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요~ <K팝스타>가 제 첫사랑인데, 첫사랑은 절대 안 이루어진다 그랬는데.."


드디어 TOP10이 모두 가려졌다. 1위로 배틀 오디션을 통과했던 보이프렌드(박현진, 김종섭), 이서진, 석지수, 김윤희, YG걸스(고아라, 김혜림, 크리샤 츄)와 2위 재대결을 통해 마은진, 김소희, 전민주, 이수민, 유지니가 합류했다. 그리고 박진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추가 합격 결정권으로 샤넌을 TOP10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이로써 배틀 오디션이 모두 마무리 되고, SBS <K팝스타6>는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게 됐다.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실력자들이 TOP10에 포함된 만큼 앞으로 역대급 무대(실제로 샤넌이 그러했다)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가 되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안테나 사단'이 전멸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고 있었던 백선녀와 이성은은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희열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하더라. 이로써 캐스팅 오디션을 통해 유희열의 '지목'을 받아 안테나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던 멤버 전원(지우진, 이가영, 김주은)이 탈락했다. 인지도는 물론 실력 등에서 '열세'였던 상황을 뒤집지 못한 셈이다. 드라마는 없었다.



유희열로서는 연습생 지명 권한을 양보하면서까지 '보컬'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던 만큼 이 결과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무엇보다 스타 플레이어가 전무했다. 그나마 이성은이 있었지만, 그 천재성은 도무지 트레이닝의 대상이 아니었다. 배틀 오디션에서 백선녀의 잠재력이 발휘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무대에서의 긴장을 이겨내지 못했다. "아직 선곡을 못한 멤버가 있다"며 앓는 소리를 하고, 이번 시즌 멤버 구성이 '최약체'라던 그의 말은 '사실'로 증명됐다.


<K팝스타> 시즌3부터 합류했던 유희열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아무래도 안테나가 작은 사이즈의 기획사였던 만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SM의 빈자리를 듬직하게 채우는 동시에 YG와 JYP라는 대형 기획사 사이에서 새로운 '삼분지계(三分之計)'를 이뤄냈다. 안테나의 존재로 인해 다양한 음악적 고민을 가진 참가자들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게 됐고, 유희열의 '매의 눈'은 그들을 놓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그의 인간적 면모와 음악적 실력에 매료됐고, 그에게 호감을 넘어 신뢰를 표했다. 그 결과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시즌3의 우승자 버나드박이었지만, 샘킴과 권진아라는 스타를 키워낸 건 안테나였다. 오히려 '알짜'를 챙겼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즌4에서도 케이티 김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준우승과 TOP3는 안테나의 정승환과 이진아의 몫이었다. 역시 두 사람은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음악적 재능을 뽐내고 있다. 시즌5는 또 어떠했는가. 우승을 차지했던 이수정은 "같이 일하니까 너무 좋았다. 지니어스 옆에서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다."며 안테나를 선택했고, 반전의 주인공이었던 안예은도 유희열의 믿음이 있었기에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TOP10에서 유희열의 '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다시 말해서 유희열이 만들었던 '류(類)'의 드라마는 더 이상 쓰여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이유를 찾아보자면, 역시 '연습생 출신들의 공습'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연습생과 기존 가수 경력이 있는 참가자에게 '문'을 연 것은 마지막을 향하는 <K팝스타>의 승부수였다. 물론 그 선택은 대성공을 거뒀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연습생들이 이 무대를 통해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했다. 김소희, 크리샤 츄가 대표적이다. 전민주도 마찬가지다. 


TOP10 중에서 비연습생 출신은 5팀이고, 숫자로 치면 14명 중에서 6명이다. 단순 비율로 따지면, 얼추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지만, '스포트라이트'에서 현저히 밀리는 게 현실이다. 몇 년 동안 제대로 훈련을 받아왔고, 지금도 든든한 서포트를 받고 있는 연습생과의 경쟁은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JYP걸즈가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며 TOP10에 전원 합류한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저들은 이미 '가능성'에 '훈련'까지 더해져 원숙한 경지에 올라있으니 말이다. 또, 가수 경력이 있는 샤넌의 무대는 완벽 그 자체였다.



여전히 <K팝스타> 내에서 여러 드라마(전민주의 도전기라든지)가 쓰여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유희열 사단의 전멸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확실히 프로그램의 분위기와 방향성이 '아이돌'스럽게 맞춰지고 있다. 어쩌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결정한 <K팝스타> 제작진의 결정은 절묘했는지도 모르겠다. 거듭된 오디션의 여파는 분명 '원석'의 '멸종'을 가져왔나보다. 어쩌면 이번 시즌엔 그들을 인내하고 기다려 줄 '시간'도 '필요'도 없었는지 모르겠다. 워낙 걸출한 연습생들이 눈과 귀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 그동안 <K팝스타>의 한 축으로 자리했던 드라마 한 편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이제 주목받지 못하던 혹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미운 오리 새끼'가 갇혀 있던 껍질을 깨고 세상밖으로 나와 자신감 넘치는 날갯짓하는 순간을 볼 수 없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심사위원 석에 앉아 있는 유희열에게 눈길이 간다. 그가 좀 쓸쓸해 보인다면,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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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편견'이 있었다. KBS2 <꽃보다 남자>(2009)의 '구준표', SBS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者들>(2013)의 '김탄'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었을까. 그저 '잘생긴' 배우라고 생각했다. 더 정확히는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3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에서 최고 시청률 21.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수성하며 또 한번 '이민호'의 힘을 재입증했다. 


전지현과 함께 보여준 호흡이라든지,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보여준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그러고보니 이민호가 MBC <개인의 취향>(2010), SBS <시티헌터>(2011), SBS <신의>(2012)에 차례차례 출연하며 쌓아왔던 내공을 잊고 있었다. 또, <강남 1970>(2014)에서 보여줬던 선 굵은 연기도 말이다. 액션이면 액션, 로맨스면 로맨스, 게다가 사극까지 그야말로 장르 불문, 못하는 게 없는 전천후 배우였다. 그는 잘생긴, 그리고 좋은 배우였다. 


ⓒ 이정민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배우 이민호


"팬들 덕분에 저의 20대 그리고 배우 이민호의 인생 1막을 잘 마칠 수 있었다. 항상 든든했고, 덕분에 웃으며 배우생활을 할 수 있었다. 팬들은 이제 남이 아니라 가족같다. 내게 생명을 불어넣어주시는 분들이다."


지난 2월 18, 19일 이틀동안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 6천 명의 팬들이 모여 들었다. 이민호의 10주년 팬미팅 '디 오리지널리티 오브 이민호(The originality of LEE MIN HO)'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초고속 매진,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들었다. 이민호라는 이름이 갖는 '힘', 티켓 파워 혹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또, 이민호와 팬들 사이의 진한 유대감, 그 관계의 끈끈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난 22일 이민호는 국가브랜드진흥원이 선정하는 '2017 국가브랜드 대상' 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6 웨이보 영화의 밤에서 '아시아영화선봉인물상'을 수상하는 등 '2016-2018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 수상의 이유였다. 실제로 그는 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고, 한중합작영화인 <바운티 헌터스>로 2억 위안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민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세계의 팬들이 이민호에게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그의 '미모'가 한몫 했겠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할 것 같진 않다. 아무래도 그가 걸어왔던 '선한' 발자취가 사람들의 마음을 감복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대중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심성이야말로 이민호가 가진 진정한 힘일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는 그가 선명히 남겨왔던 '선한 '발자취를 살짝이나마 훑어보도록 하자. 


ⓒ 이정민


그의 걸어왔던 '선한' 발자취


이민호는 2016년 '제1회 행복나눔인상'을 수상했는데, 그 자리에서 "전 세계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어 나눔을 실천했다."는 겸손한 수상 소감과 함께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는 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함께 밝혔다. 그리고 지난 22일, 학대로 인해 고통받는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고안한 기부 플랫폼 '프로미즈(PROMIZ, PMZ)'를 통해 5,000만 원을 NGO 단체 '굿네이버스'기부했다. 


'프로미즈'란 약속(Promise), 이민호(Lee Minho), 그의 팬클럽인 미노즈(MINOZ)의 합성어인데, '이민호와 팬들의 사랑을 모아 더 큰 사랑을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2014년 출범한 프로미즈는 1년 단위로 후원 대상과 활동 테마(물, 동물, 아이들)를 정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열어 기부 활동을 진행한다. 2014년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채리티워터(Charity:Water)'에 5,000만 원을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홀트아동복지회(2016년 2월), 유니세프(2016년 3월) 등에 기부를 이어갔다. 


그 외에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내몽골에 식수를 심고, 페트병 뚜껑을 모아 기금을 마련해 소아암 환자를 돕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프로미즈'는 '착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팬들로부터 받은 큰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주겠다는 이민호의 선한 의지와 자신들이 사랑하는 스타의 발걸음에 함께 동참하는 팬들이 만들어 낸 '선한' 발자취가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한걸음 한걸음 단단히 내딛었던 그 발걸음이, 이제 하나의 큰 족적이 돼 세상에 아로새겨진 것이다.


크고 맑은 눈망울을 지닌 배우, 이민호의 진짜 '힘'이 무엇인지 이제야 확실히 알 것 같다. 경기도 오산은 넣어두자. 이민호는 한 명의 스타가 얼마나 찬란히 빛날 수 있는지, 얼마나 '가치' 있게 빛날 수 있는지 진실되게 증명하고 있다.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왔던 그의 20대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앞으로 더욱 반짝반짝 빛날 배우 이민호의 인생 2막을 응원한다. 그리고 이 칭찬과 응원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그의 팬에게도 전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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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도봉순. 도봉구 도봉동에 사는 도봉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좀 많이 특별하다. 나에겐 비밀이 있다, 남들과 다른. 난 힘이 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와우, 매력 폭발이다. '러블리' 박보영이 JTBC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돌아왔다. 기존의 사랑스러움에 '상큼함'까지 장착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하고, 연기에 자신감도 가득하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전작인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었다면, 이번엔 어마어마한 괴력을 지녔다. '힘이 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시내버스를 간단히 멈출 만큼, 그리고 어린이집 버스 기사를 폭행하는 건달들을 속시원하게 혼내줄 만큼. 


괴력의 시조, 행주대첩의 여전사 박개분으로부터 시작된 괴력의 역사는 모계 혈통을 따라 도봉순에게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힘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의롭지 않은 곳에 힘을 쓰게 되면 '벌'을 받게 되고, 급기야 '힘'을 잃게 된다. 탐관오리의 앞잡이로 사리사욕을 탐했던 선조 '가욱방'은 나병으로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도봉순의 외할머니는 시장에서 남자 하나 잘못 패서 폭풍 설사를 하고 치질까지 걸렸다. 잘나가던 역도 선수였던 도봉순의 엄마 황진이 여사도 '탐심'을 부리다 그만 힘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도봉순은 힘을 숨긴 채 살아야 했다. 눈앞에 '불의'가 펼쳐져도 참을 수 있는 건 참았다.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는 범죄자를 보고도 모른 척 지나쳤다. 꾹, 정말이지 꾹 참았다. 그렇게 27년을 버텼다. 세상의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디 정의로운 도봉순의 천성을 어찌하겠는가. 괴력을 사용해 건달 무리를 응징하던 중 게임 회사 아인소프트의 대표 안민혁(박형식)에게 숨겨 왔던 비밀을 들키고 만다. 안민혁은 "사방이 온통 적"이라며 도봉순을 자신의 자신의 경호원으로 고용하기에 이른다. 



밤 11시로 시간대를 옮긴 JTBC의 승부수


<인수대비>부터 시작해서 <유나의 거리>, <송곳>, <욱씨남정기>, <청춘시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그리고 <솔로몬의 위증>까지. '명품'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들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JTBC 주말 드라마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간대를 계속해서 변경해 돌파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밤 8시 30분대로 옮긴 후에는 tvN 드라마의 직격탄을 맞았다.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JTBC 드라마에 그야말로 좌절을 안겼다.


밤 11시로 시간대를 옮긴 건 과감한 승부수였다. '볼 게 없었던' 심야 시간, 시청자들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을 선택했다. 1회 시청률 3.829% (닐슨코리아 기준)로 '대박' 조짐을 보이더니, 2회에선 5.758%까지 치솟았다. 무려 1.929%나 상승했다.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던 JTBC 금토 드라마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전 기록은 <밀회>(2014)의 마지막회 시청률인 5.372%였다.) 단 2회만에 세운 기록에 JTBC는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좀더 일찍 시간대를 변경했다면, 쓸쓸히 종영해야 했던 드라마들이 '빛'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믿고 보는 박보영, 그가 가진 힘


"너희들! 다음에 또 내 눈에 띄면 그 다음에 발, 그 다음 다리, 그 다음은 어딜까~"


<힘쎈여자 도봉순>이 성공적인 출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적으로 박보영 덕분이다. 그는 작은 체구와 괴력이라고 하는 언밸런스하면서 비현실적인 설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능청스럽게 그리고 어색하지 않게 표현해낸다. 체구가 작은 학생을 괴롭히는 일진 무리를 발견하고, 그들을 혼내주는 박보영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박장대소하게 만드는데, 엄지 손가락을 절로 들게 만들 정도다. 아마도 박보영의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가 아닐까. 


해맑은 미소를 띠고, 수줍은 표정을 하고 있다가도 갑자기 '걸크리쉬'한 모습을 보여준다. 비음이 들어간 애교 섞인 말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이고, 그러면서도 할 말을 똑부러지게 다 하는 그의 모습은 통쾌함을 자아낸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CG와 음악 등을 통해 B급 정서를 숨김 없이 드러내는데, 만개(滿開)한 박보영의 연기가 한 데 어우러지면서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이는 KBS2 <김과장>의 정서와 닮아 있는데, 박보영의 활약ㅇ은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는 낭궁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힘쎈 여자'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앞서 살펴본 것처럼 <힘쎈여자 도봉순>은 '힘쎈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일종의 '전복'이다. 매일마다 협박 전화를 받는 등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는 안민혁은 도봉순을 개인 경호원으로 채용하고, 도봉순은 안민혁을 밀착 마크하며 그를 경호한다. 다시 말해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보호한다. 물론 실제로 도봉순이 안민혁을 '지킨다'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이런 관계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여리여리한 여자 주인공을 완력이 센 남자가 지킨다는 기존의 문법을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 앞에 도봉순은 자신의 '결'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약해진다. 아마도 '힘쎈여자'는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체화된 탓일 게다. 그래서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 인국두(지수) 앞에서는 괴력을 숨긴 채 '조신한 여자'가 된다. 목소리도 작아지고, 행동도 작아진다. 쪼그라드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병원에서 정체 불명의 범죄자가 피해자를 납치하는 걸 놓치게 만드는 등 민폐를 끼치는 인물이 되기도 한다. 오히려 안민혁과 있을 때, 도봉순은 도봉순 답다. 그리고 그 모습이 훨씬 더 사랑스럽다. 


이쯤되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힘쎈여자 도봉순>이 '힘쎈 여자'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단순히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정'이었을까, 아니면 그와 같은 '전복'을 통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찬 세상에 시원한 어퍼컷을 날리고 싶었던 것일까. 과연 도봉순은 자신의 양팔을 좌우에서 잡고, "데려가겠습니다.", "여기 둬."라며 마치 '물건' 취급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 '대응'이 그려질 3회의 첫 장면이야말로 <힘쎈여자 도봉순>의 (앞으로의) '흐름'과 '가치'를 결정지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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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순간의 꽃> -


앞만 보고 뛰었다. 쉼 없이 달렸다. 무엇을 위해? 아마도 성공, 일까? 소위 세상의 문법을 따랐다. 안정된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반듯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 말이다. 노력했다. 최선을 다했다. 양심을 접어둔 채 고객들에게 부실 채권을 팔았고, 덕분에 승진을 거듭했다. 제법 젊은 나이에 증권 회사 지점장 자리까지 올랐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고, 아내와 하나뿐인 아들을 호주로 보냈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필수였기 때문에, 그래야만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차가 없는 호주는 최적지였다. 


기러기 아빠로 지내야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계획했던 '2년'은 곧 흘러갈 테니까. 솔직히 관심도 없었다. 연락은 일상적으로 이뤄졌고, 아내와 아들은 가끔씩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 아들의 영어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무엇보다 여전히 삶은 바빴고, 분주했다. 가족을 돌아볼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나'를 살펴 볼 시간도 없는데, 다른 건 말해 무엇하랴. 그래도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만족스러웠다.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대형 부실채권 사건. 강재훈(이병헌)의 삶은 요동친다. 모든 것을 잃었다. 손 안의 모래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욕망'이 만들어 낸 거품이 사라지자 허망함이 남았다. 회사는 일순간에 무너졌고, 자신의 자리도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윗선을 탓해보지만, 돌아오는 건 '너도 알고 있었잖아. 그러면서 왜 그래?'라는 핀잔뿐.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를 외쳤지만, 돌아오는 건 고객들의 분노뿐이었다. 뺨을 세게 얻어맞은 뒤, 그는 어렴풋이 깨달았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내게 남은 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불 꺼진 방, 재훈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사죄의 글을 쓰고,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가족이 있는 시드니로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수면제를 한 움큼 집어 들고 입안에 털어 넣는다. 그는 '싱글 라이더(Single Rider, 홀로 떠난 여행객)'가 돼 여행을 시작한다. 낯선 땅, 낯선 존재가 됐다. 가방도 하나 없이, 그의 삶을 정직하게 말해주는 양복 차림, 손에 써넣은 주소 하나, 그저 빈손이다. 아내 이수진(공효진)와 아들 진우가 살고 있는 집에 도착했지만, 그는 선뜻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안쪽에서 들려오는 아내와 정체 모를 한 남자의 웃음소리. 혼란스럽다. 도대체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저 남자는 누구지. 아내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나.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돌아갈 곳이 없는 자신이 보인다. 재훈은 생각에 잠긴다. 자신이 부재했던 2년의 시간, 당연하다고 여겼던 그의 자리는 다른 존재(크리스)가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다. 세상이 얼마나 흉흉하냐며, 현관문 도어락에 민감하게 굴었던 아내가 이젠 고장난 현관문에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 간다.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은 듯 하다. 


또, 포기했던 꿈, 내팽개쳤던 꿈에 다시 도전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이수진'으로 살아가는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 '남편'으로서는 몰라도 '아빠'로서 나의 효용 가치는 여전한 것 아닐까. 재훈의 시선은 아들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아픈 아들을 안고, 자신의 발이 상해가는 것마저 잊고 내달렸던 크리스를 보자, 더 이상 '내가 없어도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긴다. 재훈은 아내와 아들의 '행복'을 빌어주고, 진정한 의미의 '싱글 라이더(Single Rider)'가 돼 떠난다. 



사람들이 세속적인 욕망을 쫓고 있는데 어느 순간 그 욕망이 꺾일 때가 있잖아요. 그 무력함이 쌓이면서 사회 전체가 우울하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어요. 요즘 사회나 시스템의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는 작품들은 많지만 저는 그런 상황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더 초점을 맞췄던 것 같아요. (이주영 감독)


<싱글라이더>는 '비밀'스러운 영화다. 여러 차례 '힌트'를 제시하지만, 사실 그 '반전'이 그리 중요하진 않다. 승부수는 거기에 있지 않다. '이야기'는 이미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든든하다. '동양 사태'를 떠올리게 할 법한 사회적 문제(모럴 해저드)와 브레이크 없는 자본주의의 민낯, 기러기 아빠, 청년 실업, 노동자에 대한 인식 등 여러가지 사회적 인식이 다양하게 담겨 있지만, <싱글라이더>는 그 상황 속에 놓여 있는 '개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이주영 감독은 영화 속에 '여백'을 최대한 많이 두고, 관객들에게 그 빈 자리를 스스로 채우도록 만든다. 그래서 일까. 여운이 깊게 남는다. 홀로 쓸쓸히 걸어가 절벽 앞에 선 재훈을 보는 관객들은 자신만의 '메시지'를 가슴 속에 안고 영화관을 나서게 된다. 전체 분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배역의 비중이 컸던 이병헌은 섬세한 감정 연기를 통해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블록버스터를 통해 표현되는 '강렬함' 못지 않게, '표정'만으로 미세한 감정의 변화까지도 표현하는 이병헌의 연기는 <싱글라이더>의 '힘'이라 할 만하다.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즐비한 요즘, <싱글라이더>와 같은 감성이 짙게 밴 영화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동시에 '사회', '가족', 그리고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어찌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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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 낭중지추(囊中之錐) :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


주머니 속에 송곳을 넣어 놓으면 어떻게 될까. 얼마 동안은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별다른 표시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기간이 제법 길어질 지도 모른다. 1년, 2년, 그러다 10년이 될지도 모른다. 그 이상이 흘러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뾰족함'이 주머니를 뚫기 마련이다. 송곳은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없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보는 배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결국 뚫고 나왔구나!' 막혀 있던 강이 터지듯,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그들을 바라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나는 접어두다 못해 꾸깃꾸깃 구겨서 처박아놔서 이거 어딨는지 찾지도 못해. 근데 나도 한때 있잖아. 여기 A4용지처럼 스치면 손끝 베일 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이 있었어. 근데 이게 어느 한 순간 무뎌지고 구겨지더니,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 나가더라. 결혼할 때 한 번, 애 낳고 나서 아빠 되니까 또 한 번, 집 사고 나서 또 한 번, 그리고 애 대학갈 때쯤 돼서 이렇게 들여다보니까 이게 다 녹아서 없어졌더라구." (KBS2 <김과장> 10회 중에서)


▲ 배우(俳優) : 연극이나 영화에 출연하여 연기하는 사람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라 불러도 무방할 tvN <시그널>부터 tvN <혼술남녀>, 그리고 2017년 상반기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KBS2 <김과장>까지 그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배우'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입밖으로 흘러나온다. "야, 진짜 배우다, 배우. 저런 사람이 진짜 배우지." 물론 연기를 업(業)하는 모든 사람들이 '배우'라는 이름을 갖지만, 그 말에 단순히 '직업'이라는 의미를 넘어 '존경심'을 담는다면, 김원해는 그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다.


물론 그는 '주연' 배우가 아니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 있다. 또, 제작 단계에서 캐스팅 선택지의 첫 번째일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고 나면, 그의 존재감은 주연 배우에 못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아우라'를 뽐낸다. 신기하고도 놀라운 일이다. <시그널>을 예로 들어보자. 김혜수와 조진웅 그리고 이제훈이 막강한 포스를 뽐냈던 그 드라마에서 김원해는 자신만의 맛깔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목배개를 차고 컵라면을 들고 등장했던 김계철 형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혼술남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타 강사 앞에서는 나긋나긋한 표정과 말투로 기분을 살랑살랑 맞춰주면서 만만한 강사(민진웅)에게는 잔소리를 쏟아내며 핀잔을 주는 밉상 상사의 모습을 100% 리얼하게 구현했다. 게다가 또 회식은 왜 그리 좋아하는지, 또 어쩜 저리도 우리 회사 상사 같은지, 많은 시청자들이 김원해가 만들어 낸 '현실감'에 몰입했다. 그러면서도 민진웅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의 곁을 지키며 손을 잡고 다독이는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그널>에서는 강력계 형사, <혼술남녀>에서는 공무원 학원의 원장. 이처럼 김원해는 디테일한 직업 묘사와 리얼한 생활 연기를 통해 자신이 맡은 배역의 리얼리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빨리 몰입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다. 그렇게 마련된 배경 속에서 주연 배우를 비롯한 다른 연기자들은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김원해라는 배우가 만들어 내는 리얼리티의 힘이다. 김원해가 가진 저력은 <김과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발현된다. 



"나, 적어도 앞으로 6, 7년은 더 버텨야 돼. 하나 있는 딸래미 대학은 끝내줘야 한다고. 자꾸 없는 일도 있게, 작은 일도 크게 만들지 말자고. 부탁이야." (KBS2 <김과장> 9회 중에서)


명문대 출신으로 한때는 TQ그룹의 잘 나가는 사원이었던 추남호, 그러나 'A4용지처럼 스치면 손끝 베일 만큼 날카롭고 빳빳하던 시절'은 이제 과거일 뿐이다. 그저 자리를 보전하는 게 우선인 경리부장일 뿐이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머리를 조아린다. 자존심 따위 접어둔 지 오래다. 새파랗게 어린 직장 상사의 막말도 꾸역꾸역 참아낸다. 간도 쓸개도 내버렸다. 왜 화가 나지 않겠는가. 분노가 치밀지 않겠는가. 그러나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추 부장에게 회사는 단지 '그'만의 것이 아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아둥바둥 버텨야만 하는 곳이다.


이 짠내 가득한 캐릭터를 김원해는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남궁민의 활약은 두말 할 것도 없지만, '회사'가 배경인 <김과장>이 수많은 샐러리맨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었던 건 역시 김원해의 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과장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사이다'를 선사하고, 시청자들에게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물하는 바탕에는 추 부장이라는 캐릭터가 제공하는 현실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균형감이야말로 <김과장>의 돌풍을 만들어 낸 진짜 힘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을 하다가 1997년 <난타>의 원년 멤버로 합류(<김과장>에서 보여줬던 현란한 칼 퍼포먼스는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다.)했던 김원해는 tvN <SNL>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이후 <명량>, <해적>, <타짜2>, <검사외전>, <아수라> 등 스크린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시작했고, 지금은 '김원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쯤되면 더 욕심을 부릴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주연배우로 남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그저 지금은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OSEN>, '시그널' 김원해, "주연배우로 남을 욕심은 없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김원해가 그려나갈 또 다른 '캐릭터'들이 기대된다. 또, 앞으로 그가 추구하는 '서민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배우'로 오래토록 대중 곁에 남길 바란다. 주머니를 뚫고 나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이고 있는 '낭중지추' 김원해를 응원한다. <김과장>식 말장난을 한번 해보자면, 대중들은 더욱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배우 김원해를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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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지난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 기사 유 씨(42세)가 흉기에 십수 차례 찔려 살해 당했다. 마침 오토바이를 몰고 현장을 지나가고 있던 최 군(16세)가 이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1심에서 범행을 부인한 최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시인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형기를 가득 채우고 세상을 돌아왔다. (9년 7개월 만에 특사로 출소) '군'이라는 호칭이 '씨'로 바뀔 만큼 긴 세월이었다. 그리고 2013년 4월 최 씨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再審) : 이미 확정된 판결에 대하여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송 당사자나 기타 청구인이 그 취소와 변경을 청구하여 다시 하는 재판


▲ "잡히고 나서 바로 경찰서에 간 게 아니라 여관을 데려 갔다. 거기서 머리도 때리고 무자비하게 폭행 당했다. 범행을 거부하면 더 맞았다. 무섭다는 생각만 들었다" (최 씨)

▲ "내가 죄인이야, 뭐야? 그때 일은 기억 안 난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경찰)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3년과 2015년 두번에 걸쳐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을 다뤘다. 최 씨의 억울한 사연을 소개하며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했고, 2015년에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자의 진술을 추가로 확보해 공개했다. 당시 혈흔과 증거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경찰은 폭행 · 강금 등 강압적인 수사를 통해 '범인 만들기'에 몰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 참담한 진실 앞에 국민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타락한 공권력, 부패한 공권력의 추악한 민낯에 또 한번 몸서리를 쳐야했다. 정말이지 진저리가 났다. 


법원은 최 씨가 불법 체포 · 감금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새로운 증거(증인)가 확보된 점을 들어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항고로 맞섰다. 대법원은 재심을 인용하기로 결정했지만, 검찰은 또다시 재항고로 어깃장을 놨다. 대법원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드디어 최 씨에 대한 재심이 열리게 됐다. 그리고 지난 2016년 11월 17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면서 최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실제 사건에 대해 듣는 순간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소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이란 것이 누구를 위해서 있는 것인가,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김태윤 감독)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유명(?)해진 이 사건이 영화로 제작됐다. 바로 <재심>이다. (물론 김태윤 감독이 이 영화의 연출에 착수한 건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되기 전이라고 한다.)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상업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닌데, 15일 개봉한 이래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첫 주에는 <조작된 도시>와 함께 쌍끌이 흥행 구도'를 형성했고, <23아이덴티티>, <존윅-리로드>, <싱글라이더>가 개봉한 22일에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재심>의 흥행은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거둔 쾌거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처럼 <재심>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열광적인 입소문의 파도를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무래도 '실화'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충격적이고, 극적인 사건이었으니 말이다. 또,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은 이야기에 훨씬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를 볼 때, 시작과 함께 나오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막은 자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를 고쳐잡게 만들지 않던가?


타이밍도 좋았다.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도중,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최 씨에 대한 재심이 '무죄'로 결론나면서 영화의 '타당성'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해 <재심>의 김태윤 감독, 그리고 함께 분노했던 국민들의 '판단'은 정확했던 셈이다. 분명 이 '교감'이 '상승 작용'을 일으켰으리라. 흥행의 측면에서 볼 때, '결과'를 모른 채 영화가 개봉됐다면 더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얄팍한' 생각이 들지만, 지금의 '해피 엔딩'에 만족하기로 하자. 



이렇듯 <재심>의 첫 번째 힘이 '실화'라면, 두 번째 힘은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속물 변호사 이준영(실제 사건에서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이름은 박준영이다.) 역을 맡은 정우와 억울한 누명을 쓴 조현우 역을 맡은 강하늘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낸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tvN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로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 정우는 <히말라야>, <쎄시봉>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대중 앞에 섰다. 하지만 <히말리야>에서는 황정민, <쎄시봉>에서는 김윤석에 가려져 '정체'됐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재심>에서는 기존의 틀(어쩌면 그는, 그가 연기했던 '쓰레기' 역에 지나치게 묶여 있었는지도 모른다)을 깨고 한층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의 포인트가 살인 누명을 쓴 조현우의 억울함보다 속물 변호사 이준영의 변화와 성장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기만 하다. 그 무게감을 잘 견뎠다고 해야 할까. 특유의 장난기와 진지함을 동시에 그리고 적절히 표현했는데, 그가 지닌 또 하나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 '폭발력'도 영화 속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강하늘은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고, 저돌적이고 터프한 캐릭터를 맡아 변신을 시도했다. 보여줬던 놀랍게도 이 변신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 오히려 강하늘이 원래 이런 눈빛을 가지고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만큼 강하늘의 연기는 안정적이면서 깊고 단단했다. 그러고 보면 <동주>에서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그려냈고,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8황자 왕욱 역을 맡아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펼쳐보였던 그였다.



이처럼 정우와 강하늘, 두 젊은 배우의 '기'가 맞부딪치면서 발현되는 에너지는 <재심>의 관람 포인트다. 여기에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힘겨운 싸움이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승리가 짜릿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토록 힘겹게 싸워야만 '겨우' 쟁취할 수 있는 것이 '정의'인가, 라는 답답함과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법의 존재 이유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겠지만, 여전히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아니겠는가.


김태윤 감독은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이지 하루빨리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사회가 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안하다'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 강압적인 수사를 했던 경찰은 물론이고, 검사, 판사, 국선 변호사 모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비록 '무죄' 판결이 나긴 했지만, 그 반성이 없다면 여전히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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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혜리는 사랑스럽다. 그에게는 애정을 듬뿍받고 자란 '막내'의 에너지가 내재돼 있다. 그 에너지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건강한 긍정의 힘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맑고 밝은 기운이며, 어쩌면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당돌함'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걸그룹 '걸스데이'에서 막내이기도 하고, 온국민이 그를 '덕선'이라 기억하게 만든 tvN <응답하라 1988>에서도 '쌍문동 5인방' 가운데 막내였다. 그렇다고 오해는 마시라. 현실에서 혜리는 두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는 어엿한 언니니까 말이다.


'막내'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혜리에게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MBC <진짜 사나이>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됐던 '애교(투정에 가까웠지만)'는 대중들을 사로잡는 스타로서의 '힘'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발랄하고 장난기 가득한, 심지어 엉뚱하기까지 한 그의 모습들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그 이미지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케이스가 바로 '알바몬'의 CF였다. 혜리는 최저시급을 비롯해 알바들의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주장하는 CF 시리즈에서 "알바가 갑(甲)"이라 거듭 외쳤다.



▲ "알바를 무시하는 사장님께는 앞치마를 풀러 똘똘 뭉쳐 힘껏 던지고 때려치우세요. 시급도 잊지 말고 챙겨나가세요."

▲ "사장님들, 대한민국 알바들의 야간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 안 지키시면 으~응"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특유의 애교, 그 안에 내포돼 있는 '막내'의 당돌함. 그의 목소리는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가져왔다. 마치 우리집 '막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불합리함을 외치는 혜리의 외침에 다수의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는 혜리에게 '최저임금의 취지를 알리는데 기여했다'며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임창정과 함께 알바몬의 광고 모델로 다시 발탁돼 '알바의 상식' 편을 촬영했는데, 공개한 지 1달 만에 조회 수 1천 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혜리를 두고 '애교' 하나로 엉겹결에 뜬 반짝스타라고 했다. 그가 <응답하라 1988>에 캐스팅 됐을 때, 우려를 넘어 비난을 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혜리는 덕선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젖어들었고, 그가 연기한 덕선은 온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당당하게 '덕선=혜리'라는 등식을 완성했다. 혜리가 아닌 덕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정도였다. 물론 좋은 작품에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덕분이지만, 혜리가 갖고 있는 잠재력과 역량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덕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국민적 사랑의 대상이 됐던 혜리는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온전히 되돌려줄 줄 아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었다. 대중의 사랑과 지지가 존재의 근거이자 이유인 '스타'라면, 당연히 그 사랑을 대중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스타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이 혜리를 사랑하고, 그에게 더 큰 애정을 쏟아붓는 이유를 거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바로 그의 착한 심성 말이다. 


지난해 2월, 혜리의 소속사인 드림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응답하라 1988> 종영 후 혜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드라마를 통해 엄청난 사랑을 받은 혜리가 기부할 곳을 찾다가 '사랑의 열매'를 찾아 5,0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는 것이다. 소속사 측은 "혜리가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렵게 산 경험이 있어 노인과 아이들에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2014년 'HAPPY Together 연탄 100만장 기부 캠페인'에 동참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12월에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많은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5,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 소식을 접하고 마음 아팠다. 추운 겨울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했는데 알려져서 부끄럽다"는 혜리의 마음씨가 참으로 예쁘기만 하다. 단순히 '기부'를 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맞닥뜨려 힘겨운 이들에게 '온기'를 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일이다.



그뿐인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혜리는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라는 제목의 영상의 내래이션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국가적인 중요 사업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영광이다. 전사자 유해가 어서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라는 다부진 그의 메시지가 고맙기만 하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철없는 '막내'라기보다는 영락없이 책임감이 강하고 섬세한 '큰딸'이 아닌가. 


가수로서뿐만 아니라(8년차 걸그룹의 신화를 쓰고 있는 걸스데이는 3월 복귀를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도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혜리를 응원한다. '막내'와 '큰딸'을 오가는 그의 유쾌하고 든든한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아직 94년생에 불과한 그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부디 그가 지금의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길 바란다. 또, (지금처럼)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그래서 사회를 조금 더 온기 넘치게 만드는 스타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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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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