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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배우 나문희라서 가능했던 외침

"i can speak." 나옥분(나문희)는 거듭해서 "나는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대사로서 "i can speak"는 딱 한번 등장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아니,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 그것은 구청을 대상으로 한 '민원'이었다. 8,000건에 달하는 민원 제기 덕분에 '도깨비 할매'라는 별명을 얻었고, 구청 직원들에겐 기피 대상이 됐다. 간단히 말해 '블랙리스트'였다. 동네 사람들을 '대신해서'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원망과 불평이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비아냥이었다. 다음에는 '영어'였다. 어렸을 때 입양을 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친동생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나옥분은 영어를 배워야 했다. 절실히 필요했다. 여기에서 명진구청에 발령받은 ..

버락킴의 극장 2017.10.06

<킹스맨: 골든 서클>, 커진 몸집에 비해 허약해진 스토리가 아쉽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섹시한 대사와 "온종일 그렇게 서 있을꺼야? 아님 싸울꺼야?"로 대변되는 유쾌한 액션. 무려 6,129,681명의 관객을 매료시켰던 이 2편인 로 돌아왔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영화 속에 녹여냈던 매튜 본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에그시 역의 태런 에저튼은 더욱 성숙해졌다.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에게 죽음을 당했던 해리(콜린 퍼스)도 (억지스러웠지만) 살아 돌아왔다. 이쯤되면 구색은 모두 갖춘 셈이다. 그런데 141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을 '견뎌내고', 영화관을 나서면서 냉정히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만족보다는 실망이 훨씬 크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른바 '젠틀한 액션'으로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혔던 이었건만, 2편에서는 '껍데기'만 남은 그저그런 액..

버락킴의 극장 2017.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