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영화인 


꽃에는 그마다 '꽃말'이라는 게 있는데,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기억'이다. 누군가가 특정한 날(이 아니더라도) 물망초를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가 이 순간을 환기(喚起)시키고자 한다는 사실을 눈치채야 한다. 가령, '4월 16일'에 누군가 자신의 SNS에 물망초 사진을 게시했다면, 우리는 그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는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는 센스를 (적어도 앞으로는) 발휘해야 한다. 여기에서 그 누군가는 바로 '신민아'인데, 그래서 그를 떠올리면 맨 먼저 떠오르는 꽃이 바로 물망초다.


한 가지 질문을 해보자. '신민아'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최악의 대답을 미리 제시하자면, 그건 아마도 '김우빈'일 것이다. 설령 그런 연상을 했다고 해도 그 자체로 잘못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다만, 두 이름을 '동등한 선상'에서 떠올리지 않고, 김우빈'의' 여자친구 정도로 기억했다면 그건 문제가 좀 다르다. 물론 그건 당신만의 잘못은 아니다. 우선, 언론의 책임이 아주 무겁다. 



'신민아, 김우빈도 반한 눈빛'

'신민아, 김우빈 사로잡은 미모', 


비단 신민아만 이런 제목의 '제물'이 되는 건 아니다. 공개 연애를 하는 많은 여성 연예인들은 매번 타깃이 된다. 반대의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더 나아가 '내조'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김우빈을 위한 특급 내조' 같은 식이다. 김우빈이 비인두암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는 더 노골적이다. tvN <알쓸신잡>에서 유시민과 황교익은 강릉 오죽헌을 찾았다가 격분했던 장면을 떠올려 보자. 그들이 그처럼 분개했던 이유는 여전히 신사임당을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만 제한한 채 기억하는 가부장적 역사관 때문 아니었던가.


'성품이 어질고 착하며 효성이 지극하고 지조가 높'고, 훌륭한 아들을 둬야만 좋은 여성으로서 대접받을 수 있었던 조선시대와 지금은 얼마나 다를까. 최고의 톱스타조차도 다른 누군가의 '무엇'으로 기억되고 불려지는 상황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알콩당콩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은 그 자체로 응원하기로 하고, 우리는 신민아를 신민아라는 이름의 한 인간으로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양민아(신민아의 본면)라는 자연인에 대한 접근에는 이르지 못할지라도 '신민아'라는 스타의 진면목을 살펴보는 건 가능할 것이다.


사진 출처 : 씨네그루(주)다우기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사람들에게 '오늘 얼굴이 되게 밝아 보이네?'라는 말을 듣는 게 제겐 '예뻐 보인다'는 말이랑 같아요" 


- 『코스모폴리탄』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얼마 전, 신민아의 인터뷰 내용을 접하고 그가 참 단단하고 강한,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감탄했다. 영화와 드라마, CF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활약하며, 최고의 자리에 머물 수 있는 저력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1998년 하이틴 잡지 『키키』의 전속 모델로 데뷔하고, 2001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과 영화 <화산고>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데뷔한 이래 신민아는 자신만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신민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랑스러움'인데, '블리'라는 별명의 진정한 주인은 신민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는 '사랑스러움의 대명사'이다. 스크린에서는 <마들렌>(2003), <야수와 미녀>(2005), <고고70>(2008), <키친>(2009),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등에 출연하며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했고, TV에서는 <때려>(2003), <이 죽일놈의 사랑>(2005), <마왕>(2007),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아랑사또전>(2012), <오 마이 비너스>(2015) 등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을 점차 넓혀 나갔다.



최근에는 tvN <내일 그대와>에서 기존의 '사랑스러움'에 더해 생활 연기와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제훈은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 출연해서 "드라마를 찍기 전부터 신민아 씨랑 꼭 함께 하고 싶었던 열망이 컸다"면서 그 바람이 10년 전부터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신민아는 '사랑 이야기'를 함께 연기하기에 최고의 파트너가 틀림 없다. 다만, 시청률이 부진했던 점과 그의 연기에 대해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점은 그가 안고 가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흔히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은 그의 외적인 모습들 때문인 것으로 강조되곤 했지만, 사실 그 사랑스러움의 비결은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기부한 금액이 14억 원을 넘었다는 소식은 신민아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진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금액도 금액이었지만, 무엇보다 그 꾸준함이 더욱 놀라웠다. 그건 기본적으로 '사랑'이 내재돼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또, '나눔'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진 출처 : 실버스푼 


그동안 신민아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왔는데, 가령 공부방 선생님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든지 여성 및 어린이 화상 환자를 위한 치료 사업, 독거 노인의 난방비 지원, 탈북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사업 등에 자신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또, 지난 2015년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1억 원을 기부해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기부 행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얻은 사랑을 다시 대중들에게 되돌려주는 신민아의 삶의 궤적은 뭇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웃을 때마다 깊게 패는 그의 보조개와 상큼발랄한 미소가 덩달아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의 따뜻한 선행이 사람들의 마음마다 온기를 전염시킨다. 신민아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오늘 얼굴이 되게 밝아 보이네? 그리고 이런 바람을 전해주고 싶다. 내일도, 또 그 다음 날도 얼굴이 밝았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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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아두면 데없는 비한 학사전. tvN <알쓸신잡>의 본래 제목이다. 언뜻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로부터 일말의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기묘한 지식의 향연'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니 둘은 여러모로 닮아 있다. 한편, <알쓸신잡>의 또 다른 이름은 '아재들의 수다'이다. 구성원들이 모두 '아재'라고 하는 정체성과 '수다'라는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관계의 형성 혹은 잡학(지식)의 공유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 할 만 하다.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유희열. 각자의 분야에서 '대가(大家)'를 이룬 사람들이 아닌가. 굳이 부연을 하지 않아도, '쓸데없는' 설명을 늘어놓지 않아도 그 이름만 들어도 그가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만한 인물들이다. 물론 그들에 대한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어도, 그들이 지닌 가치라든지 그들이 쌓아올린 업적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것도 '예능'이라는 툇마루에서 말이다. 게다가 그 툇마루를 제공한 사람이 나영석 PD라는 점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소였다.



'수다'가 여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오래된 오해라는 건 유재석과 그의 친구들이 이미 증명한 바가 있는데, <알쓸신잡>의 아재들의 그것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유희열이 "12시간 동안 떠들지 않은 시간이 20분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며 기겁을 할 정도니 말이다. 나이가 그득한 아재들에게 이런 표현이 무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그들은 쉴 새 없이 '떠든다'.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알아두면 쓸데없는' 잡학들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지식의 향연이라 할 만 한데, '신비하게도' 그들의 수다에 귀가 집중되고, 뇌가 쏠린다. 신묘한 일이다.


이쯤에서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이 기획이 마뜩지 않았다. 아재 5명이 수다 떠는 걸 TV를 통해 지켜봐야 하다니? 원래 금요일 저녁은 나영석표 힐링 프로그램들로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 정화(!)하는 시간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칙칙한(?) 아재들과 그들의 수다를 들으라니! 출연자 5명 각각에 대해 개인적인 호감을 일정 정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의 수다를 들어야 한다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들은 이미 (반)강제적으로 아재들의 대화 속에 소환(집환)된 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 아재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현현(顯現)하는데, 때로는 집안의 어른으로, 또는 회사의 상사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옛날에는 말이야', '그거, 내가 해봤는데 말이지', '에이! 아니야, 그러면 안 되는 거야'라는 이른바 '부장님 토크'를 굳이 TV를 보면서도 들어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도 '세대 차이'를 느끼며 그들의 대화가 불편하거나 혹은 집중되지 않는 시청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 아무리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난 분'들이라고 해도 그들의 '아재 감성'에 공감을 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알쓸신잡> 속 아재들의 수다에 빠져드는가. 그 명백한 지표는 역시 시청률이라 할 수 있을 텐데, 5.395%(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2회 5.687%, 3회 6.414%로 완만하지만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쯤되면 '빠져든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듯 싶다. 그렇다면 '왜' 빠져드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 '답'은 역시 그들의 '수다' 속에 있을 텐데, 2회에서 김승옥의  『무진기행』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한번 떠올려보자. 



유시민 : 난 솔직히 『무진기행』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 왔냐 하면, 뭐야 이게? 정말 빛나는 문장인데 이 작가는 도대체 독자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뭐가 뜨RRRRRR 마음 속에서 굴러가는 소리가 나야지 그 소서링 좋아 보이는 거야.

황교익 : 저하고 감수성의 차이야. 저는 뜨RRRRRR 굴렀거든. 제가 읽은 게 고등학교 1학년 때인가 그래요

유시민 : 철이 없어서 굴렀던 거 아닌가?


이쯤에서 소설가 김영하가 등장해 깔끔히 정리한다. "그것도 중요해요. 왜냐하면 어느 시기에 어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읽느냐, 어떻게 보면 소설이, 합의를 이뤄서 어느 작품에 동의하는 건 불가능하고, 어떻게 보자면 각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소설이 가치가 있는 거예요. 생각의 다양성들을, 감정의 다양성들을 불러 일으키는 거예요."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 아재들은 합일(合一)된 생각을 이끌어내려 안달하지 않았고, 자신만의 '정답'을 정해놓지도 그것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대화의 기저에 깔려 있었다. 그와 같은 애티튜드(Attitude)는 또 다른 장면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통영(1회), 보성(2회), 강릉(3회)을 차례로 찾은 그들은 도착과 동시에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한다. 가령, (3회를 기준으로 보면) 유시민과 황교익, 유희열은 혀균과 허난설헌 생가, 오죽헌, 정동진을 방문하고, 김영하와 정재승은 강릉통일공원, 에디슨 박물관, 피노키오 박물관을 찾는 식이다.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일정을 계획하고, 이를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각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그 일정을 만끽한 후 다시 저녁 무렵에 다시 모여 담소를 나눈다. 저녁 식사를 하거나 혹은 맥주를 마시면서 본격적인 '수다'의 세계에 진입하게 된다. 마치 프랑스 사람들이 책을 사는(읽는) 이유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인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바로 <알쓸신잡>만의 차별성이 아닐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이 시대의 지식인들의 통찰력이 담긴 '수다'를 엿본다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이자 기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을지 모른다. 


유시민의 입을 통해 '항소이유서'의 전말에 대해 듣고, 황교익의 다채로운 음식 이야기를 감상하고, 김영하의 폭넓은 상식과 소설가 특유의 감성적 어휘들에 감탄하고, 정재승으로부터 '이런 연구도 있었어?'라고 탄복하는 것도 <알쓸신잡>의 매력이지만, 거기에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또렷히 강조되지 않았다면 결국 우리가 일상적으로 봐왔던 '아재들의 (끔찍한) 대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아재 감성'이 프로그램 전반에 깔려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아재로 군림하려 들지 않는다.


그건 나영석 PD가 그동안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보여주고자 했던 '어른'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꽃보다 할배>나 <윤식당>이 그 좋은 예다. '꼰대'가 아닌 '어른'의 모습을 한 '아재'들로부터 우리는 편안함을 얻는다. 그제서야 그들의 수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의 수다는 수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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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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