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검사(신혜선)
가 죽었다. "선배님, 지금 시간 되세요? 잠깐 뵀으면 해서요." 윤세원 과장(이규형)의 오른쪽 어깨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김가영(박유나)이 말했던 '07'의 비밀을 알아 챈 영은수 검사는 황시목 검사(조승우)에게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라진 김가영에 정신이 팔린 황시목은 영은수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리고 김가영의 집에서 세 번째 희생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황시목은 황급하게 김가영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현장에 도착한 황시목은 시신을 덮고 있는 흰 천을 들춰 세 번째 희생자의 얼굴을 확인한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싸늘한 시신은 바로 영 검사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아니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전개였다. 시청자들의 섣부른 추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수연 작가는 과감한 진행을 선보였다.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영은수의 죽음'이라는 파격적인 수를 던진 이수연 작가에게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라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엇이 이윤범을 두렵게 했습니까. 제가 하겠습니다. 저 주시죠."

"평생 소명이라고 생각한 일이기 때문에 가족들 힘들게 했어. 내 식구들한테 해준 게 없어. 소명이고 일이고 다 사라졌어."


이수연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영은수의 죽음'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한조그룹 이윤범 회장(이경영)의 '비밀'을 알고 있는 영일재(이호재) 전 장관을 움직이려면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족'을 무너뜨러야 했을 테니까.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딸의 죽음이야말로 '침묵'하고 있는 영일재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을 게다. 만약 영은수가 부상을 입는 정도에서 그쳤다면, 영일재의 두려움은 더욱 커졌을 테고 침묵은 한층 깊어졌을 것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영은수의 죽음은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쥐고, 그 힘으로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재벌 회장과 그와 결탁한 권력 기관들의 추잡한 모습들. 부패와 비리라는 더러운 껍질이 표면에 덕지덕지 들러붙어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지만, 그 권력의 힘은 날이 갈수록 공고해지기만 한다.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서려 했던 사람들은 영 검사처럼 죽임을 당하거나

됐다.  

 

 


"왜 보고만 있었습니까! 왜 싸우지 않으셨습니까? 왜 그 긴 시간을 숨어만 있었습니까? 법을 무기로 싸우라면서요? 정작 본인은 뭐하고 있었습니까? 그게 가족을 위해서였습니까? 본인이 두려우셨던 게 아니라?"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영전한 이창준(유재명)이 영 검사의 장례식장을 찾아오자 영일재는 "네 놈이, 감히 여길! 나가, 이놈아! 네가 내 딸을 죽였어"라며 화를 쏟아낸다. 이때 황시목은 오히려 영일재를 향해 일갈한다. 별다른 감정 표현 없이 덤덤한 모습만을 보여줬던 황시목의 분노라 더욱 강렬하게 뜨겁게 다가왔다. "왜 보고만 있었습니까! 왜 싸우지 않으셨습니까?"라고 따져묻는 황시목의 항변에 영일재는 고개를 숙일 뿐이다. 저 악귀와도 같은 이윤범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그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진실을 향한 발걸음은 어느 한 사람이 멈출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특정한 누군가의 침묵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영일재에게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며 딸을 만류한다. 그렇게 하면 벗어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영은수는 멈추지 않고 '진실'을 향한 자신만의 싸움을 계속한다. 직접적으로 영은수를 살해한 건 윤 과장과 그를 사주한 이윤범 세력이겠으나, 한편으로는 '침묵'과 '방조'로써 이 거대한 '비밀의 숲'이 유지되는 데 일조한 영일재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닐까. 

 


'영은수의 죽음'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히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전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죽음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이다. 영은수의 죽음은 기실 그의 아버지 영일재의 업보였음을 깨닫는다. 눈앞의 불의와 싸우지 않고 회피하려 했던 영일재의 두려움과 비겁함이 결국 자신의 후대까지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불의는 더욱 커지고 강력해진다는 점이다. 뒤늦은 싸움은 더 많은 희생을 가져올 뿐이다. 


비록 우리가 모두 황시목이나 영은수처럼 검사가 아닐지라도, 그래서 법을 무기로 저들과 싸울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싸워나가면 될 일이다. 우리 앞에 놓인 짐을 다음 세대로 넘기지 말자. 우리는 싸워야 하고, 그 최고의 적기는 바로 '오늘', 지금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영은수를 만들어 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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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삶은 정녕 전쟁이었다. 평화를 갈구하던 자에게도, 욕망을 갈구하는 자에게도, 전쟁은 불가피했다."


반환점을 돈 JTBC <품위있는 그녀>의 제2막이 시작됐다. 만인(萬人)의 워너비(wannabe)로 등극한 그녀, 우아진(김희선)은 철없는 남편 안재석(정상훈)의 무개념 행동에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새출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욕망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던 박복자(김선아)는 대성펄프 집안의 안주인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기업 운영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한편, 첫째 며느리 박주미(서정연)은 박복자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고, '브런치 모임'의 상류층 사모님들은 대차게 한판 붙은 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역시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품위있는 그녀>는 기존의 드라마들과 달리 선과 악이라는 일차원적인 구도를 탈피하고 있다. 초반에는 '박복자 대 대성펄프 집안'이라는 대결 구도를 만들면서 박복자를 '밉상'으로 묘사하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싸움은 박복자 대 박주미의 것으로 축소됐다. 박복자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자 적으로 예상됐던 우아진은 오히려 그 진흙탕에서 한 발 물러서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위한 싸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우아진은 박복자의 '롤모델'로 자리잡았고, 날이 갈수록 우아진의 진면목은 더욱 도드라졌다. 

 

 

"타격을 감수하고 정직하게 사과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 손해를 감수하시더라도 정면 승부하세요, 아버님. 그래야 살아요. 제품 특성상 이미 소비된 물품에 대해선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교환 환불처리하고 소비자들의 마음부터 달랠 필요가 있어요. 영수증이 없더라도 제품만 가지고 오면 처리가 가능하도록 조치부터 취하세요."


대성펄프 화장지에서 '형광 표백제'가 다량 검출됐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안태동(김용건) 회장은 망설임 없이 우아진을 호출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전긍긍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우아진은 침착하다. 명쾌한 상황 분석과 대처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그 답안이 완벽하다. '타격을 감수하고 정직하게 사과하라', '손해를 감수하고 정면 승부하라.' 이를 듣고 있던 안태동 회장과 박복자가 고개를 끄덕였던 것처럼, 시청자들도 우아진이 얼마나 현명한 인물인지 다시 한번 탄복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안태동 회장은 우아진에게 전권을 맡기며 위기를 해결하라고 요청하지만, 이혼을 결심하고 있었던 우아진은 회사 문제에 나서지 않겠다고 못을 박으며 이혼 하겠다고 선언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안 회장은 "안 된다. 내가 사과할 테니까 이혼하지 마"라며 붙잡아보지만, 우아진은 통쾌한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아니요, 전 제 가치를 지키고 싶습니다. 저, 그 남자랑 살기 너무 아까워요." 안 회장은 다시 한번 매달린다. "재석이 회사에서 내치고, 재석이 주식 지분, 널 다 줄게" 우아진은 그 '매력적인 제안'마저도 걷어차고 자리를 떠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고,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하는 등 그야말로 '돈'으로 행할 수 있는 최상의 것들로 자신의 삶을 도배하고 있는 강남의 상류층들(만을 겨냥한 건 아니지만). '돈'이 지상 최고의 가치로 자리매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의 삶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과연 거기에 '품위'라는 게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은 'NO'에 가까울 것이다. <품위있는 그녀>는 '돈'이 곧 '품격'이라 여기는 저들의 '천민자본주의'를 까발리며, 그들의 민낯을 화끈하게 드러낸다. 


한편, 우아진은 독특하면서도 상징적인 캐릭터다. 속물적인 상류층들과 어울리면서도 '천박함'에 물들지 않았다.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예의를 갖추고 정중히 행동한다. 결코 함부로 하는 법이 없다. 매사에 똑부러지고, 흐트러짐이 없다. 그 판단력과 영민함은 감탄스러울 정도다. 우아진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정말이지 그의 이름처럼 '우아하다'고 표현해야 마땅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게 된다. 심지어 천하의 박복자마저도 우아진만큼은 인정하고 조심스러워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슬라보예 지젝의 주장처럼, 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집어 버리지 않는 이상 지금의 세상에서 삶을 모색해야 한다. 아마도 우리는 '사람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정도의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라는 과격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코웃음'칠 일이지만, 어찌됐든 그 '따뜻한 자본주의'라는 것이 지금의 인류가 향하고 있는 목적지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불성실한 타협점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참으로 소박하다.

 

 

사회의 부를 틀어쥔 상류층이 최소한의 도덕 의식을 갖고, 상식적인 행동을 바라는 것이다. 우리들이 점차 심화되는 부의 불평등을 감수하(면서 약간의 불평을 늘어놓는)는 대신 너희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하라고 요구하는 것 말이다. 정말이지 소박하지 않은가. 그래서 영리한 기업과 부유층들은 기부와 선행으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건 저들에게 그리 어려운 요구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인심 쓰면서 칭찬받는 일 아닌가.


<품위있는 그녀>의 우아진을 보면서 감탄하다가도 한편으로 씁쓸한 이유는 그 때문일 게다. '우아진'은 소위 상류층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상냥한 부유층이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듯 하다. 또, 누구라도 '나도 우아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매력적인 '이상향', 워너비로 반짝반짝 빛난다. 박복자조차도 우아진에게 빠져들고, 그처럼 되기 위해 벤치마킹을 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우아진'은 우리 사회가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타협점일 것이다. 


"엄마가 그랬어. 상대방이 부족하다고 내가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내가 더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우아진의 딸 지후는 이렇게 말한다. 우아진이 다른 상류층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대방이 부족하다'는 기준과 판단의 근거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품위있는 그녀>의 스토리가 '실화'라는 설이 제기되는 것처럼, 워낙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우아진이 빛나는 건 당연하지만, 그만큼의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고 감춰지는 건 분명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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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흔히 '꿈(dream)'이라는 단어는 청소년이나 청년과 쉽게 달라 붙는다. 중년으로 넘어가면 벌써 낯설고 어색하다. 그런데 '꿈'이 '세대(혹은 나이)'의 제한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무엇이라도 허용되는 것이 바로 '꿈'이라는 녀석의 본질 아니겠는가. 그래서 노년에 접어든 나이에도 젊은 시절부터 가슴에 품었던 꿈을 간직하거나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는 이의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그 꿈을 실제로 이뤄냈다면 그 감동이 얼마나 크겠는가. 

 

 

"제가 원래 기자를 꿈꿨다. TV조선 입사 조건으로 '다른 자리는 싫으니 평기자로 입사하겠다'고 했다. 평생 꿈꿔 온 직업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시인과 변호사는 해봤으니 기자를 이제 하게 됐다. 죽기 전에 영화감독도 꼭 해보고 싶다. (웃음) 결국 기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TV조선에 입사해 앵커를 맡게 된 셈이다." (CBS 노컷뉴스)


전원책 변호사는 앵커가 됐다. 오랜 꿈을 이뤘다. 만 62세에 거둔 성취다. 열심히 산 덕분이다. tvN <썰전>을 통해 과격한 입담을 과시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고,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서 진행자 역할을 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결국 문이 열렸다. TV조선은 지난 7월 1일 하계 개편을 단행하면서 메인뉴스의 방송 시간을 19시 30분에서 21시로 조정했다. 그리고 주중 앵커로 전원책 변호사를 내세웠고, 전 변호사는 TV조선에 기자직으로 입사했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기자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를 앵커로 발탁하다니!


시청률 면에서'만' 본다면 출발은 괜찮았다. 전원책 앵커가 처음 진행을 맡은 <TV조선 종합뉴스 9> 7월 3일(월) 방송의 시청률은 1.327%(닐슨코리아)로 1.310%였던 7월 2일(일) 방송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주중 방송인) 6월 30일(금)의 0.900%보다는 확연히 높은 수치였다.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지만, 도토리에겐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에 굳이 지적하지 않도록 하자.) 지난 19일에는 1.659%까지 상승했으니 적어도 시청률 면에서는 전원책 영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까? 

 


- 7월 19일 기준

▶ JTBC <뉴스룸> : 5.629%

▶ MBN <뉴스8> : 2.368%

▶ TV조선 <종합뉴스 9> : 1.659%

▶ 채널A <종합뉴스> : 1.101%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전원책 앵커의 높은 인지도가 화제성을 견인하고, 그 결과가 시청률의 상승으로 나타난 건 분명하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의 아성을 넘보기는 역부족이지만, 적어도 채널A <종합뉴스>를 넘어서고, MBN <뉴스8>을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는 분명 고무적이다. 전 앵커를 영입하는 파격을 선보였던 TV조선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반가운 일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노(老) 앵커로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하다. 그러나 노년에 이룬 꿈을 축하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앵커'로서 처음 시청자를 만난 전원책 앵커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팩트를 전달하겠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데 결코 소홀하지 않겠다. 어둔 길을 밝히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마치 손석희 앵커가 MBC에서 JTBC로 자리를 옮긴 후 시청자들을 향해 "약 70년 전 <르 몽드> 지의 창간자인 뵈브 메리는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지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고 약속했던 것처럼 말이다. 


각계각층에서 쏟아졌던 우려와 달리 손석희 앵커는 '오직 진실을 다루겠다'는 신념을 지켜냈다. 쉼없이 몰아치는 격랑 속에서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심해의 공포 속에서도 굳건히 '닻[anchor]'을 내려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전원책 앵커의 경우는 어땠을까. 고작 2주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종합뉴스9>는 휘청이고 있다. 그 흔들림의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서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역시 문제의 원인은 전원책 앵커다. 그의 '편파적인 앵커 코멘트'가 논란의 출발점이다.

 

 

"어제 정유라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출석했느냐는 겁니다. 특검은 본인 뜻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새벽 5시에 비밀 작전하듯 승합차에 태워 데려온 것부터 석연치 않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회부 기자들에게 검찰과 정씨 간에 뭔가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 취재 좀 잘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 13일, 전원책 앵커의 오프닝 코멘트)


"정권이 바뀌었다고 전직 대통령의 우표 발행을 취소하는 것은 너무 옹졸한 처사입니다. 저세상에서 요즘 몹시 마음이 괴로울 박정희 전 대통령님,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7월 13일, 전원책 앵커의 클로징 코멘트)


바로 전 앵커의 '편파적인 앵커 코멘트' 때문인데, TV조선 기자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TV조선 기자 80명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전 앵커의 코멘트가 TV조선 보도본부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앵커가 결론을 정해놓고 취재 지시를 하고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우표와 관련한 발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또, 전 앵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과 아무런 논의도 없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일방적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TV조선의 주용중 보도본부장은 "오프닝과 클로징 모두 전원책 변호사가 아닌 내가 쓴 것"이라 해명을 했다고 한다. 주 본부장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전원책 앵커는 '앵커'로서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그저 적어주는 대로 읽기만 하는 '앵무새'에 불과하다는 뜻이 된다. '그 의견이 내 의견과 같았을 따름이오.'라고 변명을 하더라도 적잖이 실망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뉴스를 편집 ·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앵커로서의 신뢰가 깡끄리 무너져 버린 상황이나 다름없다. 

 

 

공정성과 신뢰성이 무너져버린 뉴스를 생산하고, 편향되고 왜곡된 언어들이 난무하는 종합편성채널. 지난 19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종편 의무재전송 4개는 너무 많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TV조선의 기자들은 "우리는 지난해 어렵게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개편을 하면서 달라지리라 희망했다. 편향되며 공정하지 않은 이 정체성을 지키고자 언론인으로서 지켜야할 자존심은 물론 재승인 탈락이라는 '생존권'까지 위협받아야 하는지 답해달라"고 울상을 지으며 분개하고 있다. 


전원책 앵커로부터 불거진 논란은 TV조선의 처참한 민낯을 한층 더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다. 감동스러워야 할 '노년의 꿈'이 예기치 않은 후폭풍을 낳고 있는 셈이다. 부정확한 발음과 부족한 전달력보다 더욱 아쉬운 건 '앵커'로서의 자질과 역할에 대한 몰이해다. "외람되게도 수많은 선배 언론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하게 됐다."던 전 앵커에게 묻고 싶다. 앵무새가 되기 위해 평생의 꿈인 기자가 되고 앵커 자리에 앉은 것인가? 아니다 싶으면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와야 하는 것 아닐까? 적어도 그 정도의 자존심은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과거 자유선진당에 합류한 후 대변인 역할을 맡았지만, 당의 방침과 자신의 신념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퇴하고 탈당을 했을 만큼 당당했던 전원책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러기엔 노년에 이룬 꿈이 너무도 달콤한 걸까? 전원책의 꿈과 도전, 그 자체에 대한 응원과는 별개로 아무런 준비되지 않은 도전이 가져온 씁쓸함은 뒷맛이 참으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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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악마의 재능 :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혹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잘못된 행실로 그 재능을 썩히는 사람.

 
신정환이 돌아왔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아마도 생략된 '목적어'일 텐데, 우리는 이미 그 빈자리에 들어갈 말이 '방송(에)'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2010년 9월 필리핀 세부에서 도박을 한 혐의, 다시 말해서 해외 원정 불법 도박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연예계에서 아웃된 지 7년 만의 '복귀'다. 7년이라.. 불법을 저지르거나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이른' 복귀를 쉽사리 허용하는 대한민국 연예계의 풍토에 비춰보면 신정환은 상당히 긴 자숙 시간을 보낸 셈이다. 참, '인정(人情)'이 많은 동네랄까. 


사실 그가 '감히' 대중들 앞에 설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당시 신정환은 자신의 혐의를 숨기기 위해 뎅기열을 앓고 있어 입원 중이라는 '거짓말'을 하면서 대중들을 기만했기 때문이다. 위기를 모면하기 급급해 저지른 철없는 행동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뎅기열 쇼를 기획하며 사진까지 공개한 그 영악함에 헛웃음이 난다.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6개월 후 가석방 됐고, 싱가포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갔다. 간헐적으로 현지의 신정환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곤 했지만, 그저 '욕'만 바가지로 먹을 뿐이었다. 

 

 ⓒ 코엔스타즈

 

"아내와 태어날 아이는 혼자 살던 제가 느껴보지 못했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리고 저 스스로도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곧 태어날 제 아이에게는 넘어져서 못 일어나버린 아빠가 아닌 다시 일어나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그런 신정환이 방송에 복귀한다니 대중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아니, 그 정도의 뉘앙스로는 '댓글창'에서 표출되고 있는 반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듯 싶다. 다수의 대중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고,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무엇보다 신정환이 내세운 방송 복귀의 변(辨)에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신정환은 곧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빠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방송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그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된 셈이다.


대중들에게 받았던 사랑, 그 마음의 빚을 갚겠다고 나와도 괘씸할 판에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겠다'는 사적 필요에 의해 방송을 이용하려 들다니!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기저귀 값 벌러 나왔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는 방법 = 방송 복귀'라는 신정환의 논리는 그의 입장에서는 타당할지언정 TV를 통해 (반강제적으로) 그를 지켜봐야 하는 대중들의 입장에선 불쾌하고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한편, 연예계에 종사하는 어떤 이들은 신정환을 '악마의 재능'이라 부르며 그의 복귀를 정당화한다. 뭐, 대체 불가라나?

 

ⓒ CJ E&M


이쯤에서 대중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하지만 끊임없이 중용(重用)되곤 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을 만나보자. 지난 8일 유세윤은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6in 서울' 무대에 올라 팔을 브이(V)로 벌리는 안무를 설명하던 중 "팔을 반만 올리면(작게 올리면) 병신같이 보인다"는 막말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발언이 공론화되자 소속사인 코엔스타즈(신정환의 소속사도 코엔스타즈라는 건 우연의 일치일까?)는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 전한다(10일)"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우선, 발언의 당사자인 유세윤의 사과가 없었고, 소속사 측의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인 부분은 진정성이 결여된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당시 유세윤과 함께 무대에 있었던 유브이(UV) 멤버 뮤지가 "리허설을 하던 도중 유브이의 무모한 콘셉트를 보여주자고 제가 제안을 했었다."고 해명을 SNS를 통해 내놓았는데, 이는 '유세윤의 애드리브였다'는 소속사 측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라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런데 19일 tvN <인생술집>은 기존 MC였던 김준현이 하차하고 그 빈자리에 유세윤이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논란이 있은 지 불과 9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의 차별 발언에 대해 그 어떤 해명(혹은 사과)도 내놓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유세윤은 새 프로그램 합류라는 소식으로 대중들 앞에 나타난 셈이다. 지난 9일 동안 <인생술집> 합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프로그램 합류와 관련한 논의 및 계약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안하무인식 태도는 대중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유세윤의 경우에는 '옹달샘'으로 활동하며 이른바 '저질 개그'로 대중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고, 그밖에 여러 개인적인 일탈(?)로 신뢰를 깡끄리 잃은 상태였기에 이번 논란은 더욱 뼈아프다. 그 역시 신정환과 마찬가지로 '악마의 재능'이라는 별명과 함께 '대체 불가'라는 명목 하에 끊임없이 방송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되면 문제의 본질을 신정환과 유세윤이 아니라 '대안이 없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방송국과 제작진 쪽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이든 '명예 회복'이든, 어쩌면 '돈'이든 간에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일 따름이다. 신정환과 유세윤이라고 별 수 있겠는가. 결국 그것을 걸려내는 역할을 하는 게 '방송국(제작진)'의 역할일 게다. 최소한의 윤리 의식을 지녔다면, 적어도 대중들의 마음을 살필 줄 아는 상식을 지녔다면, 신정환과 유세윤의 복귀에 대해서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신정환을 품에 안은 Mnet과 유세윤을 영입한 tvN 측의 '대중들은 궁금해서 안 보고는 못 배길껄?'이라는 오만한 태도가 씁쓸하기만 하다. 

 

 https://www.instagram.com/taksama_


"악마의 재능 기부. 안녕하세요. 신정환 탁재훈 저희 재능이 필요한 분은 전화 주세요."


지난 17일, 탁재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위와 같은 글을 게시했다. 쿨의 이재훈은 "제주도에 와서 고추 농사 도와주세요"라고 했다나? 대중들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지 않는다. 최소한의 반성과 진정성을 갖춰달라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저들의 '재능'을 탐내 전화를 걸고야 말겠지만,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반성이 전제되지 않은,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지 않은 '재능'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이다. 설령 그것이 '악마의 재능'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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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완전 넘어간다."

"왜 이렇게 해는 빨리 질까? 아쉽게.."

"없어졌다."

"안녕.."

 

대관절 저 붉은 빛이 무엇이길래,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말없이 바라보게 되는 풍경 속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JTBC <효리네 민박>의 이효리와 아이유에게도 그랬을 게다. 두 사람은 제주도의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두런두런 대화를 나눈다. 가요계의 선배가 아니라 '언니'의 마음으로 '스물다섯의 지은'에게 진심을 담은 조언을 해주는 이효리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유의 모습이 참 예쁘기만 하다.


한참 말을 섞던 두 사람은 빨갛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본다. 사진을 찍어주며 꺄르르 웃던 그들이 이내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 순간 말이 없어진 건 비단 그들만이 아닐 것이다. TV 속 두 사람을 지켜보던 수많은 시청자들도 그러했을 게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밀려 왔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였던(과거형으로 표현하기에 여전히 그는 최고지만) 이효리와 현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아이유가 나란히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이라니..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이효리의 마음을 바꾼 건 제주도의 저 노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무한도전>에 출연해 "사실 제주도에서 멋진 기억만 남긴 채 사라져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보다 아름답게 내려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달라진 자신의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내려오는 법'을 익히고 있다는 이효리가 지긋이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은 아름다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울컥하게 만든다. 아이유는 어땠을까. 사랑하는 할머니를 떠올렸을까. 아니면 멀지만 그리 많이 남지 않는 미래를 떠올렸을까.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자. 도대체 '노을'이 무엇이길래, 우리는 그 '붉은 빛'에 마음을 빼앗기고, 거기에 감정을 이입하는 걸까. tvN <알쓸신잡>의 정재승 박사의 말처럼 "물리학적으로는 그냥 빛의 산란일 뿐인데" 말이다. 과학자의 언어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해질녘 돼서 멀어지면 붉은색 주파수를 가진 사물이 훨씬 더 많이 산란이 돼서 푸른 빛이 붉은 빛으로 바뀌는 거죠. 근데, 그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그리고 평소에 보던 형상과 색상이 아니죠."

 


하지만 '배우'의 언어는 다르다. tvN <윤식당>에서 마지막 영업을 마친 윤여정은 직원들과 함께 해변 근처의 식당을 찾는다. 푸른 빛이 가득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어느새 붉은 빛이 감돈다. 물론 그것이 '빛의 산란'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새빨갛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는 감정은 그 과학적 설명을 가볍게 밀어낸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동료들과 담소를 즐기던 윤여정도 노을을 바라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표정이 어둡다. 


"나는 노을 지는 게 너무 싫은 거 있지? 싫어, 노을 지면 너무 슬퍼. 꼭 울어야 될 거 같아. 난 노을 질 때 굉장히 슬퍼, 아무튼. 혼자 있을 때는 운 적도 많아. 노을 지는 거 보면서. 그만, 그만 울어 버렸네. 아니 너무, 너무 아름다워서 슬프다구. 이제 꼴깍 넘어가지? 저러다가. 내가 나이가 들어서 석양이 싫은 건가?"


해가 뜨고, 찬란히 빛난다. 그러다 언제 그리 뜨거운 적이 있었냐는 듯 저 멀리 사라지고야 마는 하루의 주기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었다. 아, 윤여정의 언어는 '배우'의 것이 아니라 '노년'의 것이었던가. "오우야~ 진짜 저거 봐. 너무 슬프잖아. 마지막으로 막 빨갛게 빛을 발하면서.. 해는 다시 뜨지만 인생은 안 그렇지.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지.." 내일이면 다시 뜨는 해와 달리 우리의 인생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인생 선배' 윤여정의 무심한 말이 슬프게 와닿는다. 


"왜 이렇게 해는 빨리 질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중년의 이효리. 그에게는 아직 머리 위에서 '따갑게' 내리쬐던 시절이 더 가까워 보일 게다. "해는 다시 뜨지만 인생은 안 그렇지.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지"라며 담담히 말하는 노년의 윤여정.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도 '노을'은 필연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친다 하더라도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아닌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너무 슬퍼히잔 말자. 어쩌면 유시민의 위로가 조금은 위안이 될까. 

 


"왜 저렇게 느낌이 강할까? 노을이. 저는 일출을 보면 별 느낌이 없어요. 근데 오늘이 질 때 어떤 감정이 일어나요. 해가 넘어가는 게 정해져 있잖아요. 해는 시간이 되면 넘어가게 돼 있어요. 우리네 인생도 시간이 되면 넘어가게 돼 있어요. 근데, 해는 서산으로 넘어갔는데 붉은 노을이 남아 있는 거야. 우리 삶의 끝이 저러면 참 좋겠다. 끝나는 건 끝나는 건데,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지만, 딱 끝나고 나서 약간의 여운이 남잖아요. 잊혀지는 것도 어쩔 수 없지, 근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 삶이 끝나고 약간의 시간 동안이라도 내 삶이 만들어 낸 어떤 것이 여운을 좀 남기면 그게 상당히 괜찮은 끝이 아닐까? 그런 막연한 느낌 같은 게 들어서 노을을 보고 있으면 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져요, 나는."


해가 넘어가는 게 정해져 있듯, 우리네 인생도 지게 돼 있다. 그 필연성을 담담히 받아들이되, '붉은 노을'을 생각해보자.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도 빨갛게 타는 석양은 남아 있다. 마치 그 이별을 위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잠시동안의 여운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던가. 당신의 '노을'도 아름답게 빛나길 바란다. 나의 노을은 어떤 여운을 남길까. 오늘 저녁엔 그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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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용돈과 부모님이 차려준 따뜻한 밥상으로부터, 익숙한 환경과 안락한 침대로부터 독립을 선언합니다."


첫 회만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시청할 필요가 없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말이다. 씁쓸함이 워낙 컸던 만큼 판단은 명쾌하고 단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부터 들었던 '궁금증', 도대체 우리가 왜 연예인을 부모로 둔 다 큰 자녀들의 여행기를 지켜봐야 하는가, 라는 물음표는 점점 커졌다. 물론 그 중에는 '정치인(기동민 의원)'도 한 명과 중3인 자녀(이종원의 아들 이성준)도 포함돼 있었지만, '연예인 부모(김혜선, 박미선, 박상원, 최민수, 이종원, 기동민)'와 '다 큰 자녀'라는 큰틀을 바꿔놓기는 역부족이었다. 

 

 

1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못한 '의문'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나빠졌다. 어차피 설명을 할 의도도 없어 보였다. '연예인 자녀가 어떨지 궁금한 거 다 알아'라고 말하는 듯 했고, '닥치고 시청하라'는 인상이 강했다. 연예인 부모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시끌벅적한 수다를 늘어놨다. 흡사 동창회를 하는 듯한 분위기라고 할까. 이어서 '낯뜨거운' 자녀 소개의 시간이 이어졌다. 자녀의 짐 정리를 도와주는 부모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고, 과도하다 느껴질 만큼 애틋한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들도 이어졌다.


비행기 티켓과 2만 루피(약 20만 원)만 지급되고, 모든 결정은 자녀들의 자율에 맡겨진다는 제작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급된 금액 안에서 식비와 교통비, 숙박비를 지불해야 하며, 부족한 생계비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자 부모들은 너무 심한 거 아니냐며 엄살을 떤다. 본격적인 관찰이 시작됐고, 자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부모들은 '저런 모습은 처음이야'라며 신기해 했다. 또, 비가 오는 날씨와 해가 진 저녁, 낯선 외국에 도착한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시청자로서의 인내는 여기에서 바닥이 나버렸다. 

 

 

 

 

물론 제작진은 '부모의 마음'으로 공감해주길 기대했을 것이다. 그보다 너그로운 마음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다 큰 연예인 자녀들의 좌충우돌 여행기조차도 '예쁘게' 보일 것이라고 말이다. 스튜디어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연예인 부모들은 이미 자녀들의 여행에 깊숙히 몰입해서 온갖 감탄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저들 중 몇 명은 조만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아들,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 '우리 딸, 너무 대견하지 않아?'라며 리액션의 끝을 보여줄 것이다. 


제작진의 '바람'과는 달리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둥지탈출>에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는 까닭은 간단하다. 연예인들의 가족들이 걸핏하면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세태에 대한 불편함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방송계의 금수저들이 아닌가. 그가 가진 깜냥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도 쉽게 방송에 등장하고, 그 출연을 계기로 각종 이익을 차지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불합리함에 대한 전면적 거부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둥지탈출>에 출연하는 6명의 자녀들이 엄마, 아빠가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방송에 출연할 수 있을 만큼의 재능과 매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NO'일 텐데, 이처럼 설득력조차 없는 섭외는 시청자들을 더욱 좌절시킬 뿐이다. MBC <아빠! 어디가?>와 KBS2<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 예능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아이들'이라는 무기가 있었지만, <둥지탈출>의 경우에는 20대 성인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사정이 더욱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프로그램의 제목도 어이가 없다.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을 그들이 머물렀던 부모의 품이 '둥지'였던 것은 맞겠지만, 고작 11일 간의 '여행'을 두고 '탈출'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저 행복한 일탈 정도 아닐까? 그런 그들을 두고 '청년 독립단'이라 칭하는 건 아무래도 낯부끄럽다. 이 화끈거리는 얼굴을 어찌하면 좋을까. 아무리 고된 환경 속에 몰아넣어 고생을 시킨다고 하지만, 그조차도 호사로 느껴지는 건 현재 대한민국의 20대들이 겪는 고충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20대들은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걱정하고, 취업 전선에 내몰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그런데 '부모를 잘 만난' <둥지탈출>의 저들은 한가롭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며 제작비의 지원을 받아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있으니 얼마나 난센스란 말인가. 차라리 봉사활동을 떠나거나 또래의 20대들처럼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게 하는 건 어땠을까. 어찌됐든 비판에 직면하게 될 테니, 눈속임을 할 바에는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낫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여행은 분명 사람을 성장시키기에 설령 그것이 방송이라 할지라도 <둥지탈출>의 저들은 제법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스튜디오에 진을 친 연예인 부모들은 그 장면들을 보면서 물개박수를 치고 웃음과 눈물을 보일 테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그런 공감을 보낼 여유가 없어 보인다. 김유곤 PD는 "연예인 자녀들이 연예계에 데뷔하기 위해 출연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공언했지만, 굳이 우리가 연예인 자녀들의 성장기까지 챙겨봐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둥지탈출>은 첫회 시청률 4.083%로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었지만, 프로그램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비판이 거센 만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작 김유곤 PD는 "<아빠! 어디가?>를 들고 처음 나왔을 때도 대중은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주셨"다며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는데, 만약 이것이 김 PD의 진심이라면 그의 현실 인식과 상황 판단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기에 그의 자기 복제는 넘어갈지언정, 사회에 대한 고민 부족과 대중에 대한 공감의식 결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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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점입가경(漸入佳境)

1. 들어갈수록 점점 재미가 있음. 

2.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간병인 박복자(김선아)는 대성펄프 안태동 회장(김용건)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에 성공하고, 명실공히 집안의 안주인의 자리에 올랐다. 상대방의 약점을 틀어쥐는 등 '공포 정치'를 통해 집안의 전권(全權)을 장악하고,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천방순(황효은)을 새로운 가사 도우미로 데려와 자신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천방지축 철없는 딸 안재희(오나라)를 집밖으로 내보내는 데 성공하고, 애초부터 자신을 천시했던 첫째 며느리 박주미(서정연)와 자신을 적대시하는 첫째 아들 안재구(한재영)에 대한 숙청 작업을 진행해 사실상 쫓아냈다. 

 

 

"이제 하나 남았네?"라는 천방순의 말처럼 박복자는 자신의 욕망을 방해하는 걸림돌들을 하나씩 차례차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집요했고, 신속했으며, 철저했다. "둘째 네는 어쩔꺼야?" 지금까지 박복자가 취해왔던 방법대로라면 '제거'해야 마땅했지만, 그의 대답은 기존의 스탠스와는 달랐다. "걔는 안 건드려."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대했던 상류층에 대한 고마움이 남았기 때문일까. 지성과 미모, 덕(德), 게다가 센스까지 갖춘 그야말로 '품위있는' 상류층에 대한 동경일까. 


박복자는 남편 안재석(정상훈)의 외도로 인해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우아진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특히 우아진은 결코 할 수 없는 '품위없는 복수'를 대신 해주겠다며 '해결사'가 돼 윤성희(이태임)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살벌한 눈빛으로 '이쯤에서 관계를 끝내라'며 엄포를 놓는 대목의 임팩트는 남달랐다. 또,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믿을지 모르겠지만, 난 지후 엄마 좋아요."라고 고백을 하기도 한다. 전반적인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의 핵심은 두 인물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거기 왜 껴 네가. 너 사실 우리 모임에 낄 클래스가 아닌데 껴준 거야. 윤재 네 친자식도 아니잖아. 너 같은 근본 없는 기집애가 그 자식 업고 행세하면 출신성분 세탁이 되는 줄 알아?"

"당신, 필리핀에서 고등학교 · 대학교 나온 거 모를 줄 알아? 대학도 돈만 주면 들어가는 2년제. 약사는 얼어죽을, 양심이 있어야지?"


이번에는 속물적인 상류층의 또 다른 민낯을 확인할 수 있는 일명 '브런치 모임'의 풍경을 들여다보자. 강남 상류층 부모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이 모임의 구성원들은 청담동 수학 학원의 원장인 백주경(오연아)를 비롯해 자녀들을 영재 중학교에 입학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엄마'들이다. 우아진과 차기옥(유서진), 김효주(이희진), 오경희(정다혜)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겉으로는 서로를 위하는 듯 보이는 이들의 관계는 실제로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차 있다. 


또, 이들에게 '불륜'은 일상과도 같은데,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끝내 이 허울뿐인 관계를 파탄내기에 이른다. 성형외과 원장의 사모님으로 브런치 모임의 최연장자인 차기옥은 자신의 남편과 오경희가 바람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아채고 격분해 스파게티를 쏟아부으며 육탄전을 벌인다. 그야말로 '막장'이라 할 만한데, 서로의 '실체'를 폭로하며 자발적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저들의 민낯이 참으로 추하다. 오로지 돈과 특권의식으로 치장한 상류층들의 '천민자본주의'가 얼마나 타락하고 볼썽사나운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 할 수 있었던 JTBC <품위있는 그녀> 10회는 시청률 6.899%를 기록하며 마의 6%의 벽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욕망은 더욱 분명해졌고, 갈등도 선명해졌다. 따라서 전선 역시 뚜렷해졌다. 격투기를 연상케 하는 육탄전이 불을 뿜는다. 볼거리가 늘었고, 꼴불견도 더욱 강렬해졌다. <품위있는 그녀>는 사다리를 타고 자신의 계급을 바꾸려는 박복자와 계급을 수호하려는 우아진을 앞세워 상류층의 철저히 해부해 나간다. 마치 <밀회>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밀회>가 은밀하게 그와 같은 작업을 해나갔다면, <품위있는 그녀>는 훨씬 더 노골적이고 화끈하다.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며 파격적이다. 또, <품위있는 그녀>의 '폭로'는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안태동 회장을 위시해 대성펄프 집안의 남자들이 얼마나 분별없는 존재들인지 드라마는 낱낱히 보여준다. 단지 그들뿐인가. '브런치 모임'의 구성원들의 남편들은 또 어떠한가. 불륜을 당연하게 여기고, 가정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한다. 한숨을 넘어 강한 분노가 일어난다.


한편, 여자들에 대한 묘사도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거침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품위있는 그녀>가 취하고 있는 지나치게 공평한(?) 시선이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에 맞바람으로 대응하는 김효주,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불륜을 저지른 오경희, 남편을 굳게 신뢰하고 있다 뒤통수를 맞은 차기옥 등 드라마 속 여자들은 남자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속에서 비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품위있는 그녀>는 이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 없이 이들을 '막장'으로 퉁치고 있는 느낌이다.

 


결국 여자들은 대립의 구도에 갇힌다. 집안의 헤게모니를 두고 박복자와 박주미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우아진은 남편의 불륜 대상인 윤성희에게 불꽃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다가 무릎을 꿇기도 한다. 또, 차기옥과 오경희는 눈물나는 처절한 몸싸움을 벌인다. 다시 말해서 갈등과 문제의 또 다른 주체인 남성들은 이 대결구도에서 몇 걸음 뒤로 빠져있다. 그래서 드라마의 제목이 <품위 있는 '그녀'>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죽일 놈'보다 '죽일 년'에 집중하는 이 드라마의 시선이 조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이 '개싸움'에 비견되는 여자들 간의 대결은 tvN <비밀의 숲>에서 검사장 이창준의 아내 이연재(윤세아)가 넌지시  "여자의 적은 여자라던데"라는 낡은 프레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말을 들은 한여진(배두나)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에 맞장구치는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까지 다른 여자들을 적으로 대해 온 게 아닐까요?"라고 맞받아쳐 통쾌함을 줬지만, <품위있는 그녀>들 속의 '그녀'들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박복자와 우아진 사이에 '연대'가 성립할 여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두 사람 간에 흐르는 묘한 기류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반갑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박복자와 수호자 역할을 맡고 있는 우아진의 대립은 필수불가결했지만, 두 사람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속내를 터놓기도 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호감을 표시하며 공존을 모색하기도 한다. 물론 이 막장의 끝은 파국이겠으나,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 박복자와 우아진의 관계는 앞으로 <품위있는 그녀>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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