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성추행 문제를 세상에 알렸던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고백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던졌다. ‘미투 운동’을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던 음습하고 저질스러운 문화를 밀어내는 데 큰힘이 됐다. 혼자 속앓이를 해야만 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넸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살았던 수많은 가해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 넣었다. 서지현 검사가 증폭시킨 미투의 불씨는 사회 각계각층으로 삽시간에 번져 갔다. 물론 많은 피해자들의 고뇌와 결단, 생존의 두려움을 이겨낸 용단이 더해진 결과였다. 그런데 시끌벅적했던 검찰과는 달리 법원의 분위기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법원은 성폭력 및 성차별이라는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던 걸까. 오히려 미투 운동이 전개되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