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노래’를 들으면서 사색에 잠겼다. 가사를 입안에서 오랫동안 음미(吟味)하면서 그 맛을 느꼈다. 입안을 맴돌던 가사는 머릿속을 유영(游泳)했고, 어느새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창밖의 먼곳을 바라보다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과거의 나를 기억하고 반추했다.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 대상이 노래인지, 나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본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소년(혹은 청년)은 ‘끝없이 날이 서 있’었다. 한없이 ‘뾰족했던’ 소년은 멋도 모른 채 이리저리 찌르고 다녔다. 한동안 그런 후에야 깨달았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상처를 입었음을. 소년의 소원은 ‘어른이 빨리 되는 것’이었다. 그에게 어른은 ‘뭐든 괜찮아지는’ 존재였다. 자신의 ‘몸에 돋은 가시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