, 그 '비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하여 만들어지는 '선순환'은 또 다시 현실을 변화시킨다. <김과장>은 직장인(특히 소외돼 있는 경리부)들의 애환을 조명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 있는 대표적인 직업 중 하나인 택배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다. 지금부터 택배 노동자들이 얼마나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3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75%가 주 7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주 90시간 일한다고 응답도 17.6%에 달했다. 조사 대상의 평균 근무 시간은 76.88시간이었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기준인 40시간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노동 시간이 늘어나니 자연스레 수면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별도의 휴게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는 형편이니 그야말로 최악의 근무 여건이라 할 만하다. 지난 1월 8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주 50시간 근무, 점심시간, 휴일 보장을 위해서,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을 찾기 위해서다.


희망찬 첫걸음을 뗐지만,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하는 건 꿈만 같은 일이다. 당장 CJ대한통운은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방해를 했다고 한다. 혹자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왜 그렇게 많이 일하느냐. 좀 쉬면서 하라.'고 타박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할당된 물량이 존재하고, 이를 다 처리하기 위해서는 살인적 노동시간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건당 800원의 수수료(부가세, 대리점 수수료 등을 빼고 나면 실질적으로 500원 남짓이 남는다고 한다)는 몇 년째 제자리이고, 통신비 · 차 보험료 · 주유비 등은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그럼에도 사측은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택배 노동자들이 받는 수수료를 내릴 궁리만 하고 있다. <김과장>에서 노조위원장 이중권은 사측이 택배 노동자들의 수수료 때문에 적자가 난다고 주장한다며 분통을 터뜨리지 않았던가. 이에 대해 김성룡이 "대한민국에서 지가 지 입으로 잘못했다는 경영자는 단 한 사람도 없어. 잘되면 다 지 경영 전략 탓, 못되면 다 직원 탓."이라고 통쾌한 한마디를 던지긴 했지만, 그의 말이 진정한 위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현실 속 택배 노동자들의 환경에 대해 사회적인 논의가 절실히 필요하다. 역시 '관심'이 최우선이다. 


반면, 가장 무서운 '시선'은 바로 회계부 직원이 그 잔혹한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다. "자기네들끼리 분쟁이니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하겠죠." 하지만, <김과장>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 누구의 분쟁도 '그들만의'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결국 사회 구성원 전체의 문제이고, 우리가 모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고 말이다. 김성룡은 돈으로 회유하려 드는 사측에 제대로 한방 먹이고, 이번에는 노조의 영웅이 됐다. '의인'의 길을 계속 걷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김성룡의 행보를 통해 답답한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쾌감을 얻는 것처럼, 이 시원함이 현실 속에서도 재현되길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누명의 덫은 질기고도 질겼고, 기억상실의 늪은 깊고도 깊었다. 고립무원, 고군분투. SBS <피고인>의 박정우(지성)가 처해 있는 상황과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피어난다. 어떤 정치인의 유행어 '어째쓰까'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드라마는 의문 투성이다. 미로를 헤매는 것마냥, 혹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제자리 걸음이다. 시청자들은 혈압을 높이고 급기야 뒷목을 잡게 만드는 '고구마' 전개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피고인>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피고인>이 '맛있는 고구마'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는 박정우 역할을 맡은 지성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지성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불만을 상쇄시키는 핵심적인 존재다. 슬픔, 분노, 혼란, 자괴, 허탈 등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지성의 얼굴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감정이입을 가능케 한다. 행복했던 과거의 모습들이 오버랩되는 순간들은 왜 그리도 짠한지..



그런데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지성과 밸런스를 맞춰야 할 여자 주인공, 감옥에 발이 묶인 피고인 박정우의 조력자 서은혜 역을 맡은 권유리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기 경력이 부족한 만큼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기의 신선함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은 그의 위치를 더욱 애매하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서은혜는 '실력'보다는 '열정'이 앞서는 변호사다. 정의를 추구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 이를 위해서는 판사에게도 큰소리를 치는 싸움닭 같은 캐릭터다.


문제는 초반의 발랄한 캐릭터 설정이 드라마와 조화되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듯한 인상을 줬다는 점이다. 포커스가 서은혜가 아닌 박정우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tvN <굿와이프>의 김혜경(전두연)이 필요치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설픈 변호사의 등장은 팽팽한 긴장을 갉아먹는 요소로 작동한다. 무엇보다 권유리는 어색한 표정과 목소리 톤, 그리고 발성과 발음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여자 주인공의 연기가 삐끗하다보니 지성의 연기만 훨씬 도드라지는 상황이다.


다소 잔인할 수 있지만,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그가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이 없이 정상적인 '오디션' 과정을 거쳤다면 과연 서은혜 역할을 따낼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의 연기를 지켜 본 시청자들이 대신 해주리라 생각한다. 물론 권유리가 OCN <동네의 영웅>, SBS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지만, 냉정히 평가한다면 여전히 그의 연기력에는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철저한 준비 없이 너무 큰 배역에 뛰어들었다는 혹평을 피하기 어렵다.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들이 그러하듯, 권유리도 '배우'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노력 자체를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가 장기적으로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를 찾는 '선구안'부터 키워야 할 것 같다. 물론 연기의 기본기를 닦는 건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중요한 건 '분량'이 아니라 '배역'인데, 그런 의미에서 같은 소녀시대의 멤버인 임윤아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임윤아는 tvN <THE K2>에서 '예쁨'만을 연기하며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자꾸만 '민폐'가 되고마는 고안나라는 캐릭터에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임윤아의 연기력에 부족함이 느껴졌던 건 부인하기 어렵다. 게다가 송윤아라는 걸출한 배우가 함께 있으니 잔인한 비교가 자꾸 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임윤아는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공조>에서는 강진태(유해진)의 처제 박민영 역을 맡아 톡톡 튀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감초 역할을 했다.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연기는 관개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물했다.


김성훈 감독마저도 소녀시대의 임윤아가 왜 이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박민영 역은 분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임윤아는 마치 제 옷을 입은 것마냥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역시 분량보다는 배역인 셈이다. 힘을 뺀 편안한 연기는 영화의 맛을 살렸고, 700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공조>의 순조로운 항해에 일조를 했다. 권유리에게 조언하고 싶은 건 바로 이런 부분이다. 당장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에 목을 멜 필요는 없다. 차근차근 연기의 보폭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


실전에선 실전의 기량이 필요하다. 물론 배우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하나의 재미일 수 있지만, '짜증'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과정을 인내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기돌'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의 대상이라면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청자는 진정한 배우들의 제대로 된 연기를 보고 싶다. 20%를 목전에 두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피고인>이 한 계단을 더 오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거기에 있는 건 아닐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