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놈이야. 어떤 놈들이 그런 소문을 퍼뜨려. 제안대군이며 월산대군은 내수사를 지들 것인냥 펑펑 갖다 쓰는데. 나는 여악이나 몇 데리고 말 몇 필밖에 빌려쓴 것밖에 없어. 그런 나를 모함해? 나와 전하 사이를 이간질해? 내 조부이신 양흥대군은 세조대왕을 도와 이 나라를 세우셨거늘, 감히 손자인 나를 모함해?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한 사내가 울부짖는다.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자신을 변호한다. 스스로를 옹호한다. 그에겐 '소문을 퍼뜨린' 어떤 놈들이 문제이고, 더 큰 부정과 부패를 저지른 다른 누군가를 상대 비교하며 자신의 죄악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다. 자신의 잘못을 들추는 건 '모함'일 뿐이고, 자신의 조부가 세조를 도와 '반정'에 성공했던 일을 '나라를 세웠다'고 표현하며, 그 '공(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