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 22

<K팝스타6>, 유희열 사단의 전멸이 아쉬운 까닭

"엄마가요~ 가 제 첫사랑인데, 첫사랑은 절대 안 이루어진다 그랬는데.." 드디어 TOP10이 모두 가려졌다. 1위로 배틀 오디션을 통과했던 보이프렌드(박현진, 김종섭), 이서진, 석지수, 김윤희, YG걸스(고아라, 김혜림, 크리샤 츄)와 2위 재대결을 통해 마은진, 김소희, 전민주, 이수민, 유지니가 합류했다. 그리고 박진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추가 합격 결정권으로 샤넌을 TOP10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이로써 배틀 오디션이 모두 마무리 되고, SBS 는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게 됐다.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실력자들이 TOP10에 포함된 만큼 앞으로 역대급 무대(실제로 샤넌이 그러했다)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가 되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안테나 사단'이 전멸했..

TV + 연예 2017.02.28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8. 이민호, 그가 걸어왔던 '선한' 발자취

솔직히 말하자면, '편견'이 있었다. KBS2 (2009)의 '구준표', SBS (2013)의 '김탄'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었을까. 그저 '잘생긴' 배우라고 생각했다. 더 정확히는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3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SBS (2016)에서 최고 시청률 21.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수성하며 또 한번 '이민호'의 힘을 재입증했다. 전지현과 함께 보여준 호흡이라든지,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보여준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그러고보니 이민호가 MBC (2010), SBS (2011), SBS (2012)에 차례차례 출연하며 쌓아왔던 내공을 잊고 있었다. 또..

믿고 보는 박보영, <힘쎈여자 도봉순>은 '힘쎈 여자'로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걸까?

"내 이름은 도봉순. 도봉구 도봉동에 사는 도봉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좀 많이 특별하다. 나에겐 비밀이 있다, 남들과 다른. 난 힘이 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와우, 매력 폭발이다. '러블리' 박보영이 JTBC 으로 돌아왔다. 기존의 사랑스러움에 '상큼함'까지 장착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하고, 연기에 자신감도 가득하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전작인 tvN 에서는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었다면, 이번엔 어마어마한 괴력을 지녔다. '힘이 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시내버스를 간단히 멈출 만큼, 그리고 어린이집 버스 기사를 폭행하는 건달들을 속시원하게 혼내줄 만큼. 괴력의 시조, 행주대첩의 여전사 박개분으로부터 시작된 괴력의 역사는 모계 혈통을 따라 도봉순에게로 ..

TV + 연예 2017.02.26

비밀스러운 영화 <싱글라이더>, 깊은 여운에 빠지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 앞만 보고 뛰었다. 쉼 없이 달렸다. 무엇을 위해? 아마도 성공, 일까? 소위 세상의 문법을 따랐다. 안정된 직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반듯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 말이다. 노력했다. 최선을 다했다. 양심을 접어둔 채 고객들에게 부실 채권을 팔았고, 덕분에 승진을 거듭했다. 제법 젊은 나이에 증권 회사 지점장 자리까지 올랐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고, 아내와 하나뿐인 아들을 호주로 보냈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필수였기 때문에, 그래야만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차가 없는 호주는 최적지였다. 기러기 아빠로 지내야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계획했던 '2년'은 곧 흘러갈 테니까. 솔직히 관심도 없었다. 연락은 일상적으로 이뤄졌고,..

버락킴의 극장 2017.02.26

[버락킴의 낭중지추] 김원해, 그가 써내려가는 배우열전

▲ 낭중지추(囊中之錐) :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 주머니 속에 송곳을 넣어 놓으면 어떻게 될까. 얼마 동안은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별다른 표시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기간이 제법 길어질 지도 모른다. 1년, 2년, 그러다 10년이 될지도 모른다. 그 이상이 흘러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뾰족함'이 주머니를 뚫기 마련이다. 송곳은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없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보는 배우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결국 뚫고 나왔구나!' 막혀 있던 강이 터지듯,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그들을 바라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나는 접어두다 못해 꾸깃꾸깃 ..

TV + 연예 2017.02.24

이유 있는 1위, 깊은 울림 주는 <재심>의 두 가지 힘

지난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 기사 유 씨(42세)가 흉기에 십수 차례 찔려 살해 당했다. 마침 오토바이를 몰고 현장을 지나가고 있던 최 군(16세)가 이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1심에서 범행을 부인한 최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시인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형기를 가득 채우고 세상을 돌아왔다. (9년 7개월 만에 특사로 출소) '군'이라는 호칭이 '씨'로 바뀔 만큼 긴 세월이었다. 그리고 2013년 4월 최 씨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再審) : 이미 확정된 판결에 대하여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소송 당사자나 기타 청구인이 그 취소와 변경을 청구하여 다시 하는 재판 ▲ "잡히고..

버락킴의 극장 2017.02.23

[버락김의 칭찬합시다] 7. '막내'이면서 '큰딸'인 혜리, 그의 성장을 응원한다

혜리는 사랑스럽다. 그에게는 애정을 듬뿍받고 자란 '막내'의 에너지가 내재돼 있다. 그 에너지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건강한 긍정의 힘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맑고 밝은 기운이며, 어쩌면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당돌함'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걸그룹 '걸스데이'에서 막내이기도 하고, 온국민이 그를 '덕선'이라 기억하게 만든 tvN 에서도 '쌍문동 5인방' 가운데 막내였다. 그렇다고 오해는 마시라. 현실에서 혜리는 두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는 어엿한 언니니까 말이다. '막내'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혜리에게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MBC 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됐던 '애교(투정에 가까웠지만)'는 대중들을 사로잡는 스타로서의 '힘'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발랄하고 장난기 가득한, ..

당대 최고의 액션 배우, 지창욱이라서 꼭 봐야 하는<조작된 도시>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 솔직히 다른 배우의 말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저 말을 한 배우가 바로 '지창욱'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마디, '지창욱이 아니면 누가 액션을 해?' 그리고 또 한마디, '누가 지창욱만큼 액션 연기를 맛깔스럽게 할 수 있어?' 지난 2016년 9월 20일, tvN 제작 발표회에서 지창욱은 "다시는 액션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다잡는 계기가 됐다"면서 "는 지창욱의 마지막 액션 작품이다"라고 선언했다. 산전수전 고생을 하며 촬영한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던진 저 말이 단순히 '농담'처럼 들리진 않았다.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창욱의 액션은 화려한 만큼 혹독했고, 전율..

TV + 연예 2017.02.20

<조작된 도시>, 누가 그들을 썩은 나무라고 했는가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가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 나지막하면서도 단호한 내레이션,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천상병 시인의 라는 시다. 사람들이 '썩은 나무'라고 했던 그 나무가 사실 무한한 생명력을 내재한 존재였고, 꿈 속에서 그 잠재성을 발견한 '나'는 다시 사람들을 모아 이렇게 외친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흘러나오는 '썩은 나무' 타령에 처음에는 '뭐? 무슨 말이야?'라는 의문이 들 법 한데,..

버락킴의 극장 2017.02.18

<역적>, 아모개의 시대가 저물고 길동의 시대가 시작된다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고 생각했다. 주인에게 재산을 몽땅 빼앗기고, 사랑하는 아내 금옥(신은정)까지 잃었던 아모개(김상중)는 강상죄에 강상죄로 맞서며 조참봉의 부인(서이숙)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렸다. 위기에서 벗어난 아모개는 익화리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했고, 큰어르신으로 거듭났다. 길현이와 길동이를 위해서, 그들이 '계급'이라는 낡은 사슬에 얽매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딸은 양반집 규수처럼 키웠다. 비록 '건달'로서의 삶이었지만, 부족함이 없었고 남부러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모개는 알고 있었을까? 결국 자신이 추구한 것은 '가족의 안위'라는 좁은 범위의 '정의(正義)'였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 첫걸음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나리가 뭔 잘못이 있겄소. 온통 노..

TV + 연예 2017.02.16

구태의연했던<하숙집 딸들>, 나영석 PD였다면 어땠을까?

'하숙집 주인' 이미숙을 필두로 박시연, 이다해, 장신영, 윤소이까지 KBS2 은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여기에 '굳이 예능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이수근과 예능 대세로 등극한 박수홍을 투입했다. '여성 예능'이라는 타이틀로 론칭하긴 했지만, 사실상 예능 초짜나 다름없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긴 불안했던 모양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5.4%, 정희섭 PD는 "화요일 심야 시간대는 KBS가 워낙 고전하던 시간대임을 감안했을 때 만족스럽지만,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딸 예쁘기로 소문난 하숙집에 매주 남자 게스트가 방문해 토크와 리얼리티, 버라이어티를 오가며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예능 프로그램" 남초 현상이 압도적인 예능 판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

TV + 연예 2017.02.16

<도깨비>의 삼신할매가 '탄핵은 음모'라는 곽일천 교장을 만난다면?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부끄럽지만 뒤늦은 고백을 해보자. tvN 를 만난 모든 날들이 좋았고, 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고작' 드라마일 뿐인데도 그저 속도 없이 좋았고, 그리하여 참으로 퍽 난감하였다. 비록 는 종영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하니까)의 심장은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첫사랑'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육성재, 조우진, 김민재, 김소현, 김병철, 박경혜.. 정말이지 모두가 좋았다. 이처럼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지만,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와 배우)를 꼽으라면 '삼신할매' 역을 맡았던 이엘을 언급하지 않을..

나영석의<신혼일기>, '진짜'가 주는 '판타지'를 구현하다

대중들은 '가상(假想)'을 원할까, 아니면 '진짜'를 원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양자택일은 어렵지만, 그 흐름을 짚어보는 것까진 가능할 것 같다. 분명, '가상'이 주는 설렘이 대중들을 압도하던 때가 있었다. 2008년 설 연휴를 맞아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던 MBC 의 역사는 그 시절과 궤를 함께 한다. 이른바 '가상연애 예능'의 출현이다. 은 '내가 좋아하는(관심있는) 저 연예인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할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해줬고,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대리만족까지 시켜줬다. 대중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 의 성공은 유사 프로그램들을 양산했다. 이를테면 JTBC 이나 SBS 처럼 말이다. 의 경우 김숙과 윤정수 커플이 큰 사랑을 받긴 했지..

TV + 연예 2017.02.12

[버락김의 칭찬합시다] 6. 박신혜, 더할나위 없는 위로 그 자체

김남주, 김현주, 김정화, 신민아, 장혁.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데뷔 혹은 그 직후에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승환 뮤비는 스타의 산실(産室)이었다. 그리고 그 계보를 확실히 이은 또 한 명의 스타가 있다. 바로 박신혜다. 지금에야 '박신혜 시대(이름이 비슷하다고 헷갈리면 곤란하다)'를 활짝 열어젖혔지만, 그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애쓰던 데뷔 시절이 있었을 터. 박신혜라는 존재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계기가 2003년 이승환의 '꽃' 뮤비다. (굳이 첫 데뷔를 따지자면, 2001년 '사랑하나요' 뮤직비디오일 테지만) 이처럼 박신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승환을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 박신혜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봤고, 그의 미래를 위해 다른 소속사로 옮겨갈..

사이다 <김과장>은 왜 택배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았을까?

"그렇지, 이상하지? 나한테 돌아오는 게 없으면, 내가 누굴 도와주고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 한탕 제대로 챙겨서 나올 생각뿐이었다. TQ그룹이라니, 천재일우(千載一遇)나 다름 없었다. 덩치가 큰 곳에선 떨어지는 콩고물의 사이즈도 큰 법이니까. 또, 이런 곳에선 '해먹어도' 티가 잘 안 나니까. '삥당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낭궁민)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얄팍한 사기꾼이다. 정의감? 그런 건 '돈'과 바꿔 먹은 지 오래다. 그런 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회사 빌딩의 문 앞에서 얼음을 잘못 밟고 미끄러지면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됐다. 의문의 죽임을 당한 이 과장의 아내를 극적으로 구하면서 '의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우연적(혹은 타의적) 의인의 탄생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름'이 중요한..

TV + 연예 2017.02.10

<피고인> 유리의 연기력 논란, 윤아를 벤치마킹하는 건 어떨까?

누명의 덫은 질기고도 질겼고, 기억상실의 늪은 깊고도 깊었다. 고립무원, 고군분투. SBS 의 박정우(지성)가 처해 있는 상황과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피어난다. 어떤 정치인의 유행어 '어째쓰까'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드라마는 의문 투성이다. 미로를 헤매는 것마냥, 혹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제자리 걸음이다. 시청자들은 혈압을 높이고 급기야 뒷목을 잡게 만드는 '고구마' 전개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이 '맛있는 고구마'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는 박정우 역할을 맡은 지성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지성의 열연은 시청자들..

TV + 연예 2017.02.09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무한도전>의 '난 자리'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들어온 사람은 티가 안 나지만 나간 사람의 빈자리는 크다'는 뜻의 속담이다. 물론 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는다. 대부분의 격언들이 그러하듯, 중요한 건 격언 '그 자체'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인용'하는 기민함이기 때문이다. 마치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말할 것인지, '쇠뿔도 당김에 빼'라고 조언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순간처럼 말이다. 핵심은 들어오고 나가는 방향성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이냐에 달린 것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접근한다면, MBC 의 '난 자리'는 확실히 크다. 큰 정도가 아니라 어마어마하다. 은 1월 28일부터 7주 간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 빈자리는 정준하와 권상우가 뭉친 파일럿 예능 3부작과 4부작으로 채워진다. 는 마흔이..

TV + 연예 2017.02.08

소신있는 삶을 살아온 고민정, 그의 '정치'를 응원한다

고민정. 그의 이름 세 글자를 외우게 된 건, 지난 2013년 한 예능 방송을 통해서였다. KBS2 에 출연했던 그는 "조기영 작가와 결혼했는데, 시인과 결혼하면 돈 벌이가 없지 않냐?"는 이경규의 물음에 "네, 없어요. 하지만 KBS에서 받은 월급으로 집도 사고 저금도 한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드는 생각은 물질에 끌려 다니지 말자는 것이다. 명품 가방 100만 원짜리를 하나 사느니, 10만 원짜리 10개를 사서 들고 다니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며 자신의 인생관과 행복론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저함 없는 그 단단한 생각들을 듣는 순간, 그(와 그의 남편)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여럼풋이나마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이름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5. 문근영, 우리가 이 배우를 신뢰하고 응원하는 이유

급성구획증후군(Acute Compartment Syndrome). 이 낯선 병명(病名)이 3일 하루동안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난해한 병명과 함께 언급된 또 하나의 이름이 있었으니, 바로 배우 '문근영'이었다. 구획증후군은 부종으로 인해 근육과 신경조직으로 흐르는 혈액의 흐름이 차단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인데, 통증이 매우 심하고 4~8시간 내에 괴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문근영은 예정돼 있던 대전 공연을 부득이하게 취소해야만 했다. 문근영의 소속사인 나무 엑터스는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고 2-3일 안에 추가 수술을 해야하며, 향후 1-2차례 수술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에 따라 예정돼 있던..

<사임당>의 부진, 불필요한 타입슬립, 불편한 연기력 탓이다

SBS 15.6% → 16.3% → 13.0% → 12.3%KBS2 7.8% → 7.2% → 12.8% → 13.8% 이변(異變)이다. 설마했던 일이 정말 벌어졌다. 남궁민의 KBS2 이 2017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SBS 를 수목 드라마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같은 날 스타트를 끊은 두 드라마의 시청률 추이가 매우 흥미로운데, 마치 '희비쌍곡선'마냥 극명하게 대비된다. 은 돛이 꺾여 바다 한가운데에 멈춰선 느낌이고, 은 바람에 돛 단든 힘차게 나아가는 모양새다. 첫 회부터 엇갈린 '평가'와 '입소문'은 두 드라마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의 부진,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은 2017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이영애'라는 이름값이 주는 무게, 기대감, 설렘이 그만큼 컸다. (송승헌에겐 미안하지만..) ..

TV + 연예 2017.02.04