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 이것은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여. 바람을 가르는 소리여. 칙칙" 흔히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에게 '천의 얼굴을 가진'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그 상투적인 표현을 꺼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박철민'처럼 말이다. 그의 얼굴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있고, 그의 연기에는 그 4가지 감정들이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된다. 그 정도로 박철민을 '천의 얼굴'이라 부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순히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드러내는 수준을 넘어서 그 감정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사칙 연산을 무한대로 해낸다. 그래서 박철민의 연기는 '깊다'. 놀랍게도 그는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그는 '연기'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