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는 이미 밤이 찾아왔다. 걱정이 앞선다. 낯선 나라, 낯선 곳의 어둠은 두렵다. 캄캄함은 나를 감추기도 하지만, 타인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표정이 없는 얼굴은 공포다. 그래도 다행이다. 도우루 강변, 포르투의 히베리아 광장은 빛으로 가득하다. 이제야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그때부터 그들은 경계해야 할 타인이 아니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감의 대상이다. 그들은 청자다. "가사가 한국어든 영어든 포르투갈어이든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정답이다. 동양인 네 명이 대뜸 노래를 불렀을 때, 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던 자우림의 김윤아에게 대답이 됐을까. 외국에 나가서 우리의 노래가 통한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니냐며 구시렁대던 사람들에게 대답이 됐을까. 물론 가사는 노래의 중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